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닫기
국민을 지키는 국회 미래로 나아가는 국회
창닫기

국회정보나침반

관리기관
서비스명
관리기관
창닫기

발행물 및 보고서

[서평]100세 인생

  • 기사 작성일 2017-08-02 19:08:11
  • 최종 수정일 2017-08-02 19:08:11
100세 인생(린다 그래튼).bmp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 인류 미증유의 사태, 100세 인생

 

죽음이 숙명인 인간에게 무병장수의 꿈은 생래적이다. 더욱이 '인명재천(人命在天)'의 전통적인 관념에서 생사는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것처럼 보였으므로 그 꿈은 더욱 간절했다. 불과 50년 전만 해도 우리 국민의 평균수명이 60세를 넘지 못하였으니, 유교 경전 상서(尙書)를 기록할 당시를 생각하면 오복 중 장수를 가장 앞자리에 두었던 배경에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진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수명이 82.1세에 달했고, 2030년에는 남녀 모두 우리나라가 세계 최장수국이 될 것이라고 한다. 특히 여성은 90.8세로 그동안 과학계에서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져 왔던 평균수명 90세의 벽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현재 60세인 1957년생이 89세에서 94세까지, 20세인 1997년생이 101세에서 102세까지 각각 생존할 가능성이 50%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느낄 사이도 없이 100세 장수의 꿈은 이미 우리 곁에 도래해 있었던 것이다.

 

런던대학교 경영대학원 린다 그래튼과 앤드루 스콧 교수는 이 책에서 각각 1945년, 1971년, 1998년에 태어난 잭, 지미, 제인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고 이들의 삶을 추적하면서 수명의 연장이 과연 축복으로써 기능할 것인지 전망해 보고 있다. 먼저, 잭(1945년생)은 20세기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랬듯이 교육, 직업 활동, 퇴직이라는 3단계의 삶을 살았다. 즉, 생애 초기에 배운 지식과 기술로 평생직장을 가질 수 있었고, 퇴직 후의 여생이 길지 않았으므로 개인과 기업, 국가가 제공한 연금으로 어렵지 않은 노후를 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지식과 기술이 빠르게 등장하고, 수명은 계속 늘어나는 반면, 부양인구 감소로 연금제도가 힘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지미(1971년생)와 그 이후의 세대에도 이러한 3단계 삶의 모델이 그대로 적용될 수 있을까?

 

저자들은 인류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변화를 무시하고 기존의 3단계 삶을 그대로 지속할 경우 오랜 시간 끔찍하게 일만 하는 '온딘의 저주'에 빠지거나 '노쇠함의 만연'이라는 토마스 홉스식의 악몽에 이를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 중년의 지미는 이미 닥친 변화에 온전히 적응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제인(1998년생)이 더욱 급변할 사회 환경에서 100세 또는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유·무형의 행복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직업을 경험하거나 같은 직업이라도 다른 형태(직장 근무 또는 독립적 사업 등)로 영위하는 다단계의 삶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며, 각 단계 간에는 탐색 또는 준비와 재충전을 위한 과도기가 필요하리라 전망하고 있다. 그러면서 여러 직업 활동에 대비한 지식·경험·기술의 습득과 활용, 새로운 형태의 삶에 필요한 개방적이고 창조적인 자아의 형성, 다단계 삶을 유지하기 위한 장기적인 재무설계, 우정, 건강과 같은 무형자산의 관리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문제들에 대해 분석적으로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이 책은 제인이 3단계 삶에서 벗어나서 장수 시대에 맞게 삶을 적극적으로 재설계하고 이를 실천하며, 기업과 정부가 이를 도울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다면 장수가 활력, 창의성, 즐거움을 주는 선물이 될 수 있다는 낙관적 관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 '사오정'(45세 정년퇴직)이 횡행하는 이 땅의 청장년들에게 성공의 우연으로 점철된 제인의 모델이 선뜻 수긍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발등의 빈곤에 직면한 노년에게는 공허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고, 이 빈곤 문제의 해결조차 버거운 정부에게 전 세대를 아우르는 단계별 맞춤형 정책과 그에 필요한 재정 조달을 요구하는 것 역시 무리인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100세 인생이 나의 문제로, 현재의 이야기로 느껴졌던 그 긴박감만으로도 이 책은 읽을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또한, 이 책의 내용이 비록 그대로 지침이 될 수는 없다 할지라도 이 책이 제시하는 여러 접근방식이 개인과 기업, 정부에 반성의 계기를 줄 수 있으리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100세 인생'이란 책 제목만 보면 이 책은 50대나 60대가 읽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러나 이 책은 아직 일할 시간, 다시 말해 준비할 시간이 남은 중년이나 그보다 오히려 인생의 출발선에 서 있는 청춘에게 더 필요한 책이다. 더 빨리 준비할수록 최소한 실패할 확률은 그만큼 낮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원제 : 100-year life저자 : 린다 그래튼(Lynda Gratton)(런던 경영대학원 교수)
        앤드루 스콧(Andrew Scott)(경제정책연구소 연구원) 
역자 : 안세민
출판사 : 클
출판일 : 2017. 4.
쪽수 : 392
서평자 : 장양국
前 감사원 과장

 

'바르고 공정한 국회소식' 국회뉴스ON

  • CCL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코리아 표시
    라이센스에 의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 저작자 표시 저작자 표시 : 적절한 출처와 해당 라이센스 링크를 표시하고 변경이 있을 경우 공지해야 합니다.
  • 비영리 비영리 : 이 저작물은 영리 목적으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 변경금지 변경금지 : 이 저작물을 리믹스, 변형하거나 2차 저작물을 작성하였을 경우 공유할 수 없습니다.

재미있고 유익한 국회소식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