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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폴터: 휴먼 게임의 위기, 기후 변화와 레버리지

    기사 작성일 2021-01-20 10:53:18 최종 수정일 2021-01-20 10: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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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기후위기를 초래한 휴먼게임

     

    "이산화탄소라는 레버리지는 확실히 기후만 변화시키는 게 아니다. 혁명으로도 풀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도 강화시킨다. 온도가 올라갈수록 가장 고통 받는 이들은 가난한 사람들이다. 그 고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176페이지)


    우리는 지금 기후위기에 살고 있다. 매해 여름이면 폭염과 집중호우, 겨울이면 한파, 폭설, 가뭄 등 이상기후는 이제 일상적인 현상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해가 갈수록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의 강도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를 위협할 정도로 커져만 가고 있다. 그리고 기후과학자들이 제시한 기후모델의 미래 기후변화 예측결과는 지구가 더 이상 인간이 풍요로운 삶을 누리기에 안전한 행성이 아닐지 모른다는 비관적인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무엇이 지구의 기후를 이렇게 바꾼 것인가. 20년 이상 기후변화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하면서, 나 스스로는 적어도 지구라는 행성의 기후를 바꾸는 것은 인간이라는 결론에 다가가고 있다. 수백 년 수천 년 이상의 지질학적 시간규모가 아닌 적어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현 세대 기후변화(contemporary climate change)는 인간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다. 바로 빌 맥키번의 저서 『폴터: 휴먼 게임의 위기, 기후변화와 레버리지』에서 언급한 휴먼 게임 때문이다.

     

    저자 빌 맥키번은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형태의 인간 활동을 휴먼 게임이라고 지칭하였다. 휴먼 게임은 문화와 상업과 정치의 합이고, 종교와 스포츠와 사회생활의 합이다. 또 춤과 음악, 만찬과 예술과 질병과 인스타그램의 합이고, 사람과 상실의 합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 그는 휴먼 게임을 지금의 기후위기를 초래한 원인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휴먼 게임이라는 정의를 통해 기후변화 그리고 기후위기의 문제들을 제시하고 풀어나가는 그의 관점은 기후과학자인 나에게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에너지를 사용하여 생활에 필요한 재화를 만들어내고 또 그것을 이용하여 우리의 생활을 윤택하게 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경제, 기술,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융합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이산화탄소라는 기후변화 유발물질을 공기 중으로 배출하고 이로 인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여 온난화가 유발되었으며, 화석연료 확보를 위해 또는 곡물생산 및 도시건설을 하는 과정에서 환경을 훼손하여 오염을 발생시켰다. 즉 휴먼 게임은 정확히 기후변화로 귀결될 수 있는 것이다.

     

    기후위기를 초래할 만큼 변해버린 기후가 인간 활동 때문이라는 원인을 정확히 안다면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도 인간에게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원인을 찾았다면 지금 당장 빠르게 해결책을 찾아 나서야 한다. 대부분의 기후과학자들은 지금 당장 어떠한 행동(action)이라도 취할 것을 얘기한다. 저자는 여기서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선장이 바로서지 않으면 아무리 배가 좋고 훌륭한 선원들이 있더라도 배는 작은 폭풍우에 쉽사리 좌초될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많은 학자들은 미래 후손에게 현재의 자연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화석연료에 의지하는 삶의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점을 경고했다. 기후위기를 극복할만한 변화는 아주 빠르고 큰 삶의 변화가 필요한 것이기에 개인의 노력에 앞서 거버넌스가 중요한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 기업과 정부의 잘못된 관계에 대한 몇 가지 역사적 사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기후위기 극복에 역행하는 여러 가지 일화는 굳이 책을 읽어보지 않아도 알 만큼 유명하다. 기후위기 극복을 강조하는 새로운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거버넌스를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책의 내용을 요약하면 기후위기를 초래한 것은 인간에 의한 휴먼 게임 때문이며, 편리하고 윤택한 삶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이용한 에너지의 부작용(side effect)으로 인한 방대한 양의 이산화탄소 배출이 문제의 핵심라고 역설한다. 그리고 이제는 그 해결책 또한 휴먼 게임에서 찾자는 것이다. 2020년 가을, 한국, 일본, 중국 등 많은 국가에서는 탄소중립을 국가의 아젠다로 제시하였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과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지금이라도 많은 국가가 탄소중립을 목표로 제시한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 그러나 탄소중립에 도달하는 것이 간단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가장 크게 의존하고 있는 화석연료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즉 저서에서 말하는 휴먼 게임의 판을 바꾸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판을 바꾸기 위해서는 과학적 통찰을 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은 하얀 도화지 위에 그림을 그리기에 앞서 무엇을 그릴지, 어떻게 그릴지를 먼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해야 새로운 판에서 실패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는 탄소중립을 위한 과학적이고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국민에게 제시해야 하며 목표를 향한 이행방안이 정확히 지켜지고 있는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점검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기후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에 망설임 없이 기꺼이 동참해야 할 것이다.

     

    저자: 빌 맥키번(환경학자)
    역자: 홍성완
    출판사: 생각이음
    출판일: 2020. 8.
    쪽수: 411
    서평자: 정수종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계획학과 교수(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대기과학전공 박사)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앨 고어 지음 
김명남 옮김 
좋은생각사람들, 2006 
330 p.
    앨 고어 지음 / 김명남 옮김 / 좋은생각사람들, 2006 / 330p

     

    한귀영 옮김
사람의무늬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2020
158 p.
    제프리 베넷 지음 / 한귀영 옮김 /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2020 / 1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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