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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금융의 딴짓

  • 기사 작성일 2017-09-21 16:32:16
  • 최종 수정일 2017-09-21 16:32:59
금융의 딴짓(존 케이).jpg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그래도 금융의 역할은 필요하다

 

금융은 무엇인가? 금융의 역할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금융은 자금의 융통을 말한다. 금융상품은 가치를 갖고 있지만 일반 상품처럼 손으로 만져볼 수도, 눈으로 볼 수도 없는 상품이다. 금융상품은 쌀이나 자동차처럼 직접 소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만질 수도, 볼 수도, 직접 소비할 수도 없는 금융상품이 우리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 어느 상품보다 크다. 직장에 출근하는 샐러리맨이나, 사업을 하는 기업가나, 자영업을 영위하는 사람이나 누구도 금융을 떠나서 살 수는 없을 것이다.

 

이렇게 큰 영향력을 가진 금융이 그동안 '우리에게 어떤 역할을 했는가?' 란 질문에 대한 John Kay의 답은 매우 부정적이다. <금융의 딴짓(Other People's Money>에서 John Kay는 이렇게 비유했다. 광대한 영토를 지배하는 황금을 많이 가진 황제가 있었다. 어느 날 황금을 관리하는 근위병이 화려한 복장을 한 골드맨이라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골드맨은 매일 황금을 빙빙 돌려 가치를 뻥튀기하는 비상한 재주를 발휘했다. 사람들은 그 재주에 현혹돼 구름같이 몰려들었으며 골드맨은 부와 명예를 거머쥐었다. 골드맨과 거래한 사람 중 '리맨'이란 자가 있었는데, 어느 날 리맨이 갑자기 쓰러지자 황제가 이를 괴이하게 여겨 황금 궤짝을 열어보니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동안 골드맨은 부가가치를 창출한 게 아니라 황제의 금을 갖고 자신의 이득만을 취했다는 것이다.

 

John Kay의 비유를 현실화하자면 황제의 금은 국민의 재산이고 골드맨은 금융업자이다. 그동안 금융업은 다른 사람의 돈으로 금융업 종사자들의 배만 불려온 것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하는 것이다. 수익이 나면 금융업자가 취하고, 위험이 발생하면 대중에게 전가하는 구조로 돼 있는 금융업이 과연 사회발전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에 대해서 지극히 냉소적이다. 실제 사례로 네덜란드의 튤립사태와 최근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를 들면서, 금융업자들은 자기 자신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리스크를 관리한답시고 추상적인 가치를 만들어 투기를 조장하고, 허상의 숫자를 만들어 대중을 우롱하며 자기 배만 불리는 역할을 해왔다고 얘기하고 있다. 금융업자를 정치인에 대한 가장 강력한 로비스트이자 선거자금의 주요 제공자로도 지목하고 있다. 

 

오늘날 현대 금융이 복잡하게 설계되고 운영돼 온 것도 금융서비스 이용자가 아닌 금융중개인의 이익을 위해서였으며, 규제기관도 제대로 된 감독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금융업자들에게 포획(regulatory capture)되어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존재로 전락했다고 저자는 주장하고 있다. 전 연방준비은행(FRB) 의장인 앨런 그린스펀과 전 미 재무부 장관인 티머시 가이트너의 "새로운 도구의 혁신적인 사용이 금융 산업을 더욱 튼튼하게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금융기관이 규모를 키워 '대마불사'(too big to fail)라는 말을 만들었지만, 크기가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금융을 복잡하게 만들어 오히려 위기를 더 키웠다는 것이다. 한순간의 위기가 가라앉으면 금융업자는 또 다시 새로운 탐욕을 채워줄 도구를 만든다고 주장한다.


John Kay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옮기면 금융 산업은 사회 발전에 아무런 역할도 못했고 탐욕스러운 금융업자들의 욕심을 채워주는 도구에 불과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이런 금융업이 계속 존재할 필요가 있는가? 인간의 탐욕은 어떤 규제나 제도만으로 통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오히려 탐욕이 새로운 기법을 만들어내고 사회를 발전시키는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저자인 John Kay는 탐욕 추구를 통한 금융의 부작용만 주로 얘기했지만 금융의 긍정적인 면도 부정할 수 없다. 만일 금융이 없다면, 금융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현대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 어떻게 여유자금이 중개되고, 물품거래가 이루어질지를 상상해보자.   

 

John Kay는 다소 과장된 표현을 사용해 금융업자를 비판했다. 그러나 본질은 금융의 탐욕적 소지를 제거하고, 금융 본연의 순기능을 활성화시켜 실물경제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금융은 도박이 아닌 만큼 제대로 된 금융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금융시스템을 개선하고, 규제의 틀을 바꾸고, 고객들의 부적절한 요구도 거절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금융을 만들자는 것이다. 즉, 효율적인 결제시스템 구축, 효과적인 자본배분, 경제의 안정성 확보, 개인자산의 안전한 운용과 관리를 통해 금융의 신뢰를 회복시켜야 다시는 금융위기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원제 : Other People's Money
저자 : John Kay(경제학자)
역자 : 류영재(서스틴베스트 대표이사)
출판사 : 인터워크솔루션즈
출판일 : 2017. 7.
쪽수 : 523
서평자 : 원대식
금융감독원 금융교육국 금융교육교수(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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