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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소비 수업: 우리는 왜 소비하고, 어떻게 소비하며, 무엇을 소비하는가?

    기사 작성일 2020-07-08 11:17:20 최종 수정일 2020-07-08 11: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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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계급 차별화 욕망의 실현 수단으로 바라본 소비의 본질

     

    "현대사회에서 인간의 욕망은 소비를 통해 실현된다. 소비 과정에서 현대인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할 뿐 아니라 타자와의 구별짓기를 실천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드리야르는 현대사회를 특징짓는 가장 중요한 상징으로 소비에 주목했다."(294페이지)

     

    소비는 현대사회를 규정하는 주요 특성 중 하나이다. 소비라는 현상의 본질을 이해하는 방법은 사회 구조나 경제 구조를 기반으로 한 거시적 방법에서 개별 소비자의 심리를 기반으로 한 미시적 방법까지 다양한 수준의 접근이 가능하다. 이 책의 저자는 거시적 수준에서 소비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저자는 이 책의 많은 지면을 통해 소비는 계급 차별화의 수단이라고 주장한다. 이 주장을 상세히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인간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타인에게 본인의 계급을 더 높게 보이고 싶은 욕망과 본인의 계급보다 낮은 계급과 구분되게 보이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다. 이 욕망은 본인의 계급을 다른 계급과 차별화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의미를 가진 제품의 소비를 통해 실현된다. 따라서 제품 소비(예. 요트, 골프 등과 같이 '고급'이란 의미를 가진 여가 활동 참여하기)를 계급의 차별화 수단(예. 상층계급과 다른 계급의 차별화)으로 볼 수 있다.

     

    이 책은 총 11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유행)은 유행이 계급 차별화를 위한 모방과 개성 추구 간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결과이며, 소비를 반복하도록 만드는 원동력임을 강조한다. 2장(공간)은 대도시의 거리(특히, 핫플레이스), 3장(장소)은 대도시의 상점(특히, 백화점)이 계급 차별화를 위한 소비 대상이라고 소개한다. 4장(문화)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계급 구분의 주요 기준인 문화자본의 척도인 예술과 소비의 관계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설명한다. 5장(광고)은 광고가 제품이 의미하는 상징과 기호를 활용해서 계급 차별화에 대한 인간의 인위적 욕망을 끊임없이 자극한다고 지적한다. 6장(육체)은 사람들이 육체를 투자와 관리 또는 응시와 탐닉의 소비 대상으로 인식하면서, 외모자본주의와 육체의 성적 상품화가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7장(사치)은 선물 주기가 계급 확립을 위한 의례 행위이며, 비생산적 소비 행태인 사치가 계급 차별화를 강화한다고 설명한다. 8장(젠더)은 역사적으로 여성 소비자의 등장이 계급 차별화의 결과이며, 최근 여성 소비자의 지위가 격상되었지만 여전히 편향된 시각으로 여성 소비에 접근한다고 지적한다. 9장(패션)은 대표적인 계급 차별화 수단인 패션 영역에서 시간 경과에 따라 민주화가 발전하고 있음을 소개한다. 10장(취향)은 스포츠, 음악, 미 등의 영역에서 발현되는 취향이 개인 특성이 아닌 계급성의 반영임을 강조한다. 11장(사용가치와 기호가치)은 소비는 계급 차별화를 위한 개인의 정체성 창출, 표현, 유지 및 확인의 수단이며, 제품의 사용가치(기능성–편리함)가 아닌 기호가치(상징성–사회적 지위)에 의해서 이루어짐을 설명한다.

     

    저자는 총 11장을 통해 소비는 계급 차별화의 수단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미시적 수준의 소비자 심리 연구들에 자주 적용되는 자기개념, 준거집단 그리고 이와 관련된 소비 동기와 맥을 같이 한다. 만약 한 개인이 소속되기를 바라는 준거집단이 상층계급이라면, 그 사람은 상층계급에 기반을 둔 자기개념을 가지고 이를 상층계급 이미지 제품의 소비를 통해 표현하고 확인하려는 동기를 가진다. 이처럼 저자가 거시적 수준에서 주장한 소비의 본질은 미시적 수준의 연구 결과들과 일치한다. 따라서 소비가 계급 차별화의 수단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타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도출하기 위해서 20세기에 활동한 학자들(예. 발터 벤야민)을 중심으로 해당 학자들의 주장(예. 도시산책자)에 부합하는 21세기의 한정된 소비 현상(예. 핫플레이스)만을 선별적으로 다루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과학기술의 가파른 발전에 따른 소비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발생했다. 예를 들면,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 다양한 온라인 광고 유형의 등장, 빅데이터 기반의 고객 맞춤형 서비스 확대, 온라인 제품 구전정보의 파급력 강화 등이 있다. 이와 같은 소비 환경은 다양한 새로운 소비 현상(예. 일반인의 제품 소비에 미치는 유명 유튜버의 영향력)을 만들었다. 따라서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확증하기 위해서 21세기에 새롭게 등장한 다양한 소비 현상들을 다룰 필요가 있었다. 저자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서구의 사회 구조와 경제 구조 또는 그 변화에 기반을 둔 서구 학자들의 주장이다. 그런데 저자는 서구와 다른 사회 구조와 경제 구조의 변화 과정을 거친 한국의 소비 본질도 계급 차별화라고 볼 수 있는 이유를 충분히 제시하지 않았다. 물론 한 권의 책이 소비의 본질을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 하지만, 이런 사항들이 이 책의 아쉬운 점이다.

     

    저자: 윤태영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출판사: 문예출판사
    출판일: 2020. 2.
    쪽수: 330
    서평자: 강정석 전북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코네티컷 대학교 철학 박사(커뮤니케이션))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장 보드리야르 지음 이상률 옮김 / 문예출판사, 2015 / 3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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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오셔네시·니콜라스 잭슨 오셔네시 지음, 남인용·김미애 옮김 / 커뮤니케이션북스, 2007 / 2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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