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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채소의 인문학

  • 기사 작성일 2017-10-27 09:24:22
  • 최종 수정일 2017-10-27 09:24:22
채소의 인문학(정혜경).jpg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채소와 더 친해지는 방법

 

식물성 소재, 특히 산야초에는 우리 몸에 해가 되는 성분과 득이 되는 성분이 함께 존재하고, 해가 되는 성분도 그 양과 농도를 조절해 득이 되는 성분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특히 채소와 각종 암에 대한 상관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거의 매일 현대인의 생활습관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성분에 대한 정보가 매스미디어나 전문가들을 통해 쏟아지고 있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수많은 포도당 분자를 땅속에 저장해 두거나(그것을 우리는 전분이라 부른다), 열매, 줄기, 잎 등에 식이섬유 형태로 갖고 있다. 전분은 우리 몸에서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낼 수 있는 재료로 활용되지만, 식이섬유는 우리 장에 존재하는 균이나 초식동물의 소화효소에 의해서만 분해돼 인간은 에너지를 내는 영양성분으로 활용할 수 없다. 그러나 현대인들의 영양 불균형과 과학기술의 발달로 식물성 소재의 성분, 특히 색소와 향기 성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그 기능성이 재평가받고 있다. 동물성 소재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다양한 식물성 소재에 대한 평가는 현재 진행형인 것이다.

 

카페인은 커피, 녹차, 초콜릿, 음료(특히 콜라), 두통약 등에 광범위하게 포함된 식물성 천연 성분이다. 카페인에 대한 건강 관련 찬반 논란은 학자들 간에도 오랫동안 계속돼 왔다. 알츠하이머, 뇌졸중, 제2형 당뇨병, 담석증, 유방암 등에 효과가 있다는 긍정적 면과 수면장애, 혈압상승, 미네랄과 비타민 흡수 장애, 이뇨작용으로 인한 칼슘, 철, 수용성 비타민의 배설 촉진 등 부정적인 면이 대립돼 커피를 사랑하는 우리 국민으로서는 기호식품으로서의 선택이 아니라 건강상 영향에 따라 선택해야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고카페인 식품에 대한 기준을 설정해 가공식품에 표시하도록 하고,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에 이들 식품에 대한 판매 및 광고 제한 조항을 두고 있다. 천연 카페인에 대한 함량 기준은 없지만, 식품첨가물로는 규제하고 있는 카페인에 대해 성인과 임산부 및 어린이를 구분해 일일 섭취 권고량을 설정하기도 했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한국인들은 누구나 채소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채소의 항산화 효과, 항암 효과 등 국내외 연구결과를 토대로 건강정보의 홍수 속에 '채소의 인문학' 이란 책은 돋보인다. 저자는 채소뿐만 아니라 곡류를 제외한 과일, 해조류, 두류 등 우리나라 식문화를 형성해 온 식물성 소재를 포괄적으로 책에 담고 있다.

 

'채소의 인문학'은 총 5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의 채소와 나물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그림, 문학, 대중매체 속 채소 이야기를 흥미롭게 전개한다. 나물이야말로 우리 조상들의 식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소재이고, '야채'라는 용어가 일본식 표현이 아니라는 주장은 인문학적 시각으로 입증된다. 2부는 한국인이 즐겨 먹는 채소에 대한 이야기로 나물의 기원과 산야초를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 외래 채소라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3부와 4부에서는 채소의 조리법과 건강과의 관계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글의 완결성에 비해 산야초의 건강 기능성이 현대적 과학적 근거에 기반돼 서술되지 않은 부분이 일부 확인되고, 과학적 근거가 충분치 않은 연구결과를 소개하기도 해 독자가 이해하기 다소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중국의 고조리서(古調理書) <제민요술 齊民要術> <거가필용 居家必用>과 조선의 고조리서 <산가요록 山家要錄> 등 10종의 채소 조리법을 고찰해 정리한 것은 인문학적인 접근으로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 

 

채소는 우리의 연륜과 세월에 따라 달리 다가온다. 어렸을 때는 먹기 싫어 내뱉다가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특유한 향과 식감으로 찾게 된다. 나물에 대한 조리법이나 건강상의 효과만 이야기하는 것보다 역사, 언어, 철학과 같은 인문학적 시각에서 다룬 채소와 나물 문화를 알게 되면 호기심이 생기고 더 친숙해지지 않을까? 우리도 친구의 현재 모습만 아는 것보다 살아온 과정을 알면 더 깊은 관계가 될 수 있으니 말이다.

 

저자 : 정혜경(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출판사 : 따비
출판일 : 2017. 6. 
쪽수 : 392
서평자 : 강은진
경인여자대학교 식품영양과 초빙교수(식품영양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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