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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오피니언

[국회보 주재관리포트]미국 대통령 행정명령의 법적 근거와  최근 동향

  • 기사 작성일 2025-04-02 09:08:09
  • 최종 수정일 2025-04-02 09:08:09
김준기 미국(워싱턴) 입법관
김준기 미국(워싱턴) 입법관

[국회보 2025년 4월호]

 

트럼프 미 대통령, 50일간 행정명령 89건에 서명

 

2025년 미국은 행정명령 전성시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취임 당일부터 3월 10일까지 50일 동안 서명한 행정명령이 89건이다.연방의회 상원과 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이지만 같은 기간 공포된 법률은 1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의 정책 방향을 알리고 업무 방침을 지시하는 방법으로 행정명령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연방헌법에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발령할 수 있다는 규정은 없다. 그러나 행정명령이 헌법과 법률에 어긋나지 않으면 법적 효력을 가진다고 인정되고 있다. 새로운 정책을 만드는 것은 의회의 입법권과 재정권이지만, 법률의 집행은 대통령의 헌법상 의무이자 권한이므로, 법률을 어떻게 집행할지는 대통령이 행정청에 지시할 수 있다는 취지다.

 

원래 행정명령은 의회가 만든 법률을 잘 집행하기 위해서 구체적인 방법을 행정기관에 제공하는 통로였다.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부터 이러한 수단으로 행정명령을 활용했다. 그러나 중요한 정책에 대해 의회가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 경우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로 역할이 확장됐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남북전쟁 당시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는 인신보호(Habeas corpus) 적용을 중지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계 주민을 내륙 지역에 수용했다. 해리S. 트루먼 대통령은 군대에서 인종이나 종교 및 출신에 따른 차별을 금지했다.

 

미국 대통령이 대외적으로는 이른바 제왕적 권한을 행사하는 반면 대내적인 권한은 의회가 결정한 정책을 집행하는 역할에 그치므로 제한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 예산이 주 및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영역으로 집행되는 과정에서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신속하게 발령하여 정책 의제를 선점하고, 정책 성과에 대해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되면 같은 내용을 법률로 쉽게 의결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 최우선 정책 과제를 빠르게 추진하고 홍보하는 수단으로 행정명령을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 26건의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이후 2주 동안 49건에 서명했다. 임기 초 발령한 행정명령은 미등록 이민자를 추방하고 난민 신청을 중단하는 명령, 환경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명령, 정부효율부를 만들어 활동하게 하는 명령, 행정명령으로 별도 기관을 만들어 행정부 기능을 민영화하는 명령, 다양성 정책을 폐기하는 명령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3월 초순까지 서명한 89건의 주요 내용을 기준으로 보면 미국우선정책 관련 명령이 15건, 외교 및 국방 관련 명령이 13건, 국경 및 이민정책 명령이 13건, 경제 및 에너지 관련 명령이 10건, 행정부 조직 및 기능에 관한 명령이 9건, 보건정책 명령이 8건, 그 밖의 사항이 21건이다.

 

그 중 독립규제기관에 대한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하는 2월 18일 행정명령을 주목할 만하다. 이 명령은 모든 행정기관의 책임성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독립규제기관들이 규정 초안을 대통령비서실에 제출해 그 내용이 대통령의 정책과 일관되는지 검토를 받아야 하고, 대통령이 독립규제기관 재정 사업 지출을 금지할 수 있으며, 독립규제기관을 포함해 행정부에서 법을 해석할 권한은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에만 부여된다고 선언하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노동위원회, 예금보험공사, 선거위원회, 통신위원회, 금융소비자보호청, 연방준비이사회 중 금융감독부문 등이 모두 포함된다. 클린턴 대통령 시절부터 행정기관들의 규정 초안을 대통령실이 검토해왔지만, 의회가 개별 법률로 설치한 독립규제기관은 그 대상에서 제외해왔다. 이번 행정명령이 독립규제기관의 조직과 예산을 정할 의회의 권한을 침해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행정명령을 견제하는 입법부와 사법부

 

이처럼 신속하고 강력한 권한 행사 방법인 행정명령을 견제할 책임은 입법부와 사법부 모두에게 있다. 연방헌법은 권력분립 원칙에 따라 입법권과 재정권을 연방의회에 부여한다. 의회가 결정한 정책의 집행이라면 헌법이 보장하는 행정권의 행사지만, 새로운 정책의 결정이라면 입법권의 행사가 된다. 따라서 의회가 법률안을 의결하면서 행정명령의 범위와 한계를 미리 정하는 방식으로 행정명령을 견제할 수 있다. 또한, 의회는 행정명령 시행에 필요한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 방식으로 집행을 막을 수 있다. 미국에서 세출예산 결정권은 의회만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기 때문이다.

 

한편, 행정명령에 대한 의회 심사법(Congressional Review Act)에 따라 상원 및 하원 본회의 의결을 거치면 행정명령을 무효로 할 수 있다. 다만, 의회가 행정명령을 직접 수정하거나 취소할 수는 없고, 대통령에게만 속하는 권한에 근거를 둔 행정명령에는 의회가 개입할 수 없다.

 

법원도 소가 제기되면 행정명령이 적법한지 심사할 수 있다. 행정명령으로 영향을 받는 자는 소송을 할 수 있고, 판결을 하기 전이라도 가처분 절차에 따라 연방법원이 행정명령의 적용 중지를 결정할 수 있다. 행정명령은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할 수 없으므로 행정명령의 내용이 의회의 의사결정과 모순되는지 또는 일치되는지도 행정명령의 위헌 여부를 따질 때 중요한 판단기준이 된다.

 

연방법원, 80건이 넘는 행정명령 사건 심사 중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대해 연방법원에서 심사 중인 소송이 80건을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정부효율부가 재무부 결제시스템 정보를 획득하고, 부모가 적법한 이민자가 아닌 경우 자녀의 출생시민권을 제한하며, 성전환 여성 수용자를 남성 전용 교도소에 수감하는 행정명령의 적용이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중지되고 있다. 최종적으로 연방대법원에서 행정명령의 합헌성 여부가 결정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한다고 전망되고 있다. 다만, 지난 3월 5일 연방대법원은 2조 달러 규모의 해외원조 예산 지출을 중지시킨 명령에 대해서 의회가 결정한 지출을 행정명령으로 중지할 수 없다는 취지로 결정했다. 이 결정을 계기로 연방대법관 9명 중 보수 성향으로 평가되는 대법관이 6명이지만 앞으로 행정명령 관련 사건에서 어떠한 결론이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2026년 예정된 중간선거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 추진과 홍보를 위해 행정명령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추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행정명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대로 그가 추진하는 정책에 대해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고 의회의 입법을 촉진하는 효과를 거둘지, 그리고 법원이 분쟁의 대상이 되는 행정명령에 대해 어느 시점에 어떠한 판단을 할지에 따라서 앞으로 미국 의회 정치와 헌법 질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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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assembly.go.kr/portal/cnts/cntsCont/dataA.do?cntsDivCd=NAMGZN&pdfClsCd=MGZ&menuNo=6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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