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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소식

"국회, 한일관계 초당적 대응해야…위안부 문제, 국제적 전선확장 필요"

  • 기사 작성일 2019-05-20 17:30:39
  • 최종 수정일 2019-05-20 17:32:37

이종찬 전 국정원장, '신 동북아 정세 속의 바람직한 한·일관계' 초청강연

일본, 한일갈등 국내정치 이용…평화헌법 개헌 위해 움직임
투트랙 외교 필요…"김대중-오부치 선언 기반해 더 긴밀해져야"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은 "국교정상화 이후 최악인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정부보다는 국회가 나서야 한다"며 국회가 초당적 대일외교에 임할 것을 주문했다. 위안부문제·강제징용에 대한 사과와 배·보상 문제는 한일관계 개선노력과 분리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20일(월) 국회에서 김부겸·김태년 의원 공동주최로 열린 '신동북아 정세속의 바람직한 한일관계' 세미나에서 이 전 원장은 "한일관계는 국교정상화 이후 최악이다. 국회는 여야를 초월해 초당적으로 대일외교를 해줬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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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월) 국회에서 열린 '신동북아 정세 속의 바람직한 한일관계' 세미나에서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로 4선 의원(제11~14대)을 지낸 이 전 원장은 김대중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과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부장을 지냈다. 안기부가 국가정보원으로 개편된 이후에는 초대 국정원장을 역임했다.

 

이 전 원장은 한일관계가 경색된 원인의 하나로 일본의 국내 정치상황을 들었다. 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한국과의 외교 갈등이 자신의 정치에 불리하지 않다고 본다"며 "우리가 덩달아 같이 갈등을 일으킨다면 아베는 환영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어 "아베가 노리는 것은 개헌이다. 평화헌법을 고치겠다는 것이다"며 "(아베 총리는) 한일 간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 자민당 표에 유리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7년 4월 중의원 선거에서는 자민당과 공명당이 313석을 차지하며 개헌선(310석)을 넘었다.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도 승리할 경우 일본의 개헌 움직임은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일왕 교체를 한일관계의 변곡점으로 맞아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이 전 원장은 "레이와 시대가 왔으니 뭔가를 바꿔야 한다"며 "김대중-오부치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더 긴밀하게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집권 첫해인 1998년 일본 오부치 게이조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21세기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이끌어냈다.

 

이 전 원장은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가 걸려 있는데 이는 '투트랙'(이원화)으로 가야 한다"며 "이 두 장애물 때문에 못 넘는다면 영원히 (넘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는) 우리만 생각하지 말고 글로벌화해야 한다. 네덜란드까지 위안부 문제가 있으니 국제적으로 전선을 넓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제징용과 관련해서는 "우리 정부와 민간, 일본정부와 일본민간 등 2대2로 타협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신동북아 정세 속의 바람직한 한일관계'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박병탁 기자)
20일(월) 국회에서 열린 '신동북아 정세 속의 바람직한 한일관계'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박선숙 의원, 김두관 의원, 도종환 의원, 김태년 의원, 이종찬 전 국정원장, 김부겸 의원, 장병완 의원, 백재현 의원, 최운열 의원, 조승래 의원.(사진=박병탁 기자)

 

세미나에 참석한 백재현 의원은 "아키히토 전 일왕의 한국방문은 한일관계의 획기적 개선계기가 될 것"이라며 견해를 물었다. 이 전 원장은 "한번 오도록 하는 것은 한 방법이고 찬성한다"며 "(다만)아직 분위기가 되지 않고 설익었는데 (추진)하면 그르칠 수 있다. 상당한 준비작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두관 의원이 유럽연합(EU)처럼 동북국가연합이 이뤄질 가능성을 묻자 이 전 원장은 "우리가 자강이 없으면 중립은 안된다. 2차 세계대전에서 스위스와 스웨덴이 중립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자강이 있었기 때문이다"며 "우리는 엄청난 동북아 구도 속에 포위돼 있다. 그래서 주한미군이 확보돼야 하는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세미나를 주최한 김부겸 의원은 "(한일)양국 정치지도자와 국민사이에 혐한론, 배척론이 나오고 있어 모두가 걱정하고 있다"며 "한미일 간 협의는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 일본이 국내정치적인 주제에 머무르지 않고,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태년 의원은 "한국과 일본은 경제나 문화 관광 등에서 어마어마한 교류가 이뤄지는데 정치·외교만 바람직스럽지 않은 관계가 진행되고 있다"며 "과거사는 과거사대로 정리하면서, 동북아 평화와 공존을 위한 미래지향적 관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고 공정한 국회소식'

국회뉴스ON 박병탁 기자 ppt@assembl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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