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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다크 넛지: 치밀하고 은밀한 알고리즘의 심리 조작

  • 기사 작성일 2024-12-18 09:32:45
  • 최종 수정일 2024-12-18 09:32:45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넛지 對 다크 넛지' 과연 우리의 선택은?

 

"악마는 항상 우리에게 선택권을 준다. 파우스트가 무한한 즐거움과 지식을 얻으려고 기꺼이 자기 영혼을 바친 일이나 블루스의 거장 로버트 존슨이 기타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연주 실력을 위해 자기 영혼을 교환한 것 등 우리가 잘 아는 이야기 속에는 자신의 자유 의지로 거래하는 이들의 사례가 가득하다."(314쪽)

 

2023년에 출간된 로라 도즈워스(Laura Dodsworth)와 패트릭 페이건(Patrick Fagan)의 『Free your mind』를 『다크 넛지』로 번역한 이 책은 총 2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복잡한 주제들을 대화적 어조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뒤 각 장의 말미에 규칙이라는 부제하에 친절하게 요점들을 정리하고, 마치 학위논문처럼 인용한 참고문헌들도 잘 보여주고 있다.

 

자연스러운 선택을 유도하는 '넛지(Nudge)'라는 개념은 리처드 탈러(Richard Thaler)와 캐스 선스타인(Cass Sunstein)이 2008년에 출간한 책인 『넛지』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특히 2017년에 리처드 탈러가 행동경제학의 새 지평을 개척한 공로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면서 다시 한번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다크 넛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지능적으로 조작된 전술 혹은 넛지가 우리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의사 결정을 어떻게 조정하고 있는지 종교 단체에서부터 정치 캠페인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광고주, 정치인, 소셜 미디어 플랫폼 등이 우리의 선택을 넛지하고 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미묘한 심리적 기술들을 강조하여 보여주고 있다. 심리학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소셜 미디어, 마케팅, 심지어 정부가 어떻게 인지적 편견을 이용하여 사람들에게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도 밝히고 있다. 이를 통해 적절한 보호 장치가 없다면 자동화된 의사 결정 등은 대중 조작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시민들은 자신도 모르게 이 시스템을 운영하는 은밀한 세력에 자율권을 넘겨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각종 사례 연구들과 전문가들의 통찰력을 통해 독자들이 '다크 넛지'를 더 잘 파악하여 정신적으로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들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이 강조하는 것은 첫째, 독자들이 일상의 자극을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미묘한 조작들도 파악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둘째, 광고주나 정치인이 사용하는 '다크 넛지' 기술을 더 잘 파악하여 부당한 설득에 대한 인식을 향상하는 것이다. 셋째, 정신적으로 독립심을 배양하여 의사 결정의 자율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넷째,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키워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소비하는 능력을 향상하는 것이다. 다섯째, 개인적, 직업적 맥락에서 사회적, 심리적 조작에 대한 회복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 책은 일부 독자들에게는 광범위한 사례와 반복적인 논리 전개를 통해 사회 캠페인이나 공중 보건 메시지와 같은 공적이고 합법적인 영향력에 대한 과도한 회의주의를 유발할 수도 있고, 세상이 어떻게 조작되는지에 끊임없이 노출되어 일상적인 상호 작용을 지나치게 의심하게 할 수도 있다. 어떤 부분은 심리학적 개념을 다루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경우에는 내용이 어려울 수 있고,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구체적인 전략이나 해결책이 실제 생활에서 구현하는 것이 더 어렵거나 제한적일 수도 있다.

 

최근의 다양한 제품이나 서비스들은 스트리밍 서비스와 같이 경험재가 많고,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친숙해진 상태라서 이 책에서 언급하는 것처럼 자세한 조사와 비판적 사고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 이 책은 많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경우 직접 체험할 때 가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과 이러한 개인적인 경험들이 만족도와 제품 품질을 측정하는 데 대체할 수 없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간과하는 측면도 있다. 즉, 저자들이 '다크 넛지' 문제들은 잘 강조하지만, 실용적이고 일상적인 해결책을 제공하는 데 깊이가 부족하기도 하다. 주류 기관을 종종 비판하지만, 그들의 긍정적 기여에 대한 균형 잡힌 견해를 제시하지 못하는 편향적인 면도 있다.
 
결론적으로 이 책에서 시사하는 바는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간단한 동의하에 자동으로 내려진 의사 결정들이 유용하고 편리하며, 이러한 것들이 정신적 부담을 줄여 더 많은 창의성과 복잡한 사고를 위한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견해와 자동화된 결정이 윤리적인 지침과 적절한 규제를 통해 효율성과 공정성을 개선할 때 사회에 이로울 수 있다는 중립적인 관점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저자: 로라 도즈워스(작가·저널리스트), 패트릭 페이건(행동과학자)
출판사: 포레스트북스
출판일: 2024
쪽수: 542
서평자: 이봉규(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
리더스북, 2022, 487쪽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 지음 / 리더스북, 2022 / 487쪽

 

백병성
커뮤니케이션북스, 2023, 98쪽
백병성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2023 / 9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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