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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오피니언

[글로벌이슈브리프]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AI의 군사적 활용

  • 기사 작성일 2024-11-18 13:13:43
  • 최종 수정일 2024-11-18 13:15:46
김정환 연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교수
김정환 연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교수

근대전쟁이 5세대에 걸쳐 변모한 배경에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있다. 화기의 발전이 1세대 전쟁과 2세대 전쟁을, 전차와 항공기의 등장이 2세대 전쟁과 3세대 전쟁을,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이 3세대 전쟁과 4세대 전쟁을 구분하였다. 5세대 전쟁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이 있다. 무인화로 표현되는 5세대 전쟁의 특징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AI를 활용한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면서 확인된다. 1990년대 걸프전 이후 미래의 전쟁에 관한 연구들은 과학기술의 개발에 따라 최소한의 인명피해와 함께 전쟁을 단기간에 종료시킬 것이라는 속칭 Clean War를 기대하였으나, AI 기술을 활용한 5세대 전쟁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는 여전히 잔혹하고 비극적인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전쟁은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지역으로 확장되어 장기간 진행되고 있다.

 

AI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의 현실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는 AI 자체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완연히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공정성이나 윤리 등의 분야가 인간의 고유한 판단 영역으로 남아 있어야 하듯이, 군사작전에서도 '인간의 유의미한 통제'를 유지하여야 군사작전의 결정에 대해 인간에게 책임을 부담시킬 수 있다. 그렇지만 이스라엘이 사용하는 라벤더와 같은 대상식별 AI의 모습에서, 우리는 인간의 통제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실질적인 인간의 통제가 이루어질 수 없음을 확인하게 된다. 또한 안면 정보나 기타 생체 정보를 통해 살상 대상을 선택하고 있는데, 이것은 특정 집단이나 계층에 대한 폭력 및 극단적으로 제노사이드로 나아갈 수 있는 도구로 AI가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증폭한다.

 

전쟁에서 사용되는 AI에 대한 외부적 통제의 곤란

 

전쟁에서 활용되는 자율무기의 위험성에 대응해서 인간의 통제와 책임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검증이 요구되는데, 그것은 기존에 핵무기의 통제를 위한 검증보다 훨씬 어려울 것이다. AI의 잠재적 능력은 유동적이며 AI 시스템은 쉽게 복제될 수 있으며 작은 규모의 공간에서도 작동할 수 있어 추적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AI는 민간에서 상업적으로 개발되기 때문에 개발을 감지하거나 규제하기 어렵고, 기술 발전 속도가 규제의 수준을 초월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 현재로선 전쟁에서 활용되는 자율무기에 대한 통제는 사용자의 윤리에 맡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즉 외부에서 통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가시지 않는다.

 

* 김정환은 독일 괴팅겐대학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연구 분야는 형사법이고, 주요 저서로는 형사보상론, 형사특별법(공저), 인공지능과 법(공저) 등이 있다. 현재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고, 연세대학교 법학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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