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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브리프]국익과 진실 보도: 유튜브의 역할과 과제

기사 작성일 2024-10-02 15:29:05
최종 수정일 2024-10-04 08:25:59

국익, 다시 말해 '국가의 이익'은 국가를 기본 단위로 하는 오늘날의 국제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추구되어야 할 가치로서 인식되고 있다. 동시에 언론의 자유는 인간의 기본적인 헌법적 권리로서, 이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현대사회의 언론 매체는 진실을 보도할 권리와 책무가 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두 가치가 충돌할 경우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 것인가?

국익과 진실 보도 사이의 가치 충돌

국익이라는 추상적 개념이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전쟁 보도와 같은 영역에서 국익과 진실 보도 논쟁은 더욱 뜨겁다.

유력 언론 매체에서 종군기자로 활동했던 피터 아넷(Peter Arnett)은 전쟁 보도에서 세 종류의 반응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이더라도 나라에 수치가 되는 일이라면 알리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 ▲아무리 나라에 수치스러운 일이더라도 사실이라면 알려야 한다는 입장 ▲사실이라면 국익에 도움이 되든 말든 무조건 알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렇듯 국익과 진실보도에 대해서 국가에 따라 다양한 접근법이 나타났고, 심지어 한 국가 안에서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판단이 다르게 나타났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새로운 행위자 유튜브의 등장

그동안 국익과 진실 보도를 둘러싼 논쟁에 있어서 핵심적인 행위자는 정부(관료)와 언론(기자)이었다. 정부는 주로 국익을 최우선의 가치로 내세우며 언론 보도를 관리 또는 통제하고자 했다. 반면, 언론은 진정한 국익이란 무엇인가에 물음을 던지며 진실 보도라는 언론의 사명을 수행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일반 시민들은 주로 정부와 언론이라는 주연들이 만들어내는 연극을 관람하고 이에 반응하는 수동적인 존재에 머물렀다.

민주주의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특히 과학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페이스북, 트위터(X), 틱톡, 유튜브와 같은 뉴 미디어(new media)들이 탄생했고, 이러한 뉴 미디어들이 기존 전통 미디어(legacy media)들의 역할을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다. 유튜브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일반 시민들도 뉴스를 생산하고 전파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일반 시민들이 촬영한 생생한 전장(戰場) 화면이 과거 종군기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전쟁 보도의 영역에까지 확산하며 전황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유튜브를 비롯한 뉴 미디어의 등장은 국익과 진실 보도를 둘러싼 논쟁에 있어서 새로운 행위자의 탄생을 의미한다. 그동안 국익과 진실 보도의 논쟁 속에서 수용자의 입장에 머물렀던 일반 시민들이 이제는 스스로의 가치 판단에 따라 관련 뉴스를 생산 및 전파할지 결정하는 주체가 된 것이다.

국익과 진실보도를 둘러싼 새로운 과제

유튜브를 통해 생생하게 전달되는 전장의 모습은 잔혹한 전쟁을 마치 전투 게임으로 둔갑시켰고, 훈련된 종군 기자의 깊이 있는 보도는 사라지고 흥미 위주의 자극적이고 단편적인 화면이 넘쳐나게 되었다. 심지어 각종 첨단 기술이 동원되어 만들어진 조작된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확산하면서 전쟁에 대한 진실을 왜곡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유튜브의 등장은 분명 국익과 진실 보도의 논쟁을 한 단계 진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동시에 해결해야 할 새로운 과제들을 우리에게 남기고 있다.

* 허재철은 일본 도시샤대학에서 미디어학 석사 학위를, 중국인민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디어와 네트워크 분석(SNA)을 통한 국제관계 연구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특히 동아시아 지역을 주요 연구 대상으로 하고 있다. 주요 연구로는 『미디어 보도와 동북아 지역 안보』, 『미중 전략경쟁 시기의 대만 문제와 한국의 경제안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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