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트렌드는 다양한 경로로 산업활동에 영향을 미치면서 대응방식의 선택과 정책수단의 효과에 따라 글로벌 산업지형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우리도 한국형 산업발전 비전을 정립하고 전환기에 걸맞는 산업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

 

본격화하는 글로벌 산업지형의 변화

 

메가트렌드는 전략 선택의 시기와 방법에 따라 글로벌 산업지형을 변화시킨다. 급격한 기술혁신, 디지털전환, 탄소중립, 인구구조 변화, 국제정세 변화와 같은 메가트렌드는 생산요소, 수요, 제도에 영향을 미치고, 기업·산업의 경영전략, 생산성, 입지, 공급망에 변화를 가져온다. 기업전략, 제품구성, 혹은 생산방식에 대한 선택은 최종적으로 산업구조를 변화시키게 된다.

 

메가트렌드의 진행방향은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그 속도와 영향은 동일하게 반영되는 것이 아니다. 대응하는 시기, 수준, 방법, 주체의 역량에 따라 산업의 변화 방향과 성과에서 차이를 가져온다.

 

다극화와 블록화에 따른 한국경제의 위기

 

미중패권경쟁으로 시작한 다극화와 블록화는 세계경제의 성장과 교역의 둔화 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와 혁신의지를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요국들은 무역분쟁에서 첨단기술 경쟁과 견제압력을 높이고 기술 및 공급망의 탈동조화(Decoupling) 혹은 위험관리(DeRisking)를 추진하면서 글로벌 교역과 성장률 둔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은 미-중 양극화에서 미국-유럽-중국 등으로 다극화와 블록화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률은 누적적으로 하락하며, 중국뿐만 아니라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특히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는 분석결과를 제시했다. 나아가 다극화-블럭화가 초래하는 성장정체는 미래 시장을 겨냥한 기업의 선제적 투자와 혁신의지를 위축시킬 우려가 높다고 경고했다.

 

한국 산업의 현황과 과제

 

한국 산업은 지난 30년간 주요 선진국을 제치고 놀라운 성장을 거뒀다. 특히 제조업은 다양한 산업 포트폴리오와 양호한 산업연관관계를 기반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코로나펜데믹에서 다시 한번 한국경제의 빠른 회복세를 견인하는 원천이 되었다. 반면 한국 제조업의 부가가치율은 고위기술산업군의 성장에 힘입어 2010년 24.3%에서 2021년에는 27.3%로 높아졌지만 여전히 선진국의 30~35%에 못 미치고 있어 구조고도화가 필요하다.

 

 

첨단제조를 위한 산업인프라 강화 필요

 

주요국이 자국 내 생산과 일자리창출을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된다면 수출주도 성장전략에 기반한 한국으로서는 수출과 국내 생산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글로벌 산업지형은 메가트렌드에 의해 변화하겠지만 그 방향과 성과는 한국 산업이 얼마나 주도적으로 대응하고 기술변화의 이익을 극대화하는가에 달려있다. 따라서 연구개발과 엔지니어링 역량을 강화하고 핵심·첨단 소부장에 기반하는 제조 인프라를 기반으로 국내 산업기반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무엇보다 신제조업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초·공학 혁신과 아울러 산업의 미래 수요에 대응하는 핵심인력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

 
* 정은미는 고려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산업연구원에서 성장동력산업연구본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산업혁신, 산업경쟁력 및 산업·기술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 주력산업의 구조전환과 과제』, 『한국형 스마트제조전략 연구』, 『한국 산업발전 비전』 등이 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 글로벌이슈브리프 바로가기

https://www.nrc.re.kr/board.es?mid=a10301000000&bid=0008&act=view&list_no=177899&otp_id=

'생생한 국회소식' 국회뉴스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