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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동향

[우리국회 동호회]"죽도로 맞으면 시원해요…우렁찬 기합소리에 스트레스 해소"

  • 기사 작성일 2017-05-15 08:57:29
  • 최종 수정일 2017-05-15 11:36:25
국회 검도회 회원들이 호구세트를 갖춰 입고 대련 연습을 하고 있다.
국회 검도회 회원들이 호구세트를 갖춰 입고 연습 대련을 하고 있다.

 

 

동아리 명 : 국회 검도회
난이도 : ★★★★☆
태그 : #죽도로 맞으면 시원~ #호구 착용하고 한번 맞아보세요 #술자리 후에는 직급 떠나 형·동생 #신입10명 중 8명은 나가

 

의사당에 부착된 검도회 포스터
의사당에 부착된 검도회 포스터

국회 직원들이 활동하는 동호회를 기자가 직접 체험하고 소개하는 코너다. 코너가 확정되고, 첫 기사로 어느 동아리를 먼저 체험해야 할 지 고민이 깊었다. 여성 회원이 많아 보이는 '꽃꽂이'가 퍼뜩 떠올랐지만, 너무 속이 뻔해 보여 이번 한번은 참기로 했다. 

 

정처 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의사당 곳곳에 붙어있는 '국회 검도회 회원모집' 포스터가 눈에 들어온다. 1년 365일 붙어있는 포스터를 보고 있자니, 회원모집이 쉽지 않은 듯하다. 대신 '섭외는 쉽겠구나' 하는 생각에 당장 검도회 포스터 사진을 한 장 찍고, 전화번호부터 눌렀다. 

 

김태봉 검도회 회장 휴대폰 번호는 017로 시작했다. 예전 군 간부들 전용 통신사였다던 파워디지털 017이 아직도 있다니. 검도도 잘 모르는데 전화번호부터 괴리감이 느껴졌지만,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번호를 눌렀다. 

 

◆김태봉 회장 "회원들 불편함 없도록 지원"

 

친절한 목소리의 김 회장을 그가 근무하는 의원회관 임상병리실에서 만났다. 푸근한 인상의 그는 본인을 "(동호회의) 머슴"이라고 소개했다. 회원들이 직접 구매해야 하는 호구, 도복을 대신 구매해 직접 물품을 받아오는 역할도 자처한다. 김 회장은 "회원들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운동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 검도회 회원들은 참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도장 내 회원들의 검도복과 보호장구가 정리돼 있는 모습
검도장 내 회원들의 검도복과 보호장구가 정리돼 있는 모습

 

국회 검도회는 50~60명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국회의원, 국회사무처 직원, 국회의원 보좌진, 국회 출입기자 등으로 구성돼 있고, 이중 여성회원은 40%가량이다. 

 

김 회장은 "회원 중 실제 운동하는 사람은 10~20명 정도"라면서 "자주 나오는 여성회원은 5~6명 정도지만, 관심은 있는데 업무 때문에 못나오는 사람도 많다"고 설명했다. 

 

의원 중에는 조경태·유성엽·이찬열 의원 등이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찬열 의원은 검도 2단인 유단자고, 유성엽 의원은 검도에 관심이 많다. 조경태 의원도 운동하러 자주 왔지만, 기획재정위원장을 맡으면서 발길이 뜸해졌다. 

 

최근에는 김현아 의원이 장비를 풀세트로 구입해 매주 1회 이상 보좌진들과 함께 검도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는 후문이다. 김 의원과 맨 처음 검도회를 찾았던 보좌진 4명 가운데, 여성회원 2명은 중도에 포기했고, 남자회원 1명이 추가돼 3명의 보좌진이 김 의원과 함께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회검도회 회원들이 본격적인 운동에 앞서 기본동작을 연습하고 있다

 

다음은 검도회 회장과의 일문일답

 

-검도회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
친목 도모를 목적으로 맨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상당수 국회 동호회는 사무처 직원이 중심이고, 그러다보니 일부는 업무의 연장이라는 인식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검도회는 술 한잔 먹고 나면, 사범 빼고는 나이로 형·동생하며 편하게 지냅니다. 

 

-언제 어떻게 생겨나서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나요?
2011년 3월, 당시 국회에서 근무하시던 치과 의사선생님(4단)이 보좌진과 같이 만들었습니다. 검도회 역사는 그리 길지는 않습니다. 초기에는 국회 본관 태권도장에서 더부살이를 하다가 의원회관에 신관이 만들어지면서 현재의 '다목적 체육관'(의원회관 1층)으로 이동했습니다. 검도는 반복동작이 많아 바닥에 쿠션이 없으면 다칠 수 있는데, 작년 12월에 체육관 바닥을 새로 깔았어요.(흐뭇)

 

운동 전 국기를 바라보며 예를 표하는 검도회 회원들
운동 전 국기를 바라보며 예를 표하는 검도회 회원들

 

-맨 처음 들어가면 뭐 부터 가르쳐 주나요? 

검도에서는 예를 중요시합니다. 죽도를 칼이라고 생각하면 상대방을 치명적으로 해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다뤄야 합니다. 이에 도장에 들어서면 먼저 예를 갖추도록 합니다. 국가·동료·도장에 대한 예를 표하기 위해 묵념을 하면서 마음을 경건하게 가집니다. 신입회원에게는 사범님이 검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도복 입는 법, 죽도 잡는 법, 죽도 명칭 등에 대한 교육이 있어요. 보통 사회에서는 기본동작을 2~3개월 연습하는데, 국회에서는 속성으로 1~2개월 정도에 그칩니다. 2달 정도 해보고 검도가 적성에 맞으면 호구나 도복 등 개인장비를 구매하죠. 장비를 구매하면 새로운 세상이 열려요

 

-들어왔다가 금방 나가는 회원도 많나요? 

신입회원 10명중에 8명은 한 달 정도 하다가 나갑니다. 도복입고 죽도 잡은 모습이 멋있어 보이지만 막상 해보면 힘들고, 매번 같은 동작을 해야 하니 포기하는 경우가 많죠.

 

-검도를 하면 뭐가 좋나요?
검도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기합소리에요. 직장인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일상 공간에서 목소리를 크게 한다는 것은 강심장 아니고는 힘들어요. 하지만 검도장에서는 기합소리를 우렁차게 내야하고, 그러다보면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가 해소됩니다. 호구를 착용하면 안전하게 대련할 수 있어요.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니까 거기서 오는 재미가 있거든요. 때려서 좋은 것도 있지만, 상대방에게서 맞을 때는 시원합니다. 잘하는 사람과 하면 하나도 아프지 않아요. 

 

-예? 

이해가 안되시죠? 정확히 맞으면 되게 기분 좋습니다. 이 사람이 날 정확하게 때려줬구나. 다음에는 '나도 이 사람 머리를 치고 싶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게 됩니다. (-_-??) 호구 착용하고 한번 맞아보세요. 나중에 해보면 알 거에요. 검도는 호구 착용 전에는 정적인 운동이고, 호구 착용 후에는 이후에는 동적인 전신운동이 되는 매력이 있습니다. 

 

국회 검도회 회원들이 1:1로 합을 맞춰가며 운동하고 있는 모습

 

-포스터를 보니 1년 내내 붙어있더라구요?
2년 전에 붙여놓은 거에요. 회관 쪽은 다 뗐는데, 본관에는 좀 남아있을 거에요. 도장에 사람이 너무 많으면 운동하기 힘들기 때문에, 추가로 공고문을 더 붙이거나 하지 않았었어요. 원래는 3~4월 창립총회를 하는데, 대선 때문에 연기가 된 상태에요. 대선이 끝나고 창립제도 하려고 생각중이에요. 공고를 낸 지 2~3년 지났기 때문에 이번에는 회관 쪽에 신입모집공고를 낼 생각입니다. 

 

오정두(좌측) 사범이 죽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정두(왼쪽) 사범이 기자에게 죽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본격적인 체험은 11일(목) 저녁 6시 반 국회의원회관 1층 '다목적 체육관(이하 도장)'에서 이뤄졌다. 도장에 들어서기도 전 입구에서는 기합소리와 죽도 부딪히는 소리가 귀를 찔렀다. 널찍한 도장 안에는 퇴근 후 모여든 회원들이 준비운동을 하고 있었다.

 

검도의 '검'자도 모르는 초보에게 4단의 오정두 사범의 설명이 이어졌다. 오 사범은 대전시청에서 온 국회협력관이다. 초보자에게는 검도복을 입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목적실 옆에는 회관 체력단련실이 있기 때문에 이곳 락커룸을 이용해 환복하면 된다. 검도복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끈을 매는 방식은 꽤나 복잡하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다. 

 

오 사범은 죽도를 잡고, 다리 자세를 취하는 방법부터 가르쳤다. 발을 11자로 유지한 채, 움직여야 하고, 죽도를 움켜쥐는 병혁은 오른손잡이의 경우 오른손이 위쪽을 왼손이 아래로 가게 잡는다.

 

오 사범은 "죽도를 잡을 때 오른손잡이는 왼손에 내려치는 힘을 주고, 오른손은 방향만 잡아준다"면서 "그렇다고 해도 대개는 오른손에 자동적으로 50%정도 힘이 들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죽도로 상대방을 타격할 때는 힘을 줘서 내려치는 것이 아니라 살짝 닿았다가 뗀다고 생각하면 된다. 김태봉 회장이 말했던 것처럼 오정두 사범도 "제대로 맞으면 시원하다. 아프지 않고 때로는 쾌감이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손목을 맞아보니, 아프다는 느낌보다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힘 조절에 실패하거나 초보자들이 무리하게 휘드르면 크게 다칠 수도 있다. 오 사범은 "검도를 배운 한 여중생이 강도를 만나 다급한 마음에 죽도로 도둑의 손목을 내리쳤는데, 손목이 부러졌다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죽도는 '검'라고 생각하고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검도는 예의를 중시하는 운동이다. 오 사범은 "선생님에게는 30도로 숙여서 인사하고, 상대방에게는 15도로 굽혀서 인사한다"면서 "죽도도 진검이라고 생각하고, 넘어다닌다거나 하지 말고, 조심히 다뤄야 한다"고 당부했다. 죽도는 칼끝인 선혁에서 손잡이 부분인 코등이까지 칼등줄이 있다. 죽도를 내려놓을 때도 칼날이 아래쪽을 향해야 한다. 

 

국회 검도회는 대한검도회 공인도장으로 초단까지 자체적으로 심사가 가능하다. 오 사범은 "7단 선생님도 계시기 때문에 초단까지는 자체적으로 심사할 수 있다"면서 "저는 퇴임이 그리 길게 남지 않았는데, 이후에도 재능기부 형식으로 남아 지도할 생각이 있다"고 전했다. 

 

'바르고 공정한 국회소식'

국회뉴스ON 박병탁 기자 ppt@assembl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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