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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플랫폼 공화국: 우리 삶을 지배하는 알고리즘 이야기

  • 기사 작성일 2024-12-11 10:07:35
  • 최종 수정일 2024-12-11 10:07:35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플랫폼 세상에 적응하기 위한 사용설명서

 

"우리는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가? 유럽 대륙이 주도하는 대서양 전쟁의 규제 전략을 따라갈 것인가, 아니면 소비자 편익 중심의 신중론을 펼치는 미국을 참고하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인가?"(80쪽)

 

대부분의 단어가 그렇듯 단어 그 자체는 가치 중립적이다. 다만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사회적 인식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가 결정된다. 대표적인 예가 '플랫폼'이다. 원래 플랫폼이라는 단어는 기업들이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 호환이 되는 모듈식 제조공정을 채택하면서 쓰이기 시작했으며, 데이터와 각종 디지털 기술이 범람하는 요즘은 네트워크 효과(전화처럼 어느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사용이 다른 사람들의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효과)를 강조하는 디지털 플랫폼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다만, 우리 사회가 플랫폼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하기 쉽지 않은 듯하다. '타다' 사태로 대표되는 운수업계와 플랫폼 기업들의 갈등, 매년 국정감사에서 질타받은 배달 플랫폼들은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를 증폭시키면서, 21세기의 새로운 플랫폼 러다이트 운동(산업혁명 시대에 일어났던 기계파괴운동)을 만들어 내는 듯하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하듯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삶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플랫폼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맹목적으로 플랫폼을 맹신하며 낙관론을 펼칠 필요도, 뚜렷한 근거 없이 적개심을 보일 필요도 없다. 대신 플랫폼이 무엇인지, 우리 삶에 어떠한 영향을 어떻게 미치는지 찬찬히 뜯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은 플랫폼의 개념을 전혀 모르는 독자에게도 훌륭한 '플랫폼 사용자 매뉴얼'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서문을 제외하고 크게 다섯 개의 장으로 되어 있는데, '플랫폼 경제'에서는 경제의 관점에서 플랫폼을 소개하고 있다. 어떻게 비디오 대여점이 몰락하고 OTT 같은 플랫폼으로 대체되었는지, 유럽과 미국은 플랫폼에 대해 어떠한 다른 접근을 하고 있는지, 플랫폼의 어두운 면은 어떤 것인지, 플랫폼 경제에서의 경쟁 질서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다. 두 번째 장인 '플랫폼 정치'에서는 소위 SNS로 대변되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어떻게 정치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고 있다. 러시아의 선거 개입, 미국 대선 음모론, 트위터를 활용하는 정치인들, 뉴스 추천 알고리즘에 대해 음모론을 제기하는 국내 정치인 등 플랫폼이 경제뿐 아니라 정치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는 것을 여러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세 번째 장인 '플랫폼 사회'는 플랫폼이 어떻게 우리 사회 깊숙이 침투해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도 우리의 상당한 개인정보가 플랫폼에 공유되어 있고 알게 모르게 광고 등에 활용되고 있다. 비행기표를 구매하면 여행 일정이 스마트폰 스케줄에 자동 등록되고 내가 검색한 키워드 중심으로 유튜브나 검색 창 광고가 제공되니 말이다. 저자는 요즘 문제가 되는 앱 추적, 검색엔진에 남는 쿠키, 사용 흔적(디지털 발자국) 등의 이슈를 몇 년 전 불거졌던 페이스북 사태를 들며 설명하고 있다. 네 번째 장은 '플랫폼 문화'를 다루고 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음악 CD를 사지도, MP3 파일을 내려받지도 않는다. 음악 플랫폼을 통해 스트리밍 음악을 즐기고 있으며, 많은 일반 국민이 유튜브 창작자로 활동하는 세상이 되었다. 마지막 장은 ‘플랫폼 정부’를 소개하고 있다. 아직 상대적으로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에스토니아는 모든 국민의 건강 정보를 클라우드 플랫폼에 탑재하고 블록체인 기반 선거를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 민간뿐 아니라 공공영역에서도 플랫폼의 확산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와 달리 앞으로는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 그리고 이 둘이 융합되는 플랫폼이 경제, 정치, 사회, 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현명한 소비자로서 플랫폼의 본질과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며, 이 책은 이를 위한 훌륭한 사용자 매뉴얼이 될 것이다.

 

저자: 정상조(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출판사: 사회평론아카데미
출판일: 2024
쪽수: 341
서평자: 안준모(고려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마크 버겐
현대지성, 2024, 554쪽
마크 버겐 지음 / 현대지성, 2024 / 554쪽

 

스콧 갤러웨이 지음 / 비즈니스북스, 2018 / 448쪽
스콧 갤러웨이 지음 / 비즈니스북스, 2018 / 4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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