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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다시, 국가를 생각하다

  • 기사 작성일 2017-11-02 12:31:31
  • 최종 수정일 2017-11-02 12:31:31
다시, 국가를 생각하다(토드 부크홀츠).jpg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국가 흥망성쇠의 패턴과 부활의 나침반

 

인간에게 생로병사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듯이 국가의 흥망성쇠도 불가피하다. 유구한 인류 역사에서 일시적 행운으로 잠깐 주목받는 개인과 국가가 수없이 명멸하는 가운데 생로병사와 흥망성쇠의 과정에서도 각각의 전개양상과 시간개념은 다르다. 미천한 신분으로 병약하게 태어난 개인이 강인한 의지로 운명을 개척하고 커다란 성취를 이루거나, 변방의 약소국으로 출발한 국가가 강대국으로 발전하고 지속적 혁신으로 오랜 기간 번영하는 공동체가 출현하기도 한다. 인간의 삶에서 바람직한 원칙과 모델을 찾으려 하듯이 국가 단위에서도 빈곤에서 번영으로 나아가서 유지하는 방향과 패턴을 찾으려는 접근들이 있었다.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로 명성을 얻은 토드 부크홀츠의 「다시, 국가를 생각하다」는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되는 이러한 노력의 현재적 접근이다. 경제적 번영에서 출발해 정치·사회적 요인으로 쇠퇴기에 들어서는 패턴을 분석하고 역사적 관점에서 조망하면서 나름대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빈곤에서 탈피한 경제적 번영은 '출산율 저하와 공공부채 증가'로 이어지고, '근로 윤리 쇠퇴와 애국심 소멸'이 수반되면서 파국을 맞게 된다. "국가의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5년 단위로 두 번 연속 2.5% 이상을 기록할 때 출산율은 대체율(여성 한 명당 2.5명의 자녀)을 밑돌게 된다"는 패턴은 고대 스파르타, 로마제국, 나폴레옹 이후의 프랑스와 빅토리아 시대 영국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된다. 군사강국 스파르타조차 기원전 4세기의 인구가 전성기 대비 80% 감소해 핵심전력이었던 중장보병(men-at-arms) 충원이 어려워지면서 패망을 맞았다. 출산율 저하와 반려동물에 대한 선호도 증가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오늘날 미국에는 아이 7550만 명, 고양이 9000만 마리에 강아지 7500만 마리가 있다. 반려동물용품 대기업인 펫츠마트, 펫코 등의 연매출은 100억 달러 수준인 반면 최대의 유아용품매장인 칠드런스 플레이스의 연매출은 18억 달러에 불과하다.

 

"국가가 부유해지면서 관료조직은 방대해지고, 이는 부채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현상의 여파는 비대해진 관료조직이 규제를 양산하면서 경제 발전을 가로막고 사회의 낙관적인 전망을 위축시킨다는 점이다. 이는 역사적으로 3700년 전 바빌로니아의 왕 함무라비의 목동들에 대한 임금과 가격통제 정책까지 연원을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명나라에서도 "당시 유학자들은 상인들을 기생충으로 비하했다. 그리고 관료조직을 확장함으로써 상인들을 감시하고 궁극적으로 억압했다. 하지만 이런 정책은 경제의 숨통을 옥죄고 왕조를 내부적으로 몰락시켰다"고 분석한다. 비대한 관료제에서 발생하는 높은 수준의 통제는 사회를 부패하게 만들고, 활력을 저하시켜 열심히 일하기보다는 제도를 이용해 이익을 취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중세 유럽의 길드처럼 강력해진 이익단체들이 정치적 영향력을 활용하여 기득권을 지키면서 근로 윤리가 쇠퇴하고 "국가에 대한 존경심을 잃어갈 때, 우리는 개인의 자존심에 집중한다"는 현상으로 애국심은 소멸한다. 이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 스티글러가 포획이론(capture theory)에서 공공부문의 규제와 자격증의 남발로 설명한 개념이다.

 

전반부에서 경제적 번영이 공동체 해체로 이어지는 역설을 분석한 후 후반부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역사적 리더의 사례에서 찾는다. 고대 그리스 변방의 마케도니아 출신으로 당시 초강대국 페르시아를 정복하고 헬레니즘 문명의 토대를 닦은 알렉산드로스 대왕, 오스만 제국 말기의 군인으로 제정일치의 이슬람 국가를 개혁해 근대국가 터키를 탄생시킨 아타 튀르크, 일본 근대화를 이끈 메이지 유신의 사카모토 료마, 중남미 코스타리카에서 벌어지는 내전의 악순환을 종식한 호세 마리아 피게레스 대통령, 이스라엘 건국과 이어지는 위기극복의 주역 골다 메이어 수상을 예시로 든다. 이들은 모두 과거의 부정적 유산과 단절하고 용기와 지혜로 무장해 공동체를 미래로 이끌어 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19세기 영국의 사상가 토마스 칼라일의 '인간은 역경(逆境)을 이기는 이가 100명이라면 풍요를 이기는 이는 한 명도 안 된다'는 통찰과 일맥상통하는 저자의 분석과 처방은 인간사의 정곡을 찌르고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당면한 역설적 상황을 성찰하고, 극복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하는데 타산지석이 되는 교훈으로 가득하다.

 

원제 : The Price of Prosperity
저자 : 토드 부크홀츠(Todd G. Buchholz)(경제학자)
역자 : 박세연
출판사 : 21세기북스
출판일 : 2017. 4.
쪽수 : 487
서평자 : 김경준
딜로이트 컨설팅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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