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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오피니언

[글로벌이슈브리프]정치양극화는 더욱 심화될까

  • 기사 작성일 2025-01-17 14:16:31
  • 최종 수정일 2025-01-17 14:16:31
이종곤 이화여자대학교 부교수
이종곤 이화여자대학교 부교수

2020년대 중반을 지나며 미국의 양극화는 역사상 유례없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물론 미국에서의 양극화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19세기 중반에는 노예제를 둘러싼 갈등이, 19세기 후반 도금시대(鍍金時代·Gilded Age)에는 관세와 통화정책 같은 경제적 이슈가 양극화를 촉발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양극화는 그 범위와 양상이 과거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현대의 양극화는 다수의 정책 영역에 걸쳐 폭넓게 확산되며, 특히 정당 지지와 관련한 감정적 대립, 즉 정서적 양극화(affective polarization)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지지하는 정당에 대해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내집단 편향과 상대 정당을 악마화(惡魔化·demonization)하는 외집단 편향으로 나타난다.

 

정서적 양극화의 심화: 인종, 성별, 종교의 중첩

 

오늘날 미국에서 정서적 양극화는 인종, 성별, 종교와 같은 다양한 사회적 정체성에 걸쳐 중첩적으로 나타난다. 흑인 사회의 정체성은 민주당의 당파적 정체성과 강하게 결합하며 강한 당파적 분류(partisan sorting)를 형성했다. 2016년 대선을 기점으로 도널드 트럼프를 중심으로 한 백인 정체성과 공화당 간의 결합은 정서적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켰다. 같은 시기, 첫 여성 대통령으로 기대되었던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이 패배한 사건, 이어진 #미투(MeToo) 운동, 젊은 민주당 여성 리더들의 등장은 성별 차원에서도 당파적 분류를 강화했다. 더불어 동성결혼과 임신중절과 같은 종교·문화적 갈등은 정서적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켰다. 2010년대 중반 진보적 대법관들의 Obergefell v. Hodges(2015), Whole Woman's Health v. Hellerstedt(2016) 판결은 진보 진영의 승리로 여겨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보수적 대법관들에 의해 Dobbs v. Jackson Women's Health Organization(2022), 303 Creative LLC v. Elenis(2023) 같은 판결이 이어지며 보수 진영의 입지가 강화되었다. 이러한 판결들은 정당 간 대립을 더욱 첨예화하며 정서적 양극화를 자극하는 계기가 되었다.

 

2024년 미국 대선과 정서적 양극화

 

미국의 정서적 양극화는 2024년 대선 과정에서 더욱 명확하게 나타났다.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는 각각 자신이 소속된 정당의 당파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인종, 성별, 종교 등 사회적 정체성을 전략적으로 부각했다. 특히 이민 문제가 대선 주요 이슈로 떠오르며 당파적 분류는 더욱 뚜렷해졌다. 대선 결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강력한 이민 규제가 예고되었으며, 이는 정서적 양극화를 한층 더 고착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정서적 양극화의 문제와 해소 방안

 

정서적 양극화는 내집단과 외집단 간의 감정적 대립을 심화시켜, 합리적 논의와 객관적 정책 분석을 어렵게 만든다. 이로 인해 사회적 갈등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정치적 신뢰가 약화되며 정부의 정책 결정과 집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파적 집단을 초월하는 국가적 정체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에도 미국의 정서적 양극화는 여전히 심각한 상태다.

 

미국 사례는 정서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양극화를 단순한 정치적 현상으로만 보지 않고, 사회 전반의 구조적 문제로 인식하여 적극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 이종곤은 UC Berkeley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주요 연구 분야는 미국 정치다. American Politics Research, American Review of Public Administration, Policy Studies 등의 저널에 다수의 논문을 게재했으며, 『미국 중간선거 분석』(공저), 『대변동의 미국정치, 한국정치』(공저) 등의 저서들을 집필하였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이화정치연구소장을 겸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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