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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휴먼네트워크 전문가 서평]철도의 세계사: 철도는 어떻게 세상을 바꿔 놓았나

    기사 작성일 2020-04-14 09:50:43 최종 수정일 2020-04-14 09: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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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떠들썩하다. 대책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유례없이 강조되고 있다. 백신 등 다른 대안이 없는 현재로서는 개인위생과 사람 간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차단하는 최고의 방법인 것으로 보인다. 철도는 이와는 반대로 물리적으로 더 빨리 사람과 사람, 지역을 연결하는 수단으로 18세기 초 영국에서 등장했다. 1830년 리버풀-맨체스터 구간의 철도를 개통한 이후 세계 각국이 앞다퉈 철도를 건설하기 시작해 약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 철도를 건설하고 있다. 저자는 그 이유가 철도가 인류의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책에서 철도가 어떻게 전 세계로 전파됐는가와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켰는가를 각국의 철도 도입 목적 및 배경과 함께 기술하고 있다. 철도의 등장부터 성장 및 발전, 쇠퇴, 부활에 이르기까지 철도에 대한 질곡의 역사를 세계 각국의 정치적, 사회적, 지형학적 특성을 고려한 방대한 자료에 근거해 정리했다.

     
    세계 각국이 철도망을 구축하고자 노력했던 이유는 철도가 나라를 통합할 수 있는 수단으로써 국가 간 경계가 불명확하던 시기에 중앙집권적 통치를 보다 공고하게 해 하나의 통일국가 건설이라는 목표를 실현해주는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시작된 철도기술이 유럽 각국과 미국으로, 라틴아메리카와 대륙철도로 확산해 가는 과정과 영국이 주도했지만 실패한 아프리카 대륙철도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뤘다. 철도의 확산 과정에서 사람(여객)과 물자(화물)의 수송뿐 아니라 전염병도 빠르게 확산시켜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킨 것처럼 기후, 전염병, 지형조건을 포함한 다양한 어려움과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경험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철도가 각국의 정치, 경제 및 사회 전반의 변화에 미친 영향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은 도입 초기 철도가 탄광개발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 이후 남북전쟁 등 주요한 역사적 사건마다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 쿠바에서는 설탕을 바하마에서는 소금을 도미니카에서는 목재운반을 목적으로 철도가 건설됐으며, 1차, 2차 세계대전 동안 병력수송의 97%를 철도가 분담해 인류 역사상 인적 물적 측면에서 최대 규모의 전투가 가능하게 돼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켰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소개했다. 전쟁에서의 비중 있는 역할은 한국전쟁이 마지막이었다고 평가했다.

     

    대부분 국가에서 첫 번째 철도 노선은 주요 대도시와 항구를 연결하는 노선이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는 서울 노량진에서 인천 제물포 사이의 경인선, 일본의 경우 동경에서 요코하마 노선이 차지했으며, 이는 당시 국가 간 해상운송과 국내 철도운송의 결합이 철도의 장점을 극대화한다는 측면에서 효과적이었다. 영국과 미국 철도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 철도회사가 철도망 구축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 반면, 유럽과 많은 다른 나라에서는 정부가 정책적인 재정사업을 통해 철도망 구축에 힘을 쏟아 부었다. 무리하게 정부 주도로 건설한 시베리아 횡단철도는 완전히 실패한 노선으로 규정했다. 제국주의 시대 철도망 구축은 인도의 면화 수입사례와 같이 식민지 물자의 수송이 주된 목적이었음을 소개하고 있다. 중국은 청나라 말기 외부로부터의 침략 및 자원 수탈의 수단인 철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철도망 구축에 있어서 상당히 수동적이었다 한다.

     

    김대상 책임연구원
    김대상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철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얘기 중 하나가 각국의 궤간 결정에 관한 것이다. 궤간은 제작하는 차량의 폭과 선로 건설 시 토지 수용 및 보상 등 용지 확보 문제와 건설비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초기의 철도는 표준궤(1천435㎜)와 다른 협궤(1천㎜), 광궤(1천600㎜) 등 다양한 궤간으로 건설돼 이 점이 오히려 각국의 철도 발전의 주요 방해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사실도 함께 설명하고 있다. 기관차의 국가 간 배달 사고로 궤간이 결정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 등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다른 나라의 철도에 대한 많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함께 소개해 책 읽기를 멈출 수 없게 만든다. 철도의 부활 편에서는 1973년 1차 석유파동이 그 신호탄 역할을 했으며, 20세기 말과 21세기 초 300㎞/h 수준의 속도향상으로 여행 소요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육상교통의 중심축으로서 철도의 부활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더불어 철도의 친환경적인 측면도 잊지 않고 언급하고 있다.

     

    철도가 긴 세월 동안 사라지지 않고 세계 각국에서 사랑받고 있는 발명품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로 다양한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성과 융통성이 높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평가한다. 또한 다른 발명품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초창기 동력으로 사용했던 증기 철도에서, 디젤과 전기로의 동력원 변화에 대응할 수 있었고, 큰 열차 하중을 지지하기 위한 레일과 침목도 나무에서 철로 바뀌었다. 전신기술의 발명과 함께 신호체계의 개선을 통한 안전확보 및 속도향상, 착암기를 활용한 터널 굴착 등 건설 기술의 발전으로 높은 산 등 지형적인 장벽을 극복하고 직선화가 가능했다.

     

    최근 국내 철도는 해외로의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 철도 노선을 설계, 시공, 유지 관리하는 연구 업무에만 20년 가까이 매진한 필자에게는 전 세계적인 넓은 시각으로 우리나라 철도의 현재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었던 책. 간접적으로나마 철도 세계일주여행을 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 철도가 전 세계의 철도사 관점에서 보면 극히 일부이고 비주류라는 아쉬움이 있으나, 21세기에 더 넓은 세계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자각하고 철도의 해외 진출을 계획한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저자: 크리스티안 월마 지음, 배현 옮김
    서평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김대상 책임연구원
    서평자 추천도서: 
    김훈, 안정화, 우태성 공저, '고속철도 서비스 공급수준에 따른 지역경제 영향 분석', 한국교통연구원, 2018
    정태헌 지음, '한반도철도의 정치경제학: 일제의 침략통로에서 동북아공동체의 평화철도로', 선인, 2017
    이용상 외 공저, '한국철도의 역사와 발전 I, II, II', 북갤러리, 2011, 2013 2015
    철도총합기술연구소 '2030년의 철도' 조사 그룹 저, 이성혁, 오정호, 김성일 공역, '철도의 미래 2030년의 철도', 씨아이알,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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