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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지방자치 철학자들: 그리고 한국의 지방자치

    기사 작성일 2019-06-19 09:44:11 최종 수정일 2019-06-19 09: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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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왜 지방자치? 이념적 접근의 새 지평 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은 정치적 동물'로서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권리인 동시에 의무라고 하였다. 또 폴리스(polis)에서 모든 시민은 시민으로서 지배를 받는 존재인 동시에 공직자로서 지배를 하는 존재라 하였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 공간은 국가(nation state)같이 규모가 큰 것이 아니라 지방같이 작은 것이라 보았다."(53페이지)

     

    지방자치는 지역의 일을 주민이 스스로 처리하는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가치 실현에 있다. 근대국가는 절대 왕권으로부터 개인의 정치·경제적 자유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국민이라는 상징적 구성원으로 만들어진 공동체로 출발했다. 국가의 탄생과 그 존립의 당위성은 자유를 쟁취한 개인 간에 불가피하게 일어날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개인으로부터 위임된 권한을 행사하는 수준에 머물러야 한다는 제한성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국가의 권한이 점차 확대되면서 통치의 방식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역할 조정 문제가 대두돼 왔다. 

     

    프랑스 몽테스키외(Baron de Montesquieu)는 중앙정부의 '3권 분립'을 통한 권력 남용의 견제와 균형도 중요하지만, 국가와 지방정부 사이의 권력분립을 통해 중앙정부의 독재를 방지하고, 나아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지방자치가 민주주의의 한 축임을 강조한 것이다. 오늘날 국가주의자(statist)와 지방주의자(localist)간의 통치 방식과 제도에 관한 논쟁은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 지방자치가 부활된 이후 지방분권과 주민자치 제도가 정착되면서 행정 효율화와 민주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여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현재의 우리 지방자치 수준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유교문화권인 우리에게 국가주의적 전통과 중앙집권적 정치문화가 존재하고, 좁은 국토와 남북 분단 상황에서 과도한 지방분권보다 중앙집권적인 국가운영이 적합할 수 있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당장 현안인 '자치경찰제' 도입 문제의 처리 과정에서도 이러한 논리들이 마찰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역사가 일천한 탓도 있겠지만, 지방자치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 부재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출간된 「지방자치 철학자들」은 이 분야의 선구자적 저서로 평가할 만하다. 이 책은 지방자치를 기능적, 제도적으로 접근하기 이전에 사상적 관점에서 시원(始原)을 살피게 하고, 새로운 지방자치 제도의 수립에 필요한 준거(準據)를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평생 지방자치 분야를 연구하고, 은퇴 이후에도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그의 신념과 그간 쌓아 온 지식을 이 책으로 담아낸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금맥을 캐듯이 지방자치에 대한 사상적 배경을 찾아 현장 답사까지 하면서 저술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최초의 지방자치의 규범적 자료라는 한국지방자치학회회장 최진혁 교수의 평가에도 전적으로 동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BC 4세기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의 그리스 폴리스(polis)의 정치참여 논리로부터 18세기 몽테스키외(Baron de Montesquieu)와 루소(Jean-Jacques Rousseau), 19세기 제퍼슨(Thomas Jefferson)과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 20세기 챈들러(James A. Chandler)와 티부(Charles Tiebout)에 이르기까지 불후의 정치 사상가들이 강조한 지방주의 주장을 정리해 놨다. 그런가 하면 BC 4세기 플라톤(Platon), 17세기 홉스(Thomas Hobbes), 19세기 헤겔(Georg W. F. Hegel), 20세기 랭그로드(Georges Langrod)에 이르는 국가주의 정치 사상가들의 이론을 제시하여 비교분석을 통한 지방자치에 대한 이해를 선명하게 해준 것은 흥미롭다.  

     

    이 책에서 우리는 주민자치가 공동체의 운영방식을 뛰어넘어 주민들의 민주시민교육의 장(場)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기술한 부분을 주목해야 한다.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은 "시민들의 지방 모임은 자유국가의 힘의 원천이다. 타운미팅(town-meeting)과 자유와의 관계는 초등학교와 학문과의 관계와 같다. 타운미팅은 자유를 어떻게 이용하고 향유하는지 가르친다"고 하고 있으며, 영국의 스미스(Joshua Toulmin Smith)는 주민자치제가 주민들의 참여의식을 고취시키고 시민의식을 함양하게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개인의 자유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간과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특히 스미스는 지방자치와 국가발전이라는 관점에서 "중앙집권화는 개인을 이기적으로 만들어 인류를 퇴화시킬 뿐만 아니라 시민으로서 공적인 책임을 회피하게 한다. 반면 개인의 최대한의 자유 보장, 자기행동에 대한 책임, 경쟁사회에서 창의력 발휘를 보장하는 지방자치 제도가 바람직하다"는 부분은 눈길을 끈다. 이미 과도한 중앙집권적 권위주의적인 국가들이 '실패한 국가(failed state)'로 전락한 역사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 지방자치를 연구하고 제도를 수립하는 학도, 정치인, 공무원이 꼭 일독하기를 권한다. 

     

    저자 : 김석태 (경북대학교 명예교수)
    출판사 : 한국학술정보
    출판일 : 2019. 4.
    쪽수 : 450
    서평자 : 이기우 
    정치학 박사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알렉시 드 토크빌 지음 / 이용재 옮김 / 아카넷, 2018 / 756p., 640p
    알렉시 드 토크빌 지음 / 이용재 옮김 / 아카넷, 2018 / 1권 756p, 2권 640p

     

    이승종 편 / 박영사, 2014 / 371p
    이승종 편 / 박영사, 2014 / 371p

     

    '바르고 공정한 국회소식'

    국회뉴스ON 박병탁 기자 ppt@assembl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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