• 정책 오피니언

    홈으로 > 정책마당 > 정책 오피니언

    [국회보 주재관리포트]인도네시아 신수도 건설사업의 현황과 전망

    기사 작성일 2023-10-04 11:31:29 최종 수정일 2023-10-04 13:50:52

    •  
      url이 복사 되었습니다. Ctrl+V 를 눌러 붙여넣기 할 수 있습니다.
    •  

    [국회보 2023년 10월호]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논의 배경

     

    인도네시아는 1만 7천 개 섬으로 구성된 세계 최대 도서 국가로서 세계 4위 규모인 2억 7천만 명의 인구를 보유한 대국이다.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5천150㎞에 이르는 광대한 강역과 한반도의 9배에 달하는 영토를 보유하고 있으나, 인구의 대부분은 수도 자카르타가 소재한 자바섬에 집중되어 있다. 자바섬의 면적은 남한 면적의 약 1.3배로 전체 인도네시아 영토의 6.7%에 불과하지만 총인구의 56.6%인 1억 5천만 명이 거주 중이다. 이 중 수도 자카르타에는 서울과 유사한 1천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고 주변 위성도시까지 포함한 대도시 권역의 인구 규모는 3천만 명에 달한다. 자카르타 대도시권역은 인구 규모에 걸맞은 도로, 상수도 등 기초적인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세계 최악의 교통체증, 대기·수질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더구나 무분별한 지하수 추출에 따른 지반침하와 해수면 상승 등으로 2050년에는 자카르타 면적의 1/3에 해당하는 토지가 바다 밑으로 잠기게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1990년대부터 자카르타 지역에 대한 인구집중과 환경오염 문제를 해소하고 국토균형발전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수도 이전이 거론되기 시작했으나, 신수도 건설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은 조코 위도도 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집권 이후다. 2019년 8월 조코위 대통령은 3년간의 심층분석을 거쳐 인도네시아의 수도를 칼리만탄섬(우리나라에는 보르네오섬으로 알려짐) 동부지역으로 이전할 것임을 공식 발표했다. 해당 지역이 신수도 지역으로 선정된 사유로는 인도네시아 국토 정중앙의 전략적 지점에 위치한다는 점, 지진·해일 등 자연재해 위험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점, 18만 헥타르에 달하는 국유지가 포함되어 있어 개발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꼽힌다.

     

    신수도 건설사업 개요

     

    인도네시아의 신수도 건설사업은 대통령을 포함한 행정, 입법, 사법기능을 포괄적으로 이전해 완결적인 수도 이전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정치·행정의 중추적 기능을 제외한 행정기능 이전에 국한된 우리나라의 세종시 건설사업과는 차이가 있다. 신수도는 자카르타 면적의 4배인 2천561㎢ 규모에 거주인구 약 191만 명을 목표로 건설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신수도를 자연친화도시(Forest City), 살기 좋은 도시(Livable City), 스마트 도시(Smart City)로 조성함으로써 탄소중립을 지향하는 도시 조성의 모범사례를 제시하고 포용적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새로운 구심적으로 기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2022년 1월에 제정된 신수도 건설법과 같은 법 시행령에 따르면, 신수도 건설사업은 1단계(2022~2024년) 정부핵심기능 이전, 2단계(~2029년) 수도지역 개발착수, 3단계(~2034년) 정부기능이전 완료 등 총 5단계의 과정을 거쳐 인도네시아 독립 100주년인 2045년에 최종 완료된다. 특히 1단계인 2022~2024년간 대통령궁 및 정부부처, 입법부, 사법부, 군대, 경찰청, 정보기관 등 핵심정부기능을 신수도로 이전할 계획이다. 조코위 대통령은 1단계 사업의 상징적 조처로서 내년도 인도네시아 독립기념일(8월 17일)에 맞춰 대통령궁을 완공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신수도 건설사업의 향후 전망

     

    인도네시아 신수도 건설사업은 현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로서 의욕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향후 전망은 다소 불투명하다. 앞으로 신수도 건설사업이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해서는 다음 두 가지 변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신수도 건설 사업에 대한 차기 대통령의 의지다. 차기 대선이 내년 2월 14일에 예정되어 있고, 현 조코위 대통령의 임기는 내년 10월에 끝난다. 조코위 대통령의 지지율이 70%가 넘는 고공행진을 이어감에 따라 현재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인 간자르 중부자바 주지사(투쟁민주당, 집권여당)와 프라보워 국방장관(그린드라당)은 현 대통령의 정책을 계승할 것임을 공표한 바 있다. 그러나 유력 대권 후보 중 현재까지 수도 이전과 관련해 조코위 대통령만큼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는 후보는 없는 상황이다. 내년에 취임하는 차기 대통령이 신수도 건설사업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따라 향후 신수도 건설 사업의 진척속도와 사업규모의 향배가 결정될 전망이다.

     

    둘째, 민자유치 활성화 여부다. 인도네시아 정부 발표에 따르면, 신수도 건설 사업 규모는 총 488조 루피아(약 42.3조 원)로 전망되는데, 이 중 약 20%인 92.3조 루피아(약 8조 원)만 중앙정부 예산으로 부담하고, 나머지 80%는 민간투자로 충당될 예정이다. 이처럼 높은 민자 비중은 사업추진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자유치를 위한 인센티브가 부족하고, 수익성이 높지 않은 개발프로젝트를 무리하게 민자사업으로 추진하는 경우가 많아 민자유치가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이 있다. 민자유치가 부진할 경우 계획된 민자사업을 재정사업으로 전환해야 하는바, 전체 중앙정부지출 중 약 20%가 국채 이자지급에 지출될 정도로 경직적인 재정구조를 가진 인도네시아 정부가 향후 신수도 건설 사업에 안정적으로 재원을 배분할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한 의구심이 높아질 수 있다.

     

    우리 정부·기업과의 협력 활성화 방안 모색 필요

     

    신수도 사업은 앞으로 세종시 개발 경험이 있는 우리 정부 및 기업들에게 좋은 협력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수도 이전 사업에 대한민국의 '세종시 모델'을 벤치마킹 요소로 삼을 것이라고 발표했고 2019년 말에는 한-인도네시아 수도 이전 사업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2023년 9월 8일에 열린 한-인니 정상회담에서도 인도네시아 신수도 이전 프로젝트에 대한 양국 협력을 강화하는데 공감대를 이루는 등 정부 차원의 우호적인 협력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2024년까지 수행되는 1단계 사업은 인도네시아 정부 재정사업 중심으로 추진됨에 따라 대부분 인도네시아 국영 건설사 컨소시엄이 사업을 수행할 예정이지만, 2025년 이후 2단계 사업부터는 우리 기업도 참여할 수 있는 민자사업 방식이 확대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2020년부터 기획재정부 주관으로 경제혁신파트너십 프로그램(EIPP)을 통해 수도이전과 관련된 정책컨설팅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1년 2월에는 '인도네시아 수도이전협력 팀코리아'를 구성해 민관합작으로 신수도 건설사업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환경부 ODA사업을 통해 2025년 일 3만 톤 규모의 정수장 구축을 목표로 설계작업을 진행중이다. 우리 정부 및 기업은 향후에도 인도네시아 신수도 사업 진행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체계적인 민관 협업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사업참여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국회보 바로가기 http://www.naon.go.kr/more/assemblyMagazine/addIns.do


    '생생한 국회소식' 국회뉴스ON

     

    • CCL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코리아 표시
      라이센스에 의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 저작자 표시저작자 표시 : 적절한 출처와 해당 라이센스 링크를 표시하고 변경이 있을 경우 공지해야 합니다.
    • 비영리비영리 : 이 저작물은 영리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 저작권 표시 조건변경금지 : 이 저작물을 리믹스, 변형하거나 2차 저작물을 작성하였을 경우 공유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