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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보 주재관리포트]청소년 SNS 사용 제한을 위한 뉴욕의 입법동향 및 시사점

기사 작성일 2024-11-01 14:02:54
최종 수정일 2024-11-01 14:02:54

[국회보 2024년 11월호]

최근 디지털 환경에서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특정 연령 이하 사용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이하 SNS) 사용을 제한하려는 입법이 전 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도 역시 뉴욕, 캘리포니아 등 주별로 다양한 법률이 제정되고 있다. 플로리다에서는 14세 미만의 청소년들이 SNS 계정을 만드는 것을 금지하는 법률이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뉴욕, 캘리포니아 등은 알고리즘에 의한 SNS 콘텐츠를 제한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이러한 법률들은 표현의 자유 및 사생활 침해라는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학부모 및 교육단체 등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의회를 통과했다. 이하에서는 미국 최초로 알고리즘에 의한 콘텐츠 제공을 규제하는 방식으로 청소년들의 SNS 사용을 제한하는 뉴욕의 '청소년 SNS 보호법'의 내용과 쟁점,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뉴욕주 '청소년 SNS 보호법'(SAFE For Kids Act)의 주요 내용

뉴욕주 의회는 2023년 10월, 알고리즘 제한을 통한 유해 콘텐츠 필터링, SNS 알림 제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청소년 SNS 보호법'(Stop Addictive Feeds Exploitation(SAFE) For Kids Act)을 양원 합동으로 발의했다. 청소년들의 SNS 과몰입과 이로 인한 정신건강 악화에 대한 사회적인 우려가 커지면서 뉴욕주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SNS 사용 제한에 대한 초당적인 지지가 형성됨에 따라 2024년 6월 양원에서 모두 만장일치로 통과됐고, 2024년 12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법안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부모의 동의 없이 접속 기록 등을 근거로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 생성되는 중독성 콘텐츠(Feed) 및 맞춤형 광고를 18세 미만 사용자(이하 미성년자)에게 제공할 수 없도록 했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는 해당 플랫폼을 이미 팔로우하고 있는 사용자의 기본 시간대별 피드를 제공해야 하는데, 이는 중독성 있는 피드가 등장하기 전 소셜미디어 피드가 작동했던 방식과 동일한 방식이다.

둘째, 미성년자에게는 SNS 플랫폼이 부모 동의 없이 야간(00:00~06:00)에 SNS 활동과 관련한 알림을 보내는 것을 금지했다. 이는 수면 방해 가능성을 줄이고 해당 시간 동안의 강박적 사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책임 강화를 위해 플랫폼 회사의 법 위반 시 최대 5천 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으며, 미성년자에게 중독성 피드를 제공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제품, 서비스 또는 기능의 품질을 저하시키거나 가격을 인상할 수 없도록 했다. 또한, 연령을 확인하거나 부모 동의를 얻기 위해 수집된 정보를 수집 목적 외에는 사용할 수 없으며, 원래의 목적으로 사용이 완료된 후에는 즉시 삭제하도록 의무화했다.

법률 제정 과정에서의 쟁점

법률 제정 과정의 주요 쟁점을 살펴보면 첫째, 사용자의 연령을 확인하거나 콘텐츠를 통제하는 SNS 규제가 언론·출판·표현의 자유와 같은 헌법상의 기본권을 지나치게 침해하거나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아칸소, 유타, 텍사스 등 몇몇 주에서 청소년들의 SNS 사용을 규제하기 위한 법률을 제정했으나 헌법상의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연방법원이 법 시행을 잠정적으로 중단, 연기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특히, 일부 판례에서 법원은 SNS 규제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의 표현의 자유도 침해할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는 등 헌법상의 기본권을 폭넓게 보호하는 모습을 보인다.

뉴욕주 의회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심의 과정에서 중독성 피드 등의 정의를 구체화해 법률의 모호성을 최소화하고, 자녀에 대한 부모의 통제권을 완화함으로써 청소년의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도록 노력했다. 하지만 뉴욕주의 청소년 SNS 보호법 역시 (1)수정헌법 제1조4에 따라 보장되는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2)광범위한 개인정보 수집으로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며 (3)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라는 것을 요지로 하는 소송이 제기됐으며, 현재까지도 소송이 진행 중이다.

둘째, 동 법률로 인해 SNS 기업에 제공해야 하는 정보가 대폭 늘어남에 따라 개인정보 유출 및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법률이 요구하는 연령 확인 및 부모 동의 과정에서 SNS 기업이 이름, 생년월일, 이메일, 전화번호는 물론 사회보장번호, 운전면허번호와 같은 고유 식별번호도 요구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즉, SNS 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조항으로 인해 SNS 기업이 보다 많은 개인정보를 수집하게 되는 모순된 상황이 발생하게 됐다.

뉴욕주 의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SNS 기업의 개인정보 수집·사용·보관과 관련한 의무 조항을 심의 과정에서 새롭게 추가했다. 또한 이와 별도로 '청소년 정보보호법'(New York Child Data Protection Act, CDPA)을 제정해 기업이 필수적인 서비스 유지나 보안위협 방지와 같은 경우에만 미성년자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30일 이내에 모든 개인정보를 삭제하도록 하며, 상업적인 이유로 미성년자 데이터를 판매하거나 구매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입법 및 정책적 시사점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청소년들의 SNS 사용을 제한하기 위한 법안이 다수 발의됐으며 조만간 법안 심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발의된 법안들은 청소년들의 SNS 과몰입과 이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하고자 하는 다양한 규제를 포함하고 있다. 법안 내용의 상당 부분이 뉴욕주 등 미국 각 주의 입법례와 유사한 만큼 향후 심의과정에서 미국 내에서의 소송 현황, 판결 내용, 보완 입법 등도 다각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균형감 있는 규제 도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청소년들의 SNS 중독 방지와 정신건강 보호 못지않게 온라인상에서 청소년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것 역시 시급하고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이슈다.

올해 9월, SNS 기업이 성인은 물론 미성년자의 정보도 광범위하게 수집, 보관, 공유하고 있다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의 연구보고서가 발표된 바 있다. 이처럼 SNS 기업에게는 개인정보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유인이 강하게 존재한다. 대부분의 SNS 플랫폼이 무료로 제공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매출이 개인정보를 활용한 광고를 통해 창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소년들의 온라인 노출이 급격하게 증가한 만큼 그들의 개인정보도 예전보다 두텁게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연령 확인 및 부모 동의에 따라 필연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개인정보 수집 문제에 대한 대책은 법안 심의 과정에서 반드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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