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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학교는 민주주의를 가르치지 않는다

  • 기사 작성일 2018-03-08 16:54:24
  • 최종 수정일 2018-03-08 17: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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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학교의 그림자, 아이들의 행복 그리고 민주시민으로서 성장

 

청소년에게 삶의 현장은 일차적으로 '학교'이다.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절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진정한 교육을 하려면, 이 곳에서 일어나는 일이 교육의 최우선 주제가 되어야 한다.(310p.)

 

학교는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다. 우리 국민 대부분이 학교에 다닌 적이 있거나 다니고 있는 사람을 주변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도 기준으로 취학률이 초등학교 97.3%, 중학교 94.2%, 고등학교 93.7%라는 통계는 학교의 친숙성과 보편성을 잘 나타내 준다. 그러나 학교에 대한 일상적 친숙성 때문에 잘 알고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이 책을 읽으면 자기 생각이 착각이었음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우리 사회에서 학교가 지닌 문제점을 교복과 차별, 욕설 문화, 유학의 사회적 의미, 학교의 군대적 모습과 서열 문화, 사학비리, 학교의 물리적·심리적·성적 폭력과 자살 등에 걸쳐 포괄적으로 다루면서 우리가 간과했던 학교의 어두운 면을 심층적으로 들추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을 통한 아이들의 양육과 성장은 동서고금을 걸쳐 내려오는 인류의 본능적 관심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공교육 체제로서 학교 교육이 본격화되기 이전에는 공동체 환경과 문화 속에서 이뤄지는 교육 기능에 주목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맹모삼천지교는 이를 잘 나타낸다. 오늘날 보편화된 학교 교육 체제에서는 학교 교육 기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소위 좋은 학교가 속해 있는 지역의 높은 집값이 이러한 관심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큰 비용을 감수하고라도 좋다고 하는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려고 하는 이유는 아이의 행복을 위해서일 것이다. 그런데 그 학교가 실제로는 폭력적이고 비민주적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저자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당면할 수 있는 반민주적인 모습들을 기술하면서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숙고하도록 한다. 보편화된 학교 교육을 피할 수 없는 오늘날, 학교에서 아이들이 행복하게 성장하려면 파괴된 학교의 민주주의를 회복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함을 학교의 반민주적인 모습을 폭로하며 역설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인간을 주체로 인정하고 그 존엄성 존중을 최고의 이념으로 내세우기 때문에 가치 있다. 학교에서 이러한 민주주의를 교육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을 위해서다. 민주주의를 교육하고 배움으로써 사람은 자신의 삶과 자신이 속해 있는 공동체의 주체가 될 수 있고 자신과 타인을 차별 없이 존엄하게 존중함으로써 행복해질 수 있다. 그렇기에 오늘날 학교 교육은 이념적으로 민주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이념적으로 민주주의를 지향하면서도 왜 학교 현실은 그렇지 않은 모습이 많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사회의 연관성을 알아야 한다. 학교는 사회의 일부분으로 존재하므로 사회체제와 문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학교의 가부장적 위계질서, 군대 문화와 폭력 등은 우리 사회의 서열과 군대 문화, 힘에 의한 문제해결 방식 등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학교의 반민주주의적인 모습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민주화를 동시에 모색해야 함을 알 수 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사회의 민주화 흐름이 학교에도 흘러들어 학생인권조례, 학생 자치활동의 활성화 등이 나타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민주주의를 교육하는데 있어 아직도 부족함이 많음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책은 일리치(Ivan Illich)의 「脫學校論爭」, 라이머(Everett W. Reimer)의 「학교는 죽었다」와 같은 비판교육학 입장에서 학교의 반민주적인 문제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 그렇지만 민주주의 측면에서 있을 수 있는 학교의 순기능을 무시하고 있는 점, 자주 보이는 단정적인 문장 기술 등에서 균형과 조화를 중요시하는 독자들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학교의 반민주적인 모습을 다루는 시점도 현재와 30~40년 전의 과거가 혼재되어 있어 학교의 현실을 판단하기에 혼란스러울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책을 읽으면서 현재 학교가 지니고 있는 반민주적인 모습을 파악하고, 어떻게 이를 극복하여 아이들의 행복한 성장을 도울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앨빈 토플러가 「부의 미래」에서 변화에 대해 기업은 시속 100마일의 속도로 대응하는데 비해 학교는 시속 10마일의 속도로 대응한다고 기술한 적이 있다. 학교의 보수적이고 수동적인 모습을 잘 지적한 표현이다. 18세기의 시민혁명 이후 새롭게 등장한 민주주의조차도 아직 내재화하지 못한 우리 학교의 현실을 반영한 표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러한 학교에서 우리 아이들은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문명사의 패러다임적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아이의 행복, 아이의 미래에 관심이 있다면 아이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학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아이를 망가뜨리는 학교의 반민주적 폭력문화와 구조를 혁파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필요성에 동의한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저자 : 박민영(문화평론가)
출판사 : 인물과사상사
출판일 : 2017. 8.
쪽수 : 311
서평자 : 김영인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청소년교육과 교수(교육학 박사)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 파커 J. 파머 / 글항아리, 2012 / 327쪽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 파커 J. 파머 / 글항아리, 2012 / 327쪽

 

​작은 학교 행복한 아이들 / 작은학교교육연대 / 우리교육, 2009 / 319쪽
​작은 학교 행복한 아이들 / 작은학교교육연대 / 우리교육, 2009 / 3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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