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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소식

국회선진화법 개정 필요성 공감…각론에는 이견

  • 기사 작성일 2019-02-20 17:01:11
  • 최종 수정일 2019-02-22 11: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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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국회선진화법의 성과와 개선과제는?' 세미나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왼쪽부터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주영 국회부의장,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사진=뉴스1)


원혜영·김세연 의원 주최, '국회선진화법의 성과와 개선과제는?' 세미나 열려
개정입법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오용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잘 정비해야"
신속처리기한 150~180일로 줄이고 대상 안건 범위 축소하는 방안 제시
선진화법에 따라 자동부의되는 정부 예산안의 제출 시기 앞당길 필요성도

 

20일(수)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원혜영(더불어민주당)·김세연(자유한국당) 의원 주재로 열린 '국회선진화법의 성과와 개선과제는?' 정책세미나에서는 이른바 폭력국회·동물국회를 막기 위해 2012년 본회의 의결된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국회선진화법)을 놓고 참석자들이 공방을 벌였다. 국회선진화법의 입법취지를 살려 제대로 국회가 작동되게 하기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는 대체로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개정 방안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긍정적 측면 많지만 국회파행·입법지연 등 부작용"…재정비 필요

 

발제에 나선 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국회선진화법은 개정 이후 국회 내 폭력이 사라졌다는 측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 강화로 국회 구성원간 갈등 원인이 감소했다는 측면, 무제한 토론제를 도입하는 등 소수의견을 반영할 수 있게 한 측면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서 "다만 법안 평균 처리 기간이 길어지고 예산안의 처리 기한을 준수하지 못하는 등 문제가 있어 국회법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출처:김동욱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발제자료)
(출처:김동욱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발제자료)

 

국회선진화법은 2012년 5월 2일 제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처리돼 제19대 국회에서 처음 적용된 국회법을 말한다. 국회선진화법의 핵심 내용은 다수당의 밀어붙이기식 법안처리를 가능하게 했던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강화해 일방처리를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천재지변이나 전시·사변 등 국가 비상사태의 경우와 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국회의장이 일방적으로 본회의에 직권상정할 수 없도록 원천 봉쇄했다.

 

대신 심사가 지연되는 법안의 처리를 신속히 하기 위해 신속처리대상안건 지정제도(패스트트랙)를 도입했다. 상임위원회를 건너뛰고 본회의로 직행할 수 있는 제도를 둬 해당 법안에 대해서는 이후 별다른 논의 과정 없이도 입법 절차가 진행되도록 했다. 여야 간 합의를 이루기 어려운 쟁점법안이 국회에서 장기간 표류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상임위원회 재적 과반수 요구로 발의하고 재적 5분의 3 이상이 찬성으로 가결 시 의장이 해당 안건을 신속처리 대상 안건으로 지정하게 된다. 다만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돼 본회의에 상정되기까지는 330일이 걸린다.

 

이밖에도 본회의 심의 안건에 대한 무제한 토론을 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 제도'를 도입했다. 매년 말 치르는 '예산전쟁'을 막기 위해 매년 11월 30일까지 위원회가 심사를 마치지 못한 경우 자동으로 본회의에 부의된 것으로 보는 '본회의 자동부의제도'를 국회선진화법에 명시했다.

 

김 교수는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국회에서 물리적 충돌이 사라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지만 국회파행과 입법지연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 국회선진화법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야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국회파행이 길어지고 쟁점법안 의결이 어려워져 입법지연이 심화되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원안가결과 수정가결을 포함한 법안 가결율은 제16대 국회 37.69%에서 제17대 25.54%, 제18대 16.91%, 제19대 15.67%, 제20대 11.26%로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출처:김동욱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발제자료)
(출처:김동욱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발제자료)

 

김 교수는 "예산안 등 세입예산안 부수법률안 본회의 자동부의 등을 규정하고 있음에도 예산안의 처리 기한을 준수하지 못하는 등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향후 예산안 처리 과정 지연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쟁점사항 외에 합의된 부분을 먼저 통과시키고 쟁점을 합의해갈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적 개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법안 평균 처리기간이 길어지는 점을 감안할 때 신속처리 기한을 줄이는 등 입법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방안도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개정 국회법이 시행된 19대 국회에서는 국회에서의 폭력을 막고 예산안의 처리가 기한을 크게 넘지 않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지만, 선진화법 본연의 정신을 망각한 여야간 대치로 오히려 '식물국회'가 됐다는 비난도 나왔다"면서 "정권이 바뀜에 따라, 여야간 이해에 따라 선진화법이 오용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잘 정비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속처리제도 기한 현 330일에서 180일로 줄여야" 제안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330일인 신속처리제도 기한을 150일에서 180일 정도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법 기간이 장기화되는 부작용을 막고 패스트트랙 제도의 본래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선진화법의 기본과 골격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신속처리법안 기간이 현재 330일인데 적어도 180일 정도로 줄이면 어떨까 싶다"고 제안했다.

 

정진민 명지대학교 교수도 "실질적인 신속처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처리기간을 현재 소관위원회 심사 180일, 밥사위원회 체계·자구심사 90일, 본회의 60일 이내 자동부의하도록 되어 있는 것을 각각 90일, 30일, 30일로 줄여 총 150일 정도록 대폭 단축시킬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다. 다만 신속처리 대상 안건의 분야를 제한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봤다. 정 교수는 "현행 제도에 따르면 모든 안건이 신속처리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토론과 숙의 과정을 거쳐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의회정치의 기본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그 대상 범위를 민생 관련 시급한 처리가 요청되는 안건이나 안보·통상 등 특정 분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여야간 이해가 첨예한 만큼 제20대 국회가 아닌 다음 국회에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2012년 5월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당시 황우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진표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등의 합의로 패스트트랙 처리 기한 등을 명시한 국회선진화법을 처리했다"면서 "원래 패스트트랙 처리기한을 180일로 논의했는데 민주당 측에서 360일로 하자고 해서 합의를 통해 330일로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패스트트랙 처리기한을 개정하더라도 21대 국회에서 개정해야지 안 그러면 국회가 또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국회선진화법의 성과와 개선과제는?’ 세미나
20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국회선진화법의 성과와 개선과제는?' 세미나가 열리는 모습.(사진=이상미 기자)

 

◆"예산안 부실 심사 막기 위해 정부 제출 시기 앞당겨야" 

 

예산안 및 세입예산안 자동부의제로 인해 정부 예산안 심사가 부실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전진영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예산안 자동부의제가 시행되기 시작한 2014년 이후로 2017년까지 다음 연도 예산안이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사의결을 마치지 못한 상태에서 국회 본회의에 자동부의돼 처리됐다"면서 "이럴 경우 결국 예산안이 국회에서 제대로 심의되지 못하고 정부안대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국회의 재정통제권을 약화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진민 교수도 "심사기한 준수로 인해 정부 예산안 심사와 예산 부수 법안 심의가 부실해지는 결과가 초래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정부 예산안 심사가 부실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의 예산안 제출 시기를 앞당긴다든지 등의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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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뉴스ON 이상미 기자 smsan@assembl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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