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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포퓰리즘의 세계화

  • 기사 작성일 2017-12-28 14:32:21
  • 최종 수정일 2017-12-28 14: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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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왜 전 세계적으로 엘리트에 대한 공격이 확산되고 있는가

 

존 주디스의 신간 『포퓰리즘의 세계화』는 전 세계적인 포퓰리스트 폭발 현상을 분석하고 있다. 포퓰리즘은 발생하는 환경에 따라 그 형태와 전개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하나로 묶어 이론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저자도 포퓰리즘을 정의하는 공통된 관념이 없으며, 서로 간에 유사성은 있으나 배타적인 일련의 특성은 없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포퓰리즘과 유사한 '표퓰리즘'이란 용어가 등장하기도 했는데 이는 표를 많이 얻기 위해서 선심성 공약을 남발한다는 의미로 '표'퓰리즘이다.

 

얀 베르너 뮐러는 그의 저서 『누가 포퓰리스트인가』에서 포퓰리즘에 관한 일곱 가지 논지를 펴면서 "포퓰리즘은 근대 민주정치의 고유한 일부도 아니고 비이성적인 시민들에 의해 유발되는 병리학적 징후도 아니고 대의정치에 영구히 따라 붙는 그림자다"고 주장한 바 있다. 포퓰리즘은 엘리트나 기득권층에 대항하도록 보통사람들을 결집시키려 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규정할 수 있다.

 

역사적인 사례로 프랑스 국민전선은 1970~1980년대에 "실업자가 200만인데 이민자가 200만이다"는 포스터를 내걸어 국민을 선동한 적이 있다. 미국 역사에서 빠르게 퍼지고 유럽으로 이식된 포퓰리즘은 우파, 좌파, 중도라는 용어로 정의될 수 없다. 우익·좌익·중도 포퓰리즘 정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포퓰리즘이 이념이라기보다는 정치 논리, 정치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포퓰리스트들이 성공을 거두는 때는 지배적인 정치 규범과 국민들의 희망, 두려움, 관심사가 서로 충돌한다고 여기는 시기라고 봤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정당들은 이민을 지지한 데 대해 다수 유권자는 이민자 집단이 범죄와 테러 집단화 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기를 들었다. 포퓰리스트 후보와 정당은 유권자들의 이러한 우려에 대해 노골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면서 자신들의 활동 영역을 넓혀나갔다. 이처럼 포퓰리스트들은 사소해 보이지만 주목할 만한 진실이 포함된 우려를 퍼뜨리면서 선거에서 승리하려고 한다.

 

포퓰리스트들은 엘리트들이 자기 잇속만 차리고 비민주적인 집단이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그 엘리트에 대항하도록 보통 사람들을 결집하려고 한다. 본래 권리란 사회적으로 힘이 없는 소수파에게 필요하므로 전체와 다수를 강조하는 포퓰리즘에서 권리를 탐탁잖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포퓰리스트는 이런 방치된 관심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이 관심사를 정치라는 틀 안에 넣어 국민이 비타협적 엘리트에 대항하도록 만든다. 그렇게 함으로써 포퓰리스트는 정치 변화의 기폭제가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과격한 주장을 많이 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상식을 벗어나는 과격한 주장을 통해 이른바 '침묵하는 다수'의 관심을 결집하는데 목표를 뒀고 결국 성공했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기득권층'이 놓치고 있던 백인 소외층의 침묵을 대변해 예상을 뒤엎고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포퓰리스트들이 엘리트에게 제시하는 일련의 요구가 즉각적인 협상의 대상이 될 일반적인 요구라면 명확히 국민과 기득권층 간의 충돌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만약 트럼프가 멕시코와의 국경을 경비하는 요원의 수를 늘리라고 요구했다면 국민과 엘리트 사이의 엄청난 견해차나 갈등으로는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멕시코 정부가 설치비용 전액을 지불할 국경 장벽을 세우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에 트럼프는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포퓰리스트 운동이 제기하는 요구는 주요 정당에 흡수되기도 하고 철저히 외면당할 수도 있다. 포퓰리스트는 모든 것을 혼란스럽게 하지만 지배적 정치 이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수리가 필요하다는 신호이자 표준적인 세계관이 고장났다는 신호이므로 이들을 주목해야만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현재의 정치 환경에서는 도저히 실현되지 않을 것 같은 요구를 통해 문제를 드러내는 것이다. 포퓰리즘에 관한 연구는 학문적으로 오랫동안 진지하게 진행되기보다 포퓰리즘이 득세할 때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포퓰리즘을 이해해야만 대의민주주의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포퓰리즘의 본질을 연구한 이 책은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원제 : The Populist Explosion
저자 : 존 주디스(John B. Judis)(전문 저술가)
역자 : 오공훈
출판사 : 메디치
출판일 : 2017. 7.
쪽수 : 283
서평자 : 김영진 대전대학교 법학과 교수(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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