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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모기: 인류 역사를 결정지은 치명적인 살인자

    기사 작성일 2020-03-19 09:13:57 최종 수정일 2020-03-19 09: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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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인간의 삶터에서 함께 지내야 할 얄미운 친구, 모기

     

    "가장 강한 종이 살아남는 것도 아니고, 가장 똑똑한 종이 살아남는 것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동물이 살아남는다."(31페이지)

     

    1억 9천만년 전에 태어난 모기는 지구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한 생물체다.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공격하고 질병을 옮긴 동물이 모기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기를 살인자라 한다. 모기는 흡혈곤충이다. 이 책은 모기가 어떻게 지구상의 질병과 죽음을 야기하고 더 나아가 인류 문명에 일조해 가며 인류 역사를 바꿔 가는지 그 여정을 역사책 기술하듯이 상세하고 적나라하게 잘 보여 주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사람들은 모기가 서부나일바이러스(west nile virus), 지카바이러스(zica virus), 치쿤구니야바이러스(chikungunya virus)를 옮긴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모기 노출 위험에 움츠러들고 무서움에 떨고 있다. 암모기만 사람을 공격하며 질병을 옮긴다. 모기가 옮기는 대표적인 질병으로는 말라리라(malaria·열원충), 황열, 뎅그열, 사상충(코끼리피부증)이 있다. 이 중 말라리아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도록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며 경제·사회적 손실을 입혔다. 역사학자 제임스 웹(James L. A. Webb Jr.)의 『인류의 짐(Humanity’s Burden)』에서도 말라리아를 인간이 걸리는 감염병 중 가장 오래된 질병이자 지금까지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질병이라고 했다. 말라리아는 기원 전부터 고대 재앙으로 '나쁜 공기'라는 어원처럼 공기로 전파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19세기에 들어와서야 말라리아 경로과정을 겨우 알아냈다. 저자는 모기와의 전쟁이 인류가 아프리카 대륙 바깥으로 이동하면서 시작됐다고 제시하고 있다.

     

    인간과 모기와의 경쟁관계는 농경 시작과 식민지 침략의 출발점으로부터 본다. 농경의 시작은 안정화돼 있는 생태계를 파괴하고, 모기의 서식처에 인간이 침범하면서부터 모기매개질병(mosquito-borne disease)인 말라리아, 황열, 뎅그열 등의 감염이 시작됐다. 가축사육으로 인한 인수공통감염병(zoonosis)이 발생해 말에서 감기바이러스, 닭에서 조류독감과 수두, 대상포진, 돼지와 오리에서 인플루엔자, 소에서 홍역과 결핵, 천연두가 옮겨져 왔다고 한다. 현재도 농경 산업을 위해 개발되는 습지나 산림 개발이 신종 감염병의 출현과 재출현성 모기매개질병을 초래했음을 제시하고 있다. 식민지 침략은 기원전부터 로마시대, 알렉산드로스 대제의 영토확장 원정, 몽골제국의 영토확장, 십자군전쟁, 콜럼버스의 신대륙 원정, 나폴레옹의 제국 건설, 영국의 식민지개척, 산업혁명시대, 미국의 남북전쟁, 1·2차 세계대전까지 대규모 인원과 물자가 침략 수송로를 따라 들어가며 발생한 말라리아, 황열, 뎅그열 등이 직·간접으로 모기와 상호작용하면서 인류 문명발달사에 중요한 영향을 줬음을 언급하고 있다. 더 주목할 점은 14세기 유럽을 죽음의 공포에 몰아넣었던 흑사병이 모기와의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류는 모기에 시달릴 때마다 자연에서 항말라리아제와 살충제를 찾았다. 약제성분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식물은 커피, 차, 퀴닌, 국화, 개똥쑥, 담배, 양파, 계피 등이다. 퀴닌은 생명을 살리는 필수 상비품이지만 식민지 침략에 공헌을 한 약물이다. 커피나 차, 담배는 모기와의 관계보다 지금은 세계인에게 가장 많이 사랑을 받는 기호품이며, 민간요법으로 사용됐던 국화와 계피, 개똥쑥은 천연살충제와 항말라리아제로 개발됐음을 알 수 있다. 또 인류의 골칫거리인 말라리아 모기퇴치에 엄청난 효과를 가져 준 DDT 탄생은 과학과 기술의 결과물이지만 DDT 내성 모기의 등장은 인류의 새로운 해결과제임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유전자 가위기술이 인류의 고민거리를 해결해 다시 모기를 멸절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으나, 저자는 모기가 있던 자리에 다른 곤충류의 자리잡기와 동물성 감염병의 탄생이 있을 것임을 제시한다. 더 나아가 미 정보국 연간보고서의 예시를 들면서, 형질모기 출현은 잠재적인 대량살상 생물무기의 등장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1992년 미 국가과학기술원 보고서나 1996년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의하면, 지구상에 '출현성 감염들'이 신형이거나 재출현성 감염증으로 나타나 인간과 국가에 대한 위협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이 책에서도 출현성 감염병의 등장은 세계인구의 증가, 도시화, 생태계의 혼란, 기술적 진보(무역·이주·여행), 사람의 행위와 태도(자만심), 미생물의 진화와 적응, 기후변화에 있다고 본다. 이러한 요인에 의해서 지금 전 세계가 출현성 감염 등에 노출되며 모기의 역습에 놓여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3년에 말라리아 재발생이 나타나고, 2000년부터 일본뇌염 환자의 증가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인간은 지구상의 모기를 박멸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 오늘도 모기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으려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진 인간중심 사고방식의 근원을 바꿔 보자!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는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할 동반자이며 친구이다.

     

    원제: The Mosquito : a human history of our deadliest predator
    저자: 티모시 C. 와인가드(메사대학교 역사학·정치학 교수)
    역자: 서종민
    출판사: Connecting(로크미디어)
    출판일: 2019. 11.
    쪽수: 703
    서평자: 이인용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열대의학연구소 연구원, 이학박사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앤드루 스필먼 외 지음, 이동규 옮김 / 해바라기, 2002 / 240p.
    앤드루 스필먼 외 지음, 이동규 옮김 / 해바라기, 2002 / 240p.

     

    길버트 월드바우어 지음, 김소정 옮김 / 한울림, 2013  / 301p.
    길버트 월드바우어 지음, 김소정 옮김 / 한울림, 2013 / 30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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