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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환노위, 사상 첫 '산재 청문회'…고개 숙인 9개사 CEO

    기사 작성일 2021-02-22 18:13:13 최종 수정일 2021-02-22 18: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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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노동위원회, 22일(월)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 개최
    포스코·현대건설·GS건설·쿠팡 등 9개 기업 CEO 증인 출석
    '허리 아파 출석 못한다'던 최정우 포스코 회장 집중 질타
    최정우 포스코 회장 "생각이 짧았다. 죄송하다" 고개 숙여
    "노동자 '불완전 행동'이 산재원인" 현대重 대표 발언 도마
    이수진 "중대재해법 못 피할 것"…장철민 "청문회 왜 하나"
    쿠팡 외국인 CEO 출석 관심…고(故) 장덕준 씨 사고에 사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송옥주)는 22일(월) 제384회국회(임시회) 제5차 전체회의를 열고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를 개최했다. 국내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원인을 짚는 한편, 산재사고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기 위해 마련한 사상 첫 산재 관련 청문회다. 청문회에는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쿠팡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포스코 현대중공업 LG디스플레이 등 9개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출석했다. 국정감사 기간이 아닌데도 국회의원과 정부부처, 기업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인 흔치 않은 사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송옥주)는 22일(월) 사상 첫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날 청문회엔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 우무현 GS건설 대표, 최 회장,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 신영수 CJ대한통운 택배부문 대표, 이원우 현대건설 대표,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 등 9개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송옥주)는 22일(월) 사상 첫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 우무현 GS건설 대표, 최 회장,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 신영수 CJ대한통운 택배부문 대표, 이원우 현대건설 대표,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 등 9개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다.(=사진=뉴시스)

     

    의원들의 질의는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겸 회장에게 집중됐다. 최 회장은 지난 17일 '허리 지병'을 이유로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으나, 전날 다시 출석하기로 했다. 첫 질의자로 나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염좌상 진단서는 주로 보험사기꾼이 제출하는 것인데 포스코 대표이사가 낼 만한 것이 아니다"며 최 회장을 질타했다. 이어 김 의원은 "많이 괴로우시죠?"라며 "허리가 아파도 그렇게 힘든데 롤러에 압착돼 죽으면 얼마나 괴롭겠느냐"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간사인 임이자 의원도 최 회장의 불출석 의사 통보가 부적절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 의원은 "우리는 손톱 밑에 가시만 들어가도 아프다고 아우성인데, 사망한 산재 근로자들을 생각하면 목이 메어서 말이 안 나오고 심장이 떨린다"며 "국민의 땀과 눈물과 피로 만들어진 포스코 회장이 당연히 유가족과 사망자에 정중히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최 회장이 "(의원님 말씀이) 맞다. 제 생각이 짧았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자, 임 의원은 "생각이 짧은 것이 아니고 회장님의 인성"이라고 재차 추궁했다.

     

    청문회에 나선 최 회장이 안전경영을 잇따라 강조했지만 여야 의원들은 그가 취임한 이후 포스코의 안전관리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포스코 중대재해에 부과된 과태료가 약 10억 9천만원"이라며 "과태료를 매년 수억원 내는 회사가 제대로 된 회사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윤 의원은 "혹시 이렇게 벌금을 내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며 "노동자들과 국민은 회장님의 지난 3년을 실패한 3년이라 평가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산재 사고의 주된 원인이 노동자의 '불완전한 행동'에 있다고 답한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의 인식을 두고서도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한 대표는 산재 사고 대책을 묻는 박덕흠 무소속 의원의 질의에 "저희는 항상 표준 작업에 의한 작업을 유도하는데, 아직 불안전한 행동을 하는 작업자가 많다"며 "(작업장의)불완전한 상태는 투자로 바꿀 수 있지만, 불안전한 행동은 어렵다"고 답했다.

     

    이수진(비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재 원인이 불완전한 행동이라면서 작업자들이 뭘 잘 지키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중대재해 처벌법」을 피해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현대중공업이 협력사 직원 1만 3천명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관리교육지원금으로 배정한 80억원의 예산이 너무 적다는 점을 지적했다. 1만 6천명을 대상으로 206억원을 배정한 포스코에 비해 회사 차원의 노력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같은 당 장철민 의원도 "어떤 하나의 원인, 특히 노동자의 불완전행동만으로 원인을 보는 것은 정말 잘못된 것"며 우려를 보탰다. 장 의원은 "안전시설이나 장비 측면, 불완전행동 측면, 감시·감독 측면 등 세 가지 모두 망가졌을 때 중대재해가 나는 것"이라며 "그것을 어떤 식으로 조율할지 점검하려고 이런 청문회를 하는 것이지, 노동자 불완전행동이 원인이면 우리가 이런 것을 왜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대표는 "의원님들의 지적사항을 명심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불완전한 작업이 일어나지 않도록 표준을 바꾸고, 위험 요소를 찾아 비정형화된 작업을 정형화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 작업장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출석한 기업 대표 가운데는 쿠팡 경북 칠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숨진 고(故) 장덕준 씨와 관련해 외국인인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조셉 대표는 "고인과 유족분들께 깊은 사죄와 깊은 위로를 전달한다"고 거듭 유감을 표한 뒤 "저 역시 고인과 나이가 같은 딸이 있다. 고인의 부모님께서 얼마나 깊은 상처를 느끼셨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 씨의 산재 승인 과정에서 쿠팡이 소극적으로 임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임 의원은 "유족 측 대리인 노무사는 '이렇게 자료제출에 비협조적인 기업을 본 적이 없다'고 한다"며 "적극지원은커녕 필요서류를 제공하지 않아 산재인정을 방해했다"고 말했다. 조셉 대표는 "그 상황이 끔찍하고 가슴아프다"면서 "질환과 관련한 산재 사고는 의료전문가 소견이 필요한데, 의료전문가가 정당한 결정을 내리는 것을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쿠팡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지적했다. 고인의 경우 중량물을 기준 이상으로 취급한 12주간 주당 58.3시간을 넘는 과중한 노동을 했으며, 작업작에 냉방·난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환경에 노출돼 있었다는 것이다. 조셉 대표는 "조사결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조사결과를 통해 적정한 조치를 취하는 것뿐 아니라 향후 근로환경을 개선하는 데 활용하겠다"고 답변했다.

     

    '바르고 공정한 국회소식'
    국회뉴스ON 유충현 기자 babybug@assembl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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