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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에너지 세계사: 에너지 패권을 둘러싼 인류의 치열한 도전과 경쟁

    기사 작성일 2023-06-21 09:15:59 최종 수정일 2023-06-21 09: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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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에너지의 미래가 곧 인류의 미래

     

    "과학자들이 설명했듯이, 400ppm 초과는 우리들 다수가 필수적이라고 여겼던 에너지 공급을 위해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경향이 초래한 사태이며, 지구의 상황을 개선하려면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바꾸어야 한다."(392쪽)

     

    최근 세계기상기구(WMO)는 지구 온도를 산업화 전보다 1.5℃ 이상 오르지 않게 하겠다는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마지노선'이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WMO는 앞으로 5년(2023~2027년) 이내에 지구 온도가 산업화 전보다 1.5℃ 이상 올라갈 확률이 66%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2015년 파리협정에서의 결의가 8년 만에 무색해진 상황이다.

     

    지난 50년간 전 세계에서 발생한 홍수와 태풍, 가뭄 등 각종 기상이변으로 200만 명 이상이 숨지고 경제적 피해가 4조 3천억달러(약 5천65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WMO는 1970년부터 2021년까지 지구 기온 상승으로 인해 극한적 날씨가 발생하는 빈도와 강도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5년 안에 기상 관측 이래 최악의 더위가 닥쳐올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듯이 인류는 산업혁명 시대의 석탄부터 20세기 초 두 번의 세계대전 이후 석유, 최근의 천연가스에 이르기까지 화석연료에 의존적인 체계를 만들어왔다. 화석연료 덕분에 인류는 전기와 자동차, 플라스틱 제품, 농업혁명으로 대표되는 풍요를 누렸다. 하지만 모든 인류가 동등한 에너지를 누리진 못했다. 석유 등 에너지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에너지 패권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과 대립은 '걸프전' 등 또 다른 전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2022년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쟁이 발발했다. 전쟁의 여파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는 유럽연합(EU)과 러시아 사이에 천연가스를 둘러싼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의존도가 높았던 EU는 가격 급등과 수급 불안으로 지난 1년 동안 비상사태를 경험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해 5월 에너지 의존도 감축을 통한 에너지 안보 향상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공급방안 마련을 위해 'REPowerEU Plan'을 발표했다. REPowerEU는 천연가스(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생산 및 에너지 효율화 목표를 더욱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U 에너지효율지침에서 규정했던 2030년 에너지소비 9% 감축(2020년 기준 예측치 대비) 의무를 13%로 확대했고, 재생에너지 지침에 따른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를 40%에서 45%로 상향했다.

     

    지난해 미국은 단일 법안 기준으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후 입법안으로 평가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발효했다. 총투자 4천370억달러(약 527조원) 중 84.4%에 이르는 3천690억달러(약 454조원) 예산을 에너지 안보 및 기후변화 대응 부문에 편성했다. 중장기 미국 내 친환경 산업 관련 제조역량 제고를 목적으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생산설비 밸류체인을 확보해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고 자국 내 생산 및 판매를 장려하겠다는 것이다. 미국과 EU는 이처럼 그린뉴딜 정책을 확장하면서 '탄소무역장벽'을 쌓아가고 있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3%지만 세계에서 10번째로 에너지를 많이 쓰는 국가다. 전기 소비는 세계 7위를 차지하고 있다. 에너지소비 상위 10개국의 1인당 소비량을 비교하면, 한국은 1인당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4위, 1인당 전력 소비에서는 3위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의 전체 발전량 대비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은 2020년 기준 5.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최하위다. 독일(43.6%), 영국(43.1%), 이탈리아(41.5%) 등 유럽 국가들뿐 아니라 미국(19.7%), 일본(19%)에 비해서도 크게 뒤처져 있다.

     

    이 책은 마지막에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에너지전환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세계가 이미 우리 눈앞에 있으며, 각 국가의 선택이 곧 인류 전체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인류는 에너지로 연결된 하나의 운명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의 구체적인 미래를 전망하지 않는다. 하지만 역사를 통해 미래를 보듯 '에너지 세계사'를 통해 에너지의 미래가 곧 인류의 미래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저자: 브라이언 블랙(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 알투나캠퍼스 역사 및 환경 연구교수)
    역자: 노태복
    출판사: 씨마스21
    출판일: 2023. 4.
    쪽수: 415
    서평자: 권승문(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바츨라프 스밀
옮긴이: 솝희
처음북스, 2022
512 p.
    바츨라프 스밀 지음 / 솝희 옮김 / 처음북스, 2022 / 512쪽

     

    기욤 피트롱
옮긴이: 양영란
갈라파고스, 2021
299 p.
    기욤 피트롱 지음 /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2021 / 2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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