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책 오피니언

    홈으로 > 정책마당 > 정책 오피니언

    [글로벌이슈브리프]지속 가능한 노동시장: 직무중심 인사관리

    기사 작성일 2024-04-29 17:30:43 최종 수정일 2024-05-03 07:49:56

    •  
      url이 복사 되었습니다. Ctrl+V 를 눌러 붙여넣기 할 수 있습니다.
    •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

    노동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경제는 저성장기로 접어들고 있고, 인구구조는 저출산 및 고령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기술발전은 가속화되고 있다. 작업장의 인구구조도 과거 저직급 및 저근속 중심에서 고직급 및 고근속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2033년까지 국민연금 수급 개시연령이 65세로 되기 때문에 소득절벽을 방지하기 위해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을 구축할 필요가 있으며, 인간의 평균 수명도 증가하고 있어 더 오래 일할 필요가 있다. 곧 작업장의 인력 부족으로 고령인력을 활용할 필요성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각국은 지속 가능한 노동시장을 구축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직무중심 인사관리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은 기존에는 유럽 특유의 속인주의적 특성이 존재하였지만 미국식의 시장임금 중심의 직무급을 도입하였다. 영국 기업들의 기본급은 직무급이지만 직무급의 형태는 단일임률, 점진적 급여 인상, 내로우밴드, 브로드밴드, 직군 임금차별화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 조직 구조가 단순하고 경영 환경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던 시기에는 내로우 밴드 방식으로 직무급을 운영하는 경우도 존재하였지만 최근 조직 구조가 복잡해지고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과거와 같은 내로우 밴드 방식은 경직성이 높아 대부분 브로드 밴드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임금체계 또한 직무급을 근간으로 하고 있으나 전통적 직무급, 브로드밴드 직무급, 시장기반 직무급 순으로 변화하여 왔다. 전통적 직무급은 대량생산 방식의 널리 보급된 이후 미국의 주요 임금체계로 자리를 잡았지만 인력활용의 경직성을 초래하는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브로드 밴드나 시장기반 직무급으로 전환하였다. 브로드 밴드는 근로자의 속인적 속성을 일부 고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후에는 직무평가보다 시장임금 조사결과를 직무등급에 적극 반영하는 시장기반 직무급으로 전환되고 있다. 미국의 임금체계에서도 속인적 요소를 일부 고려하는 기술급, 역량급, 지식급 등과 같은 임금체계도 존재한다.

     

    일본은 2차 세계 대전을 위해 국민의 생활을 통제하면서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생활급적 임금체계를 권장하였고, 이는 전후 전산형 임금체계로 발전하였다. 연공 중심의 임금체계는 인건비를 적절하게 통제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직능급을 도입하여 운영하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능력이 근속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이에 역할급을 도입하여 직무를 임금결정에서 중요한 기준으로 강조하였다. 하지만 역할급 역시 연공급화 현상이 발생하면서 현재는 잡(job)형 고용방식을 통해 미국형 직무급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러한 국가들의 직무중심 인사관리 및 임금체계로의 개편 노력은 지속 가능한 노동시장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노동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한다는 것은 노동시장 환경변화에 좀 더 적합한 인사관리 및 임금관리 제도 등을 도입하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근로자들이 좀 더 오래 작업장에서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작업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과정에서 각국은 속인주의와 직무중심 인사관리 및 임금관리 제도들의 장점을 결합하는 하이브리드형 임금체계로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은 자신들의 상황에 좀 더 적합한 인사관리 제도를 도입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고, 근로자는 노동시장에서 고용가능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기업에서 고용도 책임지고 고용유지에 필요한 역량 개발도 지원하였지만 이제는 개인이 고용가능성을 확보해 나가야 하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정부는 지속가능 노동시장 구축을 위해 필요한 인프라 구축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지속 가능성 확보 및 향상을 위해 노사정 모두가 노력해 나가야 하는 시기이다.

     

    * 오계택은 University of Wisconsin at Madison에서 노사관계학(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연구 분야는 전략적 인적자원관리, 임금관리, 노동시장 정책 등이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글로벌이슈브리프 바로가기

    http://www.nrc.re.kr/board.es?mid=a10301000000&bid=0008&list_no=178157&otp_id=&act=view


    '생생한 국회소식' 국회뉴스ON
     

    • CCL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코리아 표시
      라이센스에 의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 저작자 표시저작자 표시 : 적절한 출처와 해당 라이센스 링크를 표시하고 변경이 있을 경우 공지해야 합니다.
    • 비영리비영리 : 이 저작물은 영리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 저작권 표시 조건변경금지 : 이 저작물을 리믹스, 변형하거나 2차 저작물을 작성하였을 경우 공유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