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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오피니언

[글로벌이슈브리프]혁신과 갈등의 시대, 미국의 소프트파워는 어디로 가는가

  • 기사 작성일 2025-01-17 14:13:41
  • 최종 수정일 2025-01-17 14:17:42
장웅조 홍익대학교 교수
장웅조 홍익대학교 교수

미국은 광대한 영토와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상업 자본주의와 시민사회의 자율성을 발전시켜 왔다. 헐리우드(Hollywood)와 브로드웨이(Broadway) 등으로 대표되는 대중문화와 영어의 세계화를 통해, 미국식 라이프스타일이 국제사회에 자연스럽게 침투하여 '타국이 자발적으로 동조하게 만드는 힘'인 소프트파워를 견고히 구축했다. 그러나 21세기에 접어들며 중국·인도·터키 등 인구대국의 급부상, 자국 이익을 강조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기조, 내부의 정치적 양극화와 인종·이민 갈등 등 복합적 문제가 겹치면서, 미국이 과거처럼 독보적 소프트파워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2025년 트럼프 2기 정부의 재출범으로 인해 무역, 환경 협정에서의 후퇴와 문화전쟁(Culture War)의 재점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미국이 오랫동안 표방해 온 민주주의, 자유, 포용의 가치가 훼손될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시민사회와 기술혁신이 이끄는 소프트파워의 지속성

 

그럼에도 미국 소프트파워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연방정부의 문화정책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시민사회의 자발적 에너지와 민간 후원 문화에 있다. 예술기관에 대한 국가 예산이 삭감될 가능성이 거론될 때마다 재단, 기업, 개인 기부가 활성화되어, 문화예술 생태계가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 왔다. 또한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을 발 빠르게 문화콘텐츠에 접목하는 실리콘밸리의 경쟁력은, OTT와 SNS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인에게 미국 문화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핵심 동력이 된다. 바이든 행정부뿐 아니라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기술 패권을 유지하려는 의지를 강력히 보이면서, 예술계가 AI를 활용해 새로운 창작 기회를 모색하는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결국 정부 기조가 어떠하든, 미국 내 깊게 뿌리내린 혁신기술 역량과 민간 부문의 자율성이 미국 소프트파워의 지속가능성을 지탱하는 셈이다.

 

한류와 미국: '스위트파워'가 던지는 시사점

 

미국의 소프트파워가 전과 같지 않다는 진단이 나오는 동시에, 한국의 한류가 새롭게 떠오르는 것도 눈길을 끈다. 프랑스 사회학자 빈센조 치첼리와 실비 옥토브르가 제시한 한류의 '스위트파워(Sweet Power)' 개념은, 군사력이나 값싼 노동력이 아닌 '문화적 하이브리드와 가치 교류'를 통해 세계인의 지지를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한류가 갖는 독특한 의미를 부각한다. BTS, 오징어 게임, 기생충 등이 언어와 지역적 장벽을 뛰어넘어 전 세계 팬덤을 구축한 것은, 미국이 장악해 온 문화콘텐츠 시장에 새로운 균열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과거 미국이 구축했던 소프트파워 모델과도 맞닿아 있지만, 디지털 시대의 참여적 문화를 적극 활용했다는 점에서 한층 진화된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문화산업 및 첨단기술과 협력하면서도 독자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균형점을 찾는다면, 군사 및 경제 협력을 넘어 문화와 기술 분야로 동맹 범위를 넓힐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결론: 동태적 과정 속에서 미국 소프트파워의 미래

 

결국 소프트파워는 군사, 경제력처럼 고정된 것이 아니라, 문화, 정치, 기술이 맞물려 끊임없이 재편되고 재생산되는 과정으로서의 유연한 영향력이다. 미국은 여전히 압도적 자본력과 플랫폼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고, DEI(Diversity, Equity, Inclusion) 같은 가치 기반 운동 및 AI 기술혁신에서도 선도적 위치를 지키는 한편, 민간 기부와 지역단위의 창의적인 문화정책에 힘입어 탄탄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글로벌 콘텐츠 시장 다변화, 중국 등 경쟁국의 강력한 추격, 국내 정치 양극화 등 요인들은 미국이 오랫동안 누려온 문화적 우위를 약화시킬 수 있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국이 내부 갈등을 완화하고 시대적 가치와 기술혁신을 조화롭게 이끌어낸다면, '소프트파워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상당 기간 유지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 장웅조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문화정책 및 예술경영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홍익대학교 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에서 문화예술경영과 문화정책을 가르치고 연구하고 있다. 특별히 소규모 예술단체의 경영과 지원정책, 예술 기업가 정신을 중심으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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