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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회계는 어떻게 경제를 바꾸는가

  • 기사 작성일 2017-09-08 16:48:19
  • 최종 수정일 2017-09-08 16:48:19
회계는 어떻게 경제를 바꾸는가.jpg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우리 회계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하여!

 

공인회계사라는 직업을 가진 탓에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의 근본적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 것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과거 내가 근무했던 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를 한 것을 알고 뭔가 특별한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 짐작하고 질문하는 것일 텐데, 그 깊은 사정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누구의 책임인지 함부로 단정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어찌됐든 법원은 회사의 경영진과 회계감사를 담당한 공인회계사들에게 모두 책임을 물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분식회계사태의 책임을 누구에게 지워야 하는가에만 초점을 두고 회계부정 사태를 논한다. 그러나 저자는 그러한 말초적 관심을 넘어서 보다 근본적인 사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해 관계자들에게 자정 노력이 왜 필요한지를 역설한다. 

 

자본시장에서 회계는 '공공재'의 성격을 지닌다. 특히 회계라는 공공재는 이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에게는 때로는 귀찮은 규제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적극적으로 남을 속이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왜 회계가 규제되고, 남을 속이는 수단이 되기도 하는지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경영자의 횡령은 분식회계를 낳고, 투자자들에게 기업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포장하기 위해서도 분식회계는 필수적인 수단이다. 특히 저자의 공인회계사로서의 경력과 검찰에서의 특별한 경험은 우리나라에서 분식회계의 다양한 원인을 현실감 넘치게 설명한다. 

 

책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우리나라의 회계 투명성 순위는 세계 60위권에 머물러 있다. 무역 규모, 국가경쟁력 순위와는 전혀 들어맞지 않는 수치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의 회계 투명성 순위는 이토록 낮은 것일까? 저자는 이를 앞서 말한 법원의 판단처럼 경영자와 감사인의 도덕적 문제에 그 근본 원인이 있다고 말한다. 저자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일치하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우선 회계 담당자들의 회계실력에 그 문제점을 두고 있지는 않다. 우리나라 회계 담당자들의 평균적인 회계실력이 여타 다른 국가 담당자들의 실력에 견주어 볼 때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렇다면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분식회계를 묵인하지 않고 고발하거나 문제 삼는 사람들이 부담을 갖게 될 수밖에 없는 한국의 배신자 문화, 경영진의 회계투명성에 대한 필요성 인식 부족 등도 문제일 수 있으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회계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특히 이 책은 회계감사의 실상을 알려주면서 회계감사인의 독립성 부족, 대형 회계법인의 독과점 문제, 회계법인의 감사품질에 대한 노력 미흡 등을 주된 원인으로 뽑고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투자자들의 회계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아닐까? 

 

아직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기업의 재무정보를 활용한 투자보다는 기업의 평판, 언론 보도내용, 심지어는 떠도는 풍문에 의존해 투자를 하는 관행이 더 문제가 아닐까 싶다. 기업의 성장과 이익을 보고 장기적인 투자를 생각하는 투자자는 회계정보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인다. 그에 반해 소위 말하는 '한방'을 노리는 투자자는 회계 정보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많은 정보 이용자들이 회계 정보에 관심을 두지 않는 한, 분식회계가 드러난 후에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지 않을까? 사실 대우조선해양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지 않았더라면 과연 분식회계가 발각됐을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저자는 회계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무정보 생산자들의 자정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기업 경영진과 회계 감사인들의 자정 노력이 없으면,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돼 자본시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게 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 전에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들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소비자들이 좀 더 투명한 회계를 요구하고, 그에 대한 마땅한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어야만 회계감사 시장도 좀 더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바뀌지 않을까. 

 

이 책은 우리 회계시장이 왜 투명하게 흘러가지 못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 사례를 들어 잘 설명하고 있다. 회계 부정이 그동안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잘 보여주고, 회계 부정이 사라져야만 한국 경제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한다. 특히 대한민국 회계 부정의 현 주소에 대해 가장 가까운 사례를 들어 설명한 책을 찾고 있다면 바로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저자 : 조권(공인회계사)
출판사 : 흐름출판
출판일 : 2017. 6.
쪽수 : 332
서평자 : 원재훈
이촌회계법인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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