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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보 주재관리포트]북아일랜드의 새로운 출발을 맞아: 북아일랜드 의회 방문

    기사 작성일 2024-06-04 09:36:41 최종 수정일 2024-06-04 09: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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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원 국회 영국 주재관

    [국회보 2024년 6월호]

     

    2024년 2월: 북아일랜드 내각 구성

     

    "2024년 2월, 영국의 리시 수낵 총리, 아일랜드의 레오 바라드카 총리가 2년간의 정부 공전 사태를 끝낸 북아일랜드의 내각 구성을 축하하기 위해 벨파스트에 방문했다."

     

    이 세 줄만 놓고 보면 특별한 게 없는 내용이지만 북아일랜드에서 일어났던 종교적인 또는 정치적 지향점에 따른 차이로 인한 갈등의 역사를 이해하고 나면 두 정상의 방문에 대해 영국에서 특별한 관심을 갖는 이유를 알게 된다.

     

    영국연합(United Kingdom) 4개국 중 하나인 북아일랜드는 우리에게 매우 생소한 곳이지만 영국 현대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1960년대 후반부터 30여 년간 분쟁(The Troubles) 기간 중 3만 3천 명의 사상자를 낳은 아픈 역사도 있고, 1998년 벨파스트 협정을 통해 평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역사도 있다. 브렉시트 이후에는 영국과 EU 사이에서 북아일랜드의 지위를 두고 치열한 협상 끝에 '윈저프레임워크'에 합의하기도 했다. 현지 정치 지도자에게 이러한 역사와 미래에 대해 직접 들을 기회가 생겨 낯선 벨파스트로 가게 되었다.

     

    2024년 5월: 북아일랜드 의회 방문

     

    북아일랜드 의회(National Assembly in Northern Ireland)는 90명의 의원(MLA)로 구성된 단원제 의회로서, 북아일랜드 내치에 관한 입법권 및 자치정부 구성권을 가지고 있다.

     

    2024년 5월, 북아일랜드 의회를 방문해 현지 주요 정치 지도자 중 한 사람인 에드윈 푸츠(Mr. Edwin Poots MLA, 영국연합 잔류 지지 정당인 DUP 출신, 2024년 2월부터 의장 재임) 의장을 만났다. 1932년 준공되어 북아일랜드 현대사를 모두 겪은 이곳 스토몬트 국회의사당은 벨파스트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로 손꼽힌다.

     

    의장 집무실에서 만난 푸츠 의장은 한국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K-POP 등 한류는 물론이고 저출생 문제와 같은 사회문제와 남북관계, 주변국과 관계에 대해서도 높은 식견을 지닌 지한파 인사였다. 의장과의 면담 내용 중 주요 부분을 소개하고자 한다.

     

    김경원 주재관이 에드윈 푸츠 북아일랜드 의회의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북아일랜드 의회 제공).
    김경원 주재관이 에드윈 푸츠 북아일랜드 의회의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북아일랜드 의회 제공)

     

    [에드윈 푸츠 의장 면담 요지]

     

    푸츠 의장: 멀리 벨파스트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와 우리 가족은 모두 한국 문화를 좋아합니다. K-POP, K-Drama의 팬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콘텐츠는 매우 매력적이고 벨파스트에서도 인기가 많습니다.
    주재관: 한국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최근 한국 문화가 전 세계에서 인기가 많은데 단기간에 형성된 것이 아니라 수천년 간 발전해 온 것입니다.
    푸츠 의장: 얼마 전 기사를 통해 한국의 저출생과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는 노령인구를 돌봐야 하는 책임과 사회적 비용이 청년층에게 전가되기에 생기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의료 및 돌봄 관련 기술의 발전을 통해 사회적 비용 전가에 대한 압박을 줄여야 한다고 봅니다.
    주재관: 한국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술의 발전을 통해 세대간 부담의 전가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장님의 말씀이 인상적입니다.
    주재관: 2023년 3월 '윈저프레임워크'가 체결되며 북아일랜드가 경제적으로는 EU 회원국의 지위를 인정받고 영국 본토에서의 통관절차도 간소화됐습니다. '윈저프레임워크'가 앞으로 북아일랜드에 미칠 영향이 궁금합니다.
    푸츠 의장: '윈저프레임워크'로 북아일랜드는 북반구 국가 중 EU와 영국 양쪽에 모두 통관절차 없이 접근이 가능한 유일한 지역이 됐습니다. 향후 영국 정부와 협상 중인 법인세 인하 등의 추가 조치가 가시화될 경우 해외 기업들의 신규투자가 기대됩니다. 실제로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 맥킨지 앤 컴퍼니, 시티은행 등 금융업계가 북아일랜드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주재관: 벨파스트 협정 이후 사회통합을 위한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평화의 벽(Peace Wall, 가톨릭과 신교도 거주지역 사이에 있는 장벽)이 아직도 저녁 9시 이후 상호 이동을 제한하는 기능을 한다는 것이 매우 놀라운 점입니다. 평화의 벽이 실제 어떤 기능을 하고 있습니까?
    푸츠 의장: 벨파스트 협정 이후 평화의 벽은 분명 감소 중에 있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남아있는 평화의 벽은 종종 발생하는 젊은이들 간의 사소한 소동을 방지하고, 장벽 인근에 거주 중인 고령 가구를 폭력행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입니다.
    주재관: 북아일랜드의 역사를 볼 때 많은 인명피해에도 불구하고 다시 상호신뢰를 구축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 데에는 정치적 리더십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적 리더십이 북아일랜드 역사에 미친 영향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푸츠 의장: 종교·정치적 성향이 다른 집단 간 30여 년 동안의 무력충돌로 인해 북아일랜드 경제는 늘 제자리 걸음이었습니다. 평화와 안정을 위해 벨파스트 협정 당시 서로 수많은 인명피해를 일으켰던 북아일랜드 정부와 북아일랜드공화군(PIRA)이 인내심을 가지고 같은 테이블에서 협상한 것은 정치적 리더십의 좋은 사례입니다. 궁극적인 공동의 이익 달성을 위해서는 당사자들이 견해가 달라도 마주 보고 앉아 대화를 해야 합니다.
    주재관: 의장님께서 생각하시는 북아일랜드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듣고 싶습니다.
    푸츠 의장: 앞으로 북아일랜드가 공동체 간 협의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경제 발전을 하기를 바랍니다. 구체적으로는 영국의 다른 지역과 같이 중산층이 많은 사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러한 북아일랜드의 경제 발전을 위해 정치적으로 최선을 다해 지원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한국의 기업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남북 분단 속에서 경제적, 민주적 성과를 이뤄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방문은 사회적 통합을 위해 노력 중인 북아일랜드에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제22대 국회 개원을 축하드리며, 앞으로 북아일랜드의 발전을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북아일랜드의 안정과 평화

     

    짧은 방문 중 만난 벨파스트의 사람들이 한결같이 바라는 것은 안정과 평화였다. 물리적인 평화의 벽 철거를 넘어 주민 간 마음의 장벽까지 모두 사라지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의회외교를 지원하는 국회의 주재관으로서 북아일랜드를 제22대 국회에 소개할 기회를 가지게 되어 기쁘다. 앞으로도 타지에서 고생 중인 여러 주재관들의 노력이 의회외교 내실화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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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assembly.go.kr/portal/cnts/cntsCont/dataA.do?cntsDivCd=NAMGZN&pdfClsCd=MGZ&menuNo=6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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