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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살아갈 자유, 디지털 노마드

  • 기사 작성일 2017-08-23 17:05:54
  • 최종 수정일 2017-08-23 17:05:54
원하는 곳에서 일하고 살아갈 자유, 디지털 노마드(도유진)_2.jpg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인간을 위한 노동자, 디지털 노마드

 

새벽 출근길 거리에서, 러시아워의 도로 위에서, 바쁜 회사 사무실에서 사람들이 소리 없이 사라지고 있다. 그들은 노트북 가방을 등에 메고 여행용 캐리어를 손에 쥔 모습으로 방콕과 부다페스트, 베를린, 발리에서 나타났다 사라진다. 정주하는 삶의 방식을 버리고 세상을 유목하듯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이다. 농경사회의 출현과 함께 사라졌던 유목민이 디지털 시대를 맞아 새롭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자본주의 사회는 정주하는 삶을 기반으로 발전해 왔다. 증기기관의 발명은 자본주의식 공장 노동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의 <모던 타임즈(Modern Times)>에서 볼 수 있듯이, 사람들은 매일 아침 공장으로 출근해 컨베이어 벨트의 회전 속도에 맞춰 노동을 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자본을 위한 노동과 소비를 반복해야만 살아갈 수 있었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 생산 관리라는 이름의 노동 통제를 받으며 하루를 보낸다. 

 

공장식 노동은 하청을 통해 강제되기도 한다. 갑에서 시작된 계약관계는 자본의 이익을 따라 을과 병을 넘어 정, 무, 기, 경, 신으로 이어지고, 여기에서 노동자들은 기계의 부속품처럼 배치되어 일하며 살아간다. 공장식 노동 환경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회사가 있는 도시에서 살아가려면 높은 수준의 주거비와 생활비를 감당해야만 한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라는 사회적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다. 특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테크놀로지 회사가 있는 도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 책은 "우리는 왜,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저자는 이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사람으로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를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일하는 시간과 노동 환경, 업무 방식을 스스로 정하고, 어디에서 일하며 살아갈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인류 최초의 사람들이다.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사람만이 노동의 가치와 인간의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다. 자본을 위한 노동과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대표되는 도시적 삶에서는 '인간을 위한 노동'을 상상할 수 없다.

 

우리 사회의 노동 환경, 경제 정책, 그리고 기업이 이 변화의 흐름에 동참할 때,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일하고 살아갈 곳을 선택할 자유가 찾아 올 것이다.(44~45쪽)

 

노동은 가치를 생산하는 일이다. 노동을 통해 생산된 가치는 제일 먼저 인간적인 삶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된다. 이렇게 사용하고 남은 가치를 보통 잉여가치라 부른다. 인간을 위한 노동은 잉여가치의 생산을 통해 미래를 설계하는 일이다. 세계 각지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연결된 디지털 노마드는 글로벌 네트워크 협업으로 다양한 가치를 생산한다. '인간을 위한 노동자'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원 웨이 티켓(One Way Ticket)>이라는 이름의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됐고, 디지털북으로도 배포될 예정이다. 이 모든 작업 과정은 블로그(dareyourself.net)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쓰는 동안 타이베이를 비롯한 5개 도시를 이동했고, 출판사는 경남 통영에서, 디자이너는 서울에서 작업을 진행했다. <원 웨이 티켓>은 25개 도시에서 촬영했는데, 그중 저자가 직접 촬영한 건 약 60~70% 정도뿐이다. 나머지 촬영과 섭외, 편집과 각종 후반작업 등은 세계 각 지역의 동료들이 도와줬다. 영화의 시나리오 작업을 도와준 작가는 런던과 발리를 오가며 협업했고, 영상편집자는 서울에서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고 한다. 디지털 노마드를 주제로 한 책과 영화를 디지털 노마드 방식으로 진행해 완성한 것이다. 

 

이렇듯 저자와 그의 친구들, 즉 디지털 노마드가 개척해 온 '인간을 위한 노동'은 다양하고 새로운 가치를 생산해내고 있다. 이 책과 영화, 그리고 블로그는 세상을 향해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만국의 디지털 노마드여, 연대하라". 디지털 노마드가 인간을 위한 노동에서 잃을 것은 자본을 위한 공장식 생산 방식과 젠트리피케이션뿐이고, 얻을 것은 의미 있는 사회적 가치다. 새로운 역사는 이러한 작은 움직임에서부터 시작하게 마련이다.

 

저자 : 도유진(콘텐츠 창작자)
출판사 : 남해의봄날
출판일 : 2017. 6.
쪽수 : 240
서평자 : 김태현
한국외국어대학교대학원 정보·기록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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