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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인류의 여정: 부와 불평등의 기원 그리고 우리의 미래

    기사 작성일 2023-06-28 09:10:26 최종 수정일 2023-06-28 09: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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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낙관적 경제학자가 바라보는 인류의 거대한 여정

     

    "역사의 긴 그림자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운명은 돌에 새겨지지 않았다. 인류의 여정을 지배했던 거대한 변화의 톱니바퀴는 계속 돌아가므로, 성평등과 다원주의, 차이에 대한 존중과 더불어 미래지향성을 강화하고 교육과 혁신 역량을 키우는 조치는 보편적 번영의 열쇠가 될 것이다."(277~278쪽)

     

    "인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현 인류가 겪고 있는 핵전쟁 위험, 환경파괴와 심각한 기후변화, 인종·종교·빈부 격차 등 다양하고 심각해진 사회적 갈등을 떠올리면서 우리가 한 번 정도는 생각해 본 질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모호하고 중립적인 언어를 주로 쓰는 것으로 알려진 경제학자들은 인류의 미래를 어떻게 바라볼까?

     

    통합성장 이론의 창시자이며 매년 노벨경제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오데드 갤로어는 약 3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인류 여정의 첫 시작을 생동감 있게 묘사하면서 인류의 기나긴 여정이 던진 두 가지 수수께끼를 풀어나간다.

     

    첫 번째는 성장의 수수께끼(mystery of growth)이다. 저자는 호모 사피엔스 출현 이후 생존과 번식만을 추구하는 본능에 머물던 인간 삶이 몇 세기 동안 극적으로 변하였음을 상기시킨다. 예를 들어 로마 시대에 견뎌야 했던 끊임없는 전쟁과 질병, 그리고 자연재해는 19세기까지 여전히 인류에게 치명적인 위험으로 작용했으며, 기대수명 역시 매우 낮았다. 이에 대해 17세기 영국의 철학자 토머스 홉스는 인류의 삶을 "끔찍하고 잔인하며 짧았다"고 표현했고, 18세기 토머스 맬서스는 까마득한 옛날부터 인류는 '빈곤의 덫'에 빠질 수밖에 없는 숙명을 가지고 있음을 얘기하였다. 그러나 19세기의 동이 트면서 인류사에서 극히 짧은 시간에 기대수명과 소득 등 삶의 질이 혁명적으로 높아졌다.

     

    현 인류가 풍요를 누린 시간은 200년에 불과하고, 나머지 29만 년이 넘는 시간은 배고픔과 질병과의 싸움이었다. 이러한 인류의 급격한 발전 과정과 이유에 대해 저자는 경제적 관점에서 설명한다. 특히 산업혁명 과정에서 기술 진보가 가속화되면서 세계 출산율이 계속 하락하고 인적자본 형성과 기술혁신이 급격히 빨라지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를 넘어서면서 인류가 환경과 기후 등에 미치는 불리한 영향을 누그러뜨리고 번영의 길로 들어섰다고 제시한다.

     

    두 번째는 불평등의 수수께끼(mystery of inequality)이다. 지난 2세기 동안 세계 각 지역의 1인당 소득 격차가 확대된 가운데, 어떤 지역에서 생활 조건의 도약이 왜 더 일찍 일어났는지를 탐구한다. 저자는 이러한 불평등의 뿌리 깊은 요인을 밝혀내기 위해 다시 인류의 과거 여정을 떠올린다. 그 과정에서 식민 지배가 인류의 부의 불평등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인류의 문화가 어떻게 성장 과정과 경제적 번영에 영향을 끼쳤는지, 그리고 이러한 문화의 밑바탕이 된 지리적 조건과 인적 다양성에 대해 파헤친다.

     

    맺음말에서 저자는 인류가 유토피아나 디스토피아를 향해 행진한다고 단정하지 않고, 교육과 관용, 그리고 더 높은 수준의 성 평등을 바탕으로 인류가 계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할 것이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제도, 문화, 지리, 그리고 다양성 측면에서 지역적 격차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그 격차를 다양한 정책, 그리고 문화와 기술의 확산을 통해 최대한 좁힐 수 있으며, 우리가 이러한 불평등의 기원을 이해하고 인류사의 빠른 발전과 번영에 대한 희망을 갖고 행동하길 바라고 있다.

     

    인류는 수십 만년의 시간을 매우 천천히 걸어오다가 지난 약 200년간 전력 질주하듯 쉼 없이 달려왔다. 이제 숨이 찰만하다. 인류의 거대한 여정의 끝을 예상하는 비관론자들이 나타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인류는 사람의 수명이 100년에 미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교육, 문화 등을 통해 여정의 바통을 서로가 놓지 않고 기나긴 생명력을 유지해 왔다. 만약 우리가 그 바통을 포기하지 않고 서로를 신뢰하고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면 인류의 거대한 여정을 끝내기에는 아직 이를 것이다. 물질적 풍요를 제외한 모든 면에서 문명의 어두움이 짙어지는 상황이지만 저자는 말한다. "인류가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다"고.

     

    저자: 오데드 갤로어(브라운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역자: 장경덕
    출판사: 시공사
    출판일: 2023. 2.
    쪽수: 355
    서평자: 이장연(인천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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