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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말의 원칙: 인간 역사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무기

    기사 작성일 2020-12-02 09:35:53 최종 수정일 2020-12-02 09: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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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인공지능 시대, 인간의 무기는 말이다

     

    "우리는 기계가 표정을 읽어서 공감 능력을 흉내 내도록 가르칠 수 있다. 그러나 과감하게 미래를 구축하고자 다른 사람을 고무하려면 오직 인간에게만 있는 공감 능력이 필요하다."(113페이지)
      
    나사(미 항공우주국)의 우주비행사로 선발되려면 하버드 대학에 입학하는 것보다 100배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뛰어난 학력과 체력, 경력을 갖춘 지원자들이 도전하지만 나사가 요구하는 말하기와 글쓰기 능력에 미달되면 서류 심사조차 통과하지 못한다. 우주비행사가 되는데 말발이 뭐 중요하냐고? 엄청나게 중요하다. 우주비행사는 우주 정거장 및 통제소 등과 명확히 의사소통할 수 있어야 할 뿐 아니라 강연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나사의 역할을 세상에 알리고 우주 탐사에 대한 대중의 흥미를 자극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주 비행을 앵그리 버드(인기 모바일 게임 속 캐릭터)가 날아가며 그리는 궤적에 비유해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우주 탐사의 미래가 그의 혀에 달려 있다.

     

    우주비행사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일까? 저자는 이 책에서 창업가와 대표이사(CEO), 정치인과 엔지니어, 의사, 군인, 서비스직에 이르기까지 모든 직업에서 의사소통 및 설득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실리콘밸리에서 경력이 부족한 사람이 채용됐다면 면접에서 빼어난 소통 능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반면 똑똑한 사람이 임원이 되지 못하고 있다면 소통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1969년 아폴로 11호로 달 착륙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케네디 대통령의 빼어난 메시지 전달력 덕이다. 책에 인용된 인텔 부사장의 말처럼 "아무리 똑똑해도 사람들을 자극하지 못하면 제대로 이끌기 힘들다"고 하였다.

     

    이 책은 소통 능력이 '인간 역사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무기'이며, 21세기 지식경제사회인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소통이 중요한 시대라고 말한다. 화술 전문가로 최정상 기업들을 상대로 커뮤니케이션 강연을 하는 저자는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지도자, 기업인, 브랜드들을 '파이브 스타(별 다섯 개)'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그들이 두각을 드러내기 위해 지니고 있었던 무기로 그들의 의사소통 능력을 지목한다. 뛰어난 표현력과 설득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학력이나 경력이 부족해도 각 기업에서 더 높은 연봉을 받고 더 빨리 승진한다.

     

    저자는 자동화와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직업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는 이 시기에, 그리고 향후 10년 동안, 의사소통 능력이야말로 인간에게 경쟁 우위를 안길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고 단언한다. 특히 미래를 여는 열쇠는 감정이다. 감정은 데이터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낼 수 있다. 성공한 팀일수록 교감이 잘 된다. 하지만 기계는 감정을 느낄 수 없다. 그렇기에 앞으로 인간이 스스로의 가치를 지키고 싶다면 상대를 이해하고 설득하고 고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책에는 파이브 스타들이 듣는 이의 감정을 움직이며 소통하는 방법이 다양한 사례와 함께 소개되어 있다. 그들은 분명하고 측정 가능한 목표를 제시하고, 복잡한 내용도 쉬운 언어로 간결하게 전달한다. 팩트를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낼 줄 알되, 문자보다는 시각적인 이미지를 활용한다. 청중에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며, 한 번에 메시지를 세 개 이내만 전달한다. 독자의 뇌를 깨우고 기억에 오래 남을 명쾌하고 비유적인 표현을 쓴다.

     

    인류 역사나 성공한 사람들을 다른 능력이 아닌 '의사소통'이라는 키워드로 꿰뚫어 보는 저자의 시각은, 채용이나 평가 과정에서 실력이나 경력이 우선시되는 우리 입장에서 낯설지만 신선한 면이 있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윗사람 앞에서 자기주장을 펼치거나 자신만의 개성 있는 표현을 담은 글로 승부하기보다, 관행대로 작성된 보고서를 통해 의사가 전달되는 경우가 더 흔하기 때문일 것이다. 리더가 어떤 비전을 갖고 무슨 메시지를 주고 싶어 하는지 직원 입장에선 도무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한마디로 우리는 아직 조직 내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사회다. 그러나 쌍방향 의사소통이, 또 표현력과 설득력이 지금도 중요하지만 갈수록 더 중요해질 것이라는 사실은 틀림없다. 그런 면에서 개인적인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입장에서도 참고할 점이 많은 책이다. 

     

    국문 제목처럼 말의 '원칙'에 해당하는 내용이라 정치적 영역에서처럼 이미 뿌리 깊은 편향성을 가진 대중을 설득하는 방법까지 제시하진 않는다. 청중이 아직 별다른 태도가 형성되기 전, 직장 내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거나 시장에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으며 투자를 요청할 때 유용한 조언들이다. 아직 사회에 나오지 않은 청소년들을 교육할 때에도 지침이 될 수 있다. 

     

    특히 지금 자라나는 세대는 향후 인공지능과 일자리 경쟁을 벌여야 한다. 학교에서 계산이나 암기 능력만큼 대접 받지 못하는 말하기와 글쓰기 능력을 사회적으로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이 책에 따르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의사소통 능력이야말로 인류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무기이기 때문이다.

     

    저자: 카민 갤로(화술 전문가)
    역자: 김태훈
    출판사: RHK(알에이치코리아)
    출판일: 2020. 4.
    쪽수: 334
    서평자: 이자연 가천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커뮤니케이션 언론학박사)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쉬윈송 지음 
임보미 옮김
나무와열매, 2019
328 p.
    쉬윈송 지음 / 임보미 옮김 / 나무와열매, 2019 / 328p

     

    리 하틀리 카터 지음 
이영래 옮김
비즈니스북스, 2020
295 p.
    리 하틀리 카터 지음 / 이영래 옮김 / 비즈니스북스, 2020 / 29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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