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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재위 조세소위, 野 법인세율 인하안 놓고 격론

  • 기사 작성일 2020-11-13 17:53:17
  • 최종 수정일 2020-11-13 17:56:36

기재위 조세소위, 13일(금) 제382회국회(정기회) 제3차 회의 개최
野 의원 4인 제출한 '법인세 인하 방안' 도마…與 '수용불가' 입장 재확인
김용범 기재차관 야당에 적극 반박…"법인세 낮춰도 투자 늘지 않는다"
'코로나 피해 지원' 법인세 이월공제기간 '10년→15년 확대' 다각도 논의
與 "재벌기업 혜택 주는 법안 너무 많아"…정부안 공제방안 불편 내색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소위원장 고용진)는 13일(금) 제382회국회(정기회) 제3차 회의를 열고 「법인세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215개 상정 안건에 대한 심의를 이어갔다. 이날 회의에서는 야당 의원들이 제출한 법인세율 인하 방안을 두고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야당은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외국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여당 의원들과 정부는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13일(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소위원장 고용진)의 제382회 국회(정기회) 제3차 회의에서 의원들이 법률안을 심의하고 있다.(사진=유충현)
13일(금)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소위원장 고용진)의 제382회 국회(정기회) 제3차 회의에서 의원들이 법률안을 심의하고 있다.(사진=유충현)

 

국민의힘 류성걸·송언석·구자근·추경호 의원이 각각 발의한 4건의 「법인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현행 4단계인 법인세 과세표준 구간을 2~3단계로 단순화하고 최상위층 세율을 18~20% 수준으로 인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 법인세는 영업이익 '200억원~3천억원' 구간에 22%, '3천억원 초과' 구간에 25%의 세율을 매기고 있다. 3천억원 초과 구간에 25%의 최고세율을 매기는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다. 야당 의원들은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이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인 만큼 이를 낮춰 '기업투자 촉진→경제성장→세수증가'라는 선순환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추경호 의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법인세율이 낮아지는 추세인 반면, 우리나라만 거꾸로 인상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추 의원은 "정부가 일종의 '부자증세' 논리 비슷하게 들고 와서 기업에 세금을 물리는 법인세 인상을 해 온 것"이라며 "그것이 부당하다는 논의를 지난 4년 간 입이 아프도록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 같은 지적에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최근의 경제환경에서는 과거와 달리 법인세율을 낮춰도 기업의 투자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요지에서다. 오른 세율이 적용되는 대상도 극소수 대기업에 국한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차관은 "3천억원 초과 구간에 해당되는 국내 기업은 103개에 불과하다"며 "(세율 인상은)우량한 기업에만 해당하는 것이고 중견·중소기업은 최고세율 상향에 따른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은 각종 감면과 조세특례 혜택을 제외한 기업의 '실효세율'은 높은 수준이 아니라며 정부를 거들었다. 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율은 OECD에서 조금 높을 수 있지만 조세지출 귀착률이 법인에게 월등히 높다"며 "그것을 깎고 나면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이 높은지 안 높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당이 '반기업'으로 보여선 안 된다"며 정부와 여당이 기업친화적 조세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법인세율이 사실상 높지 않다'는 여당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윤 의원은 "무역구조 안에서 그 나라의 위치, 주력산업, 산업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할 문제"라며 "적정 수준을 단순화해서 이야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우리는 자원도 없고 다른 나라의 투자도 필요하기 때문에 어떤 기준으로 따져도 법인세가 높아서는 안 되는 나라"라며 "모든 나라가 내리는데 우리만 올리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야당의 비판이 이어지자 김 차관은 박근혜 정부 시절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시행했던 정책을 언급, 이전 정부와 정책철학의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차관은 "법인세율 인하가 투자와 고용으로 연결되는 메커니즘이 과거와 단절돼 있지 않느냐. 그럴 때 국가가 법인세 형태로 가져와서 다른 조세지출 통해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과거 최 부총리가 계실 때 하셨던 고용환류세제 정책도 그런 고민으로 만든 것"이라고 역설했다.

 

소위원회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로 경영여건이 악화된 사업자의 세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이월결손금 공제기간을 늘리는 3건의 법안(정부안 및 박홍근·추경호 의원안)에 대해서도 활발하게 논의했다. 공제기간을 현행 10년에서 15년으로 늘린다는 점에서는 3개 법률안이 모두 동일하다. 다만 박홍근 의원안은 공제한도(60%→80%) 늘리도록 했고, 추경호 의원안은 법안 통과 시 2010년 결손금까지 이월공제를 소급적용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정부안과 차이가 있다. 정부는 세수감소 등을 이유로 이들 방안에 동의하지 않았다.

 

현행 세법은 국내 기업이 외국에서 세금을 납부한 경우(외국납부세액) 그 만큼의 세금을 국내에서 공제해 주고 있는데, 이때 인정 기간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방안(정부안)도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코로나 위기로 기업의 이익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 부담을 완화시킨다는 취지다. 논의 과정에서 일부 여당 의원들은 제도의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될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제도의 혜택은 주로 재벌기업이 받게 될 것"이라며 "정부에서 이런 안은 그만 냈으면 한다"고 불편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바르고 공정한 국회소식'
국회뉴스ON 유충현 기자 babybug@assembl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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