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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보 주재관리포트]미국 대선과정 및 주요 선거 관련 제도의 영향

    기사 작성일 2024-04-01 09:08:27 최종 수정일 2024-04-01 09: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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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신 국회 워싱턴 주재관
    김경신 국회 워싱턴 주재관

    [국회보 2024년 4월호]

     

    2024년 3월 5일 슈퍼 화요일로 불리는 이날 총 17개 지역에서 치러진 민주 공화 대선후보 경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및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압승을 거뒀다. 이로써 2024년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은 두 전·현직 대통령의 대결로 사실상 좁혀졌으며, 향후 두 잠정 후보의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제도 개관

     

    미국 대통령 선거는 ①경선 ②전당대회 ③본선거 ④상원의 개표결과 발표 순으로 이루어진다.

     

    1) 경선

     

    경선은 대선후보를 지명할 수 있는 대의원(공화:2,429/민주:3,945)을 뽑는 과정이며, 1월~6월까지 각 주가 정한 방법(Caucus 또는 Prim aries)으로 진행된다. 3월 첫 주 화요일(3.5)에는 가장 많은 수의 경선이 치러지면서, 대선후보로 지명될 수 있는 조건인 '과반 대의원'의 숫자가 대체로 드러나기 때문에 이날을 슈퍼 화요일(Super Tuesday)이라고 한다. 트럼프는 이날 874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과반인 1천215명 이상을 얻었고, 바이든도 1천420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과반인 1천973명을 초과 달성했다. 3월 15일 기준 6월 말까지 아직 34개 지역(주, 령 포함)에서 경선이 남아 있다.

     

    2) 전당대회

     

    전당대회는 공식 대선후보를 '지명'하는 행사다. 앞서 치러진 경선에서 과반수 대의원을 확보한 각 당의 예비후보자가 공식 대선후보로 결정되는 날이다. 공화당은 7월 15~18일 위스콘신 주 밀워키에서, 민주당은 8월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당대회를 마치고 11월 본선 전인 9, 10월에 3차에 걸친 대선후보 토론회가 개최된다.

     

    3) 본선거

     

    미국의 대선은 유권자가 뽑은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접선거다. 따라서 대통령 본선거(General Election)는 선거인단(electrol college) 선출 및 선거인단의 대통령 선출 두 단계를 거친다. 선거인단은 총 538명으로 주별 상하원(각 100명, 435명) 및 워싱턴 DC에 배정된 3명을 합친 숫자이며, 이 중 535명은 각 주에 인구 비례로 할당한다. 먼저 11월 첫째 월요일 다음 날(2024년도는 11월 5일 화요일) 유권자는 특정 대선후보(바이든 또는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표명한 선거인단에 투표하는데, 이때 대부분의 주에서는 한 표라도 더 많이 획득한 당이 그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 전체를 가져가게 된다(승자독식 구조, Winner Take All). 이렇게 선출된 선거인단은 12월 유권자를 대신해 대통령을 선출하게 된다. 즉, 유권자의 전체 득표수와 무관하게 선거인단 과반수(270명)를 확보하면 대통령 당선이 유력해진다. 미국은 주별로 유권자의 지지정당이 비교적 뚜렷이 나타나는데, 따라서 일부 양 정당 지지율이 경합하는 주(swing states)에서의 결과가 전체 선거 결과를 결정한다. 2024년 대선에서의 경합 주는 8개로 예상되는 바(미시간, 조지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네바다) 이 지역의 선거 결과가 주목된다.

     

    4) 상원의 개표결과 발표

     

    투표가 완료되면 각 주는 그 결과를 연방 의회에 보내고, 부통령인 연방상원의장은 상하원 의원들이 모두 참석한 자리에서 개표 결과를 공식 발표함으로써 미합중국 대통령 선출절차를 마무리 한다.

     

    선거제도의 변화와 선거 결과의 관계

     

    미국 선거법에서 투표 대상과 개표 방식의 변화는 대통령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유권자 등록 절차의 조정부터 투표 및 개표 방법 변경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바, 이러한 변화가 선거 결과와 어떻게 관련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

     

    1) 유권자 등록법

     

    미국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유권자 등록절차를 거쳐야 한다. 유권자 등록은 선거에 참여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며, 유자격 유권자를 관리하고 확인하는 시스템 역할을 한다. 유권자 등록에 관한 절차와 규정은 주마다 다른데, 대체로 18세 이상의 시민권자로 등록주에 거주함을 전제로 한다. 등록 방법은 온라인등록, 직접등록, 자동등록(AVR) 등 다양하며, 등록시 요구하는 신분증의 종류도 제각각이다.

     

    유권자 등록의 접근성은 전체 투표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VR, 온라인 등록, 당일 등록 등 유권자 등록 절차가 용이할수록 투표 참여율이 더 높은 경향이 있는 반면, 특정 형태의 신분증 제시와 같이 등록 요건이 엄격해질수록 투표율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 스윙스테이트인 펜실베이니아주(민주당 주지사)는 유권자 자동등록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도입 목적이 '투표의 장벽을 허물고 미국인의 선거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일부 공화당 보수지지층에서는 무자격자의 불법투표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유권자 등록 방식의 변화는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경우가 많다.

     

    2) 투표 방법에 관한 규율

     

    미국은 주마다 다양한 투표방식을 규정하고 있는데 크게 현장투표, 사전 투표, 우편 투표의 세가지 방식이 있다. 현장 투표(In-person voting)는 선거일에 지정된 투표소에서 직접 투표하는 방식이고, 사전 투표(Early voting)는 선거일 전에 정해진 특정 기간동안 미리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는 유권자들에게 더 유연한 투표 기회를 제공해 선거일에 발생할 수 있는 혼잡을 줄이며, 다양한 사정으로 선거일에 투표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우편투표(Mail-in voting or Absentee voting)는 우편을 통해 투표용지를 받아 표시한 후 다시 우편으로 보내 투표를 완료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일부 주에서는 사전에 특정 이유를 제시해야 우편 투표를 허용하는 제한된 방식으로 운영하는 반면, 일부 주에서는 모든 유권자가 우편 투표를 할 수 있는 'Absentee without Excuse' 방식을 채택하기도 한다. 각 주에서 우편 투표 허용 여부, 허용 시 그 요건 및 범위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특정 지지층의 투표율이 달라지기도 한다. 예컨대 투표일에 해당 투표소까지 올 수 없는 원격지 거주민, 고령자 등이 어느 정당을 더 지지하느냐에 따라 해당 정당의 득표율 변화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우편투표에 대한 논란은 선거의 보안과 정확성을 둘러싼 이슈에 집중되기도 한다. 특히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기간동안 많은 주에서 우편 투표를 신규 도입하거나 확대했다. 우편 투표의 지지자들은 이 방법이 유권자에게 더 큰 접근성을 제공하며, 사람들이 안전하게 투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자들은 투표 용지의 분실이나 조작 가능성을 우려하며 이러한 방법이 선거 사기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2020년 대선 당시 실제 많은 유권자들이 우편 투표를 이용했는데,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은 우편 투표 결과의 신뢰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했고, 이는 선거 후에도 여러 소송과 재검표 요구로 이어져 정치적 논란이 됐다. 이러한 문제는 지금까지 미국 내에서 선거 보안, 접근성,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중요한 이슈를 제기하고 있다.

     

    3) 선거구 재획정 및 게리맨더링

     

    미국은 10년마다 인구조사를 실시하고, 지역별 변화를 반영하여 선거구 경계를 다시 그리는 선거구 재획정 과정을 거친다. 이는 각 선거구의 인구 규모가 거의 같도록 해 '1인 1표'의 원칙을 준수하고 동등한 대표성을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선거구 재획정은 선거구의 정치적 균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바, 특히 대통령 선거에서 선거인단 분포 및 배분 과정이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따라서 특정 선거구 재획정이 특정 정치집단에 의도적으로 혜택을 주는 이른바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인지에 대한 논쟁은 과거 수많은 법적 분쟁을 야기해 왔으며, 법원은 인종 또는 당파적 게리맨더링으로 인해 특정 선거구 지도를 위헌으로 선언하기도 했다.

     

    특히 2010년과 2020년 인구조사에 따른 선거구 재획정 시, 게리맨더링의 영향을 제거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더욱 강화됐는데, 실제로 노스캐롤라이나주와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법원이 극단적인 정파적 게리맨더링의 사례로 간주되는 선거구 재획정을 파기하기도 했다. 최근 여러 주에서는 독립적이거나 초당파적인 선거구 재획정 위원회를 구성해 보다 공정하고 정파적이지 않은 선거구 획정 절차를 만들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4) 선거인단 할당 변경

     

    미국의 대선은 간접선거로 유권자가 선거인단을 선출하면 그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그런데 한 주에서 특정 정당이 한 표라도 많은 경우, 해당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 전체를 확보하는 승자독식 구조이기 때문에, 유권자 전체 득표수가 많아도 대선에서 패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전체득표수에서 공화당 트럼프 후보를 앞섰지만(48.2%:46.1%), 선거인단수 확보에서 밀려(227명:304명) 결과에서는 패배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바 있다.

     

    따라서 일부 주에서는 선거인단 투표 할당 방식을 변경해 승자독식 방식에서 선거구 기반 또는 비례 할당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변경이 시행되면 대통령 선거의 전략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2019년 콜로라도는 전국 인기투표 주간협약(NPVIC)에 가입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 협약은 각 주의 승자독식 방식을 배제하고, 후보의 주 내 득표율에 관계 없이, 전국 인기투표에서 승리한 대통령후보에게 모든 선거인단을 배정하는 룰에 각 주의 참여를 독려하는 협약이다. 이 협약에 참여한 주의 총 선거인단 수가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최소 선거인단 수인 270명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NPVIC가 발효되도록 한 바, 아직 해당 기준에 도달하지는 않았으나 많은 주가 동 협약에 가입의사를 밝히고 있다.

     

    NPVIC를 향한 움직임은 선거인단 배분 방식을 개혁하려는 중요한 노력으로 과반수 득표 없이도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는 선거인단 제도의 결과보다는 전국 유권자의 의사가 대통령 선거 결과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선거인단과 국민투표의 장점에 대한 광범위한 논쟁을 촉발시켰다. 동 제도의 지지자들은 유권자 각각의 표가 동등한 가치로 반영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자들은 소규모 주와 지방의 정치적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결론

     

    우리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선거법을 포함한 선거제도의 변화는 선거 절차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신뢰를 통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보다 안전하고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법과 제도는 유권자의 신뢰와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반면, 제한적이거나 편파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제도 변화는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선거 참여를 저해할 수 있다. 이러한 각 요소는 영향을 받는 주와 인구 통계 집단에 따라 선거 환경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장기간에 걸친 선거관련 제도의 변경은 누적 효과를 통해 더 크게 나타나는 바, 보다 민주적이고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이러한 변화를 이해하고 모니터링하는 것은 정치인과 유권자 모두에게 매우 중요할 것이다.

     

    국회보 바로가기 http://www.assembly.go.kr/portal/cnts/cntsCont/dataA.do?cntsDivCd=NAMGZN&pdfClsCd=MGZ&menuNo=6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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