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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오피니언

[국회보 주재관리포트]인도네시아 대선 및 총선 결과와 향후 전망

  • 기사 작성일 2024-08-01 13:28:34
  • 최종 수정일 2024-08-01 13:29:33
서정덕 국회 인도네시아 주재관
서정덕 국회 인도네시아 주재관

[국회보 2024년 8월호]

 

지난 2월 14일 인도네시아에서는 5년 만에 대선과 총선이 동시에 실시됐다.

 

전국 80여만 개 투표소에서 유권자 2억 500만 명이 참여한 이번 선거는 '세계 최대의 1일 선거'로 불린다. 인도네시아 대선은 프라보워 국방장관(그린드라당), 아니스 전 자카르타 주지사(나스뎀당), 간자르 중부자바 주지사(투쟁민주당)간 3파전으로 치러졌는데, 결선투표까지 갈 수 있다는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60%에 육박하는 표를 독식한 프라보워 후보의 승리로 다소 싱겁게 막을 내렸다.

 

프라보워 당선인은 육군 특전사령관 출신으로, 우리나라에도 독재자로 잘 알려진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사위다. 1998년 반정부 시위를 과잉 진압했다는 혐의로 1999년에 강제 예편당하는 시련을 겪고 2003년 정계에 입문했으나, 대선에서 두 차례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맞붙어 패배한 이력을 갖고 있다. 2019년 두 번째 대선 패배 이후에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조코위 대통령의 국방장관으로 입각, 강력한 카리스마와 인도네시아 국익 우선 정책 등으로 보수층의 지지를 받아 왔다.

 

현 조코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로 당선

 

프라보워 당선인이 군부독재 이미지, 고령의 나이(만 73세), 낮은 참신성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현 조코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에 힘입었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여당(투쟁민주당) 내 주도권을 두고 메가와티 총재(전 대통령)와 갈등을 빚어오던 조코위 대통령은 자당 소속 간자르 후보를 지지하는 대신, 자신의 장남인 기브란(솔로시장)을 프라보워의 부통령 후보로 출마시킴으로써 과거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프라보워와 손잡았다.

 

친서민적 행보로 70%가 넘는 높은 국정지지도를 누리는 조코위 대통령의 지원이 절실했던 프라보워 후보와, 퇴임 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고 신수도 건설 등 현 정부의 핵심 정책을 연속성 있게 추진하고 싶어한 조코위 대통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프라보워 신임 대통령의 임기는 대선일로부터 약 8개월 후인 오는 10월 20일에 개시된다. 대선 후 약 2개월만에 대통령의 임기가 개시되는 우리나라 사례에 비춰보면 인도네시아의 대선일과 대통령 취임일간의 시차가 상당히 길다. 이는 넓은 국토면적과 2억 명이 넘는 유권자 규모, 수개표 관행 등으로 인해 최종 개표결과 발표에 40일 이상이 소요되는 점 외에도, 취임일 이전에 선거와 관련된 법적 쟁송을 마무리하고 모든 국민의 인정과 축하 속에서 새로운 대통령의 임기를 시작하고자 하는 인도네시아 특유의 화합을 강조하는 정치문화가 투영된 결과로 보인다. 참고로 3월 20일 선관위의 대선 개표결과 발표 직후, 낙선한 아니스 후보와 간자르 후보는 헌법재판소에 재선거를 청구했으나, 4월 20일 헌법재판소가 두 후보의 청구를 모두 기각함에 따라 선관위는 프라보워 후보의 당선을 최종 확정했다.

 

프라보워 당선인이 조코위 대통령의 지원에 힘입어 당선된 만큼 현정부 핵심 정책을 그대로 계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최근에는 다른 목소리도 들린다. 프라보워 당선인이 대선과정에서 약속한 무상급식 실시 재원 마련 등을 위해 현 정부의 역점사업인 신수도 건설사업에 대한 투자를 축소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KF-21 전투기 공동개발 비용 납부 문제, 한국기업 투자환경 개선, 신수도 이전사업 참여,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등 차기 정부와 협력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아직까지 프라보워 정부의 주요정책 기조에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차기 정부의 핵심 정책결정 과정에 우리 정부와 기업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취임 준비단계부터 철저한 사전 정지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서는 현 원내 1당인 투쟁민주당이 16.7%의 득표율로 원내 1당 지위 유지

 

한편, 대선과 함께 치러진 총선(하원의원 선거)에서는 현 원내 1당인 투쟁민주당이 16.7%의 득표율로 원내 1당의 지위를 유지하고, 골카르당(15.3%), 그린드라당(13.2%)이 그 뒤를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는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의 영향으로 다당제 구조가 정착되어 있다. 현재 원내 정당수는 9개에 이르고, 제1당이자 집권여당인 투쟁민주당의 의석비율은 22.3%에 불과하다. 따라서 역대 인도네시아 대통령들은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과반의석의 여당연합을 구성해왔다. 여당연합에 합류한 정당은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약속하는 대신 의석수에 따라 장관 등 주요 직위를 배분받게 된다. 현재 원내정당 9개 중 7개의 정당이 여당연합에 참여하고 있고, 그 의석비율은 82%에 달한다. 반면 야당은 2개 정당이 18%의 의석을 점유하는 데 그치고 있다.

 

대통령제+다당제+대연정이 결합된 인도네시아 정치체제는 다양한 정파 간의 타협과 화합을 촉진해 300여 개의 다민족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가 민족이나 지역 간 갈등 없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정치체제를 유지하는데 기여해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정당 간 치열한 정책개발과 노선 경쟁 유인이 낮아 정치 엘리트들의 기득권 공고화를 초래하고, 강력한 야당의 부재로 의회 권력이 대통령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다.

 

정당 간 여당연합 구성협상 진행 중

 

프라보워 당선인이 속한 그린드라당의 총선 득표율이 3위인 13.2%에 불과하기 때문에 차기 정부도 여당연합 구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재 물밑에서 정당 간 여당연합 구성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정 협상 과정에서 장관직 배분 문제 이상으로 정당 간 정책조율이 중요한 일부 유럽의 내각제 의회와는 달리, 인도네시아의 경우에는 여당연합 구성 협상 과정에서 정책 이슈보다는 정당 간 장관직 배분 문제가 강조되고 있다.

 

원내 제2당이 유력한 골카르당은 여당연합 합류 조건으로 최소 5개의 장관직을 요구한 바 있고, 프라보워 정권 인수위 내부에서 여당연합에 합류하는 정당에 더 많은 장관직을 배분하기 위해 장관직 수를 현행 34개에서 40개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이번 여당연합 구성 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제1당이 유력한 투쟁민주당의 합류 여부다. 투쟁민주당은 대선 과정에서 자당을 배신한 조코위 대통령과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으므로 현재까지는 여당연합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프라보워 당선인 입장에서는 하원의장직을 가져갈 투쟁민주당을 여당연합에 반드시 합류시킬 필요가 있고, 투쟁민주당도 여당연합 합류에 따른 이권을 포기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투쟁민주당은 조코위 대통령에 대한 감정의 골은 숨기지 않고 있지만 프라보워 당선인과는 대화할 수 있다는 미묘한 기류도 감지된다. 투쟁민주당이 소수야당으로서 고난의 길을 갈 것인지, 아니면 조코위 및 프라보워와 극적으로 화해하고 여권의 제1당으로서 차기 정부 지원세력에 합류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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