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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보 주재관리포트]2024년 미국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

    기사 작성일 2024-01-03 11:18:36 최종 수정일 2024-01-03 11: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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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훈 국회 뉴욕 주재관
    정상훈 국회 뉴욕 주재관

    [국회보 2024년 1월호]

     

    2022년 말, 많은 경제학자들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미국 경제는 현재까지도 놀라울 정도의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리가 팬데믹을 예측하지 못한 만큼 이코노미스트들은 팬데믹 이후의 경제 상황을 오판했다. 적어도 팬데믹 이후 지금까지 미국은 '고물가-고금리-고성장'이라는 뉴노멀을 경험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거에 겪어보지 못한 경제상황에 직면한 미국 경제의 2024년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까? 미국뿐만이 아닌 한국의 많은 기관과 전문가들이 2024년 미국 경제를 전망하고 발표한다. 미국 경제가 우리 경제의 가장 중요한 대외 여건이자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이하에서는 미국의 주요 투자은행, 언론 등에서 바라보는 2024년 미국 경제에 대한 시각과 전망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경기침체의 가능성: 연착륙 vs 경착륙

     

    미국 경제는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2023년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2% 달하는 등 당초 전망을 웃도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4년에는 이와 같은 긍정적인 흐름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재정부양책 등으로 최대 2조 달러까지 축적됐던 초과 저축은 대부분 소진되어 팬데믹 이전 추세로 회귀했다.

     

    미국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2023년 10월 구인건수는 2021년 이후 최저치를 보인 반면, 11월 실업급여 청구건수는 2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용카드 연체율은 계속 상승하는 추세이며, 팬데믹 기간 유예됐던 학자금 대출상환은 10월부터 재개됐다. 미국 경제를 강하게 떠받치던 고용시장과 소비여력이 둔화되면서, 뜨거웠던 미국 경제가 착륙(landing)할 것이라는 데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어떠한 모습과 속도로 착륙할 것인가다.

     

    미국 연준 및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들 사이에서는 2023년 4분기부터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되어 있으나, 성장률의 둔화가 경기침체로까지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다소 엇갈리는 상황이다. 필라델피아 연준은 향후 경기가 다소 둔화될 수는 있지만, 미국 경제의 회복력으로 인해 경기침체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분기별 실질 GDP 성장률이 2023년 4분기 1.3%를 기록한 후 완만하게 하락하고, 2024년에는 연간 1.7%의 성장률을 시현할 것으로 예측한다. 모건스탠리 역시 이와 비슷하게 경기침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골드만삭스는 경기침체 리스크가 역사적 평균 수준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하며, 분기별 성장률이 매우 완만하게 하락해 2024년 연간 성장률이 2%를 상회할 것으로 발표했다. JP모건은 경기침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하는데, 2024년 2분기부터 성장률이 급격하게 하락해 1% 이하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민간연구기관인 콘퍼런스 보드는 2024년 초 미국 경제가 빠르게 위축되어 1분기부터 2분기까지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짧고 얕은 경기침체를 겪은 후 3분기부터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CEO의 84%, 일반 소비자의 69%, 경제학자의 48%가 향후 12개월 내 경기침체를 예상한다고 응답했다. 2024년 미국 경제의 성장률 둔화가 연착륙의 모습을 띨 것인가 아니면 경기침체 국면으로 접어들 것인가는 내년도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를 관망하는 데에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금리인하의 시기 및 정도

     

    2022년 6월 미국의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각각 9.1%, 11.3%로 4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자 연준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빠르고 급격하게 기준금리를 인상(0.25 → 5.50%)했다. 이로 인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2022년 9월 이래 역전된 이후 점차 벌어져 현재는 그 차이가 5개월째 2%p에 달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고금리 정책으로 인해 2023년 11월 CPI와 PPI 상승률이 각각 3.1%, 0.9%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둔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월가에서의 금리인하 전망시기가 2024년 5월에서 3월(54% 확률)로 앞당겨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인하시기 및 정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2023년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위원들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내년도 기준금리 중간값을 4.6%로 하는 금리전망 점도표를 내놓았다. 또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번 긴축국면에서 기준금리가 정점이나 그 근처에 도달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사실상 금리인상 중단을 시사하자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이후 금리인하에 대해 시장이 너무 앞서 나가고 있다는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이어지는 등 연준은 금리 인하시기에 대한 시장의 낙관적인 전망과는 다소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보도를 통해 전문가들의 2024년 미국 경제 전망 시나리오 세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고금리로 인해 미국의 경기하강 속도가 빨라진다면, 연준이 금리인하를 서두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월가의 대체적인 기대와 유사하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경제모멘텀이 유지되면서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는 경우인데, 이 때는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을 예상하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플레이션이 현재 수준에서 정체되거나 경기가 과열될 경우 금리인상이 한 차례 더 가능(5.50 → 5.75%)하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2024년도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결국 2024년 금리인하 여부 및 수준은 향후 물가지수 결과 및 고용시장의 견조함 여부, 4분기 성장 지표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확실한 것은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그동안 한미 기준금리 역전으로 인해 고려하기 어려웠던 우리의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해짐에 따라 '성장'과 '물가' 사이에서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

    는 점이다.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

     

    2024년은 미국 대선이 실시되는 해다. 대선 즈음의 경제상황이 대선결과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기에 바이든 정부 입장에서는 경기를 부양하고자 하는 유인이 존재한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등 지정학적 불안정이 언제 종료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의 불안정, 중국의 경기침체 및 무역분쟁 리스크 역시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AI로 대표되는 기술혁신이 경제 패러다임을 얼마만큼 변화시킬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월가의 유명한 펀드매니저인 피터 린치는 "경제 전망에 14분을 썼다면 12분은 버리는 것이다. 정말 그렇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2022년 말 이맘때쯤의 2023년 경제 전망은 완벽하게 빗나갔다. 그렇다면 완벽하지 않은 경제 전망이 우리에게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경제전망은 미래를 바라보는 현재의 시각과 기대라는 점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미래에 대한 예언이 아닌 하나의 시나리오로 받아들이고 미래를 대비한다면 경제 전망은 정책을 설계하고 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점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2024년 한국경제의 성장률을 2.1%로 전망했다. 2023년 고전한 우리 경제가 여러 가지 불확실성 속에서 잠재성장률을 회복하고 장기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는 2024년이 되기를 바라본다. 

     

    국회보 바로가기 http://www.assembly.go.kr/portal/cnts/cntsCont/dataA.do?cntsDivCd=NAMGZN&pdfClsCd=MGZ&menuNo=6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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