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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자본주의의 문화적 모순

    기사 작성일 2021-10-20 09:41:43 최종 수정일 2021-10-20 09:4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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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공공가계'가 새로운 이데올로기 창출의 좌표가 될 수 있는가?

     

    "나는 내가 여기서 경제에서는 사회주의자고 정치에서는 자유주의자며 문화에서는 보수주의자라고 밝힌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52쪽)
      
    다니엘 벨의 『자본주의의 문화적 모순』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변혁의 시대에 우리 사회의 중심축이 되어야 하는 새로운 이념적 가치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해준 역작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다니엘 벨은 이미 30여 년 전에 『이데올로기의 종말』이라는 저서를 통해 새로운 이념적 가치가 현대사회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한 바 있다. 새로운 이데올로기는 제3세계로부터 나올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이는 강대국 중심으로 대립구도의 형태를 취해온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한 이념적 가치보다는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 추구라는 인본주의적 이념적 가치가 현대사회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벨이 강조하고자 했던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다니엘 벨은 1978년판 머리말에서 "나는 내가 여기서 경제에서는 사회주의자고 정치에서는 자유주의자이며 문화에서는 보수주의자라고 밝힌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52쪽)고 언급하고 있다. 이 책에서 자신의 이러한 생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에 대한 문제제기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해 나가고 있다.

     

    제1부에서는 산업화를 통해 확립된 자본주의와 그 수혜자인 부르주아가 주축인 사회의 문화적 모순을 지적하고 있다. 다시 위대한 부흥을 하기 위해서는 탈산업화시대에 적합한 종교문화의 확립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즉, 신성한 것에서 세속적인 것으로의 교체된 새로운 종교문화의 정립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세속적인 것의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저자는 세 명의 파우스트를 제시하고 있다. 파우스트는 인간의 자기확대를 상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모델로 제시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대안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를 제시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제2부에서는 정체의 딜레마에 대하여 언급하면서, 미국의 이면에서 드러나는 문제점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1960년대 외형적으로는 자본주의 기반의 자유주의가 고도의 번영을 통해 공산주의 기반의 사회주의보다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면에서는 실업의 증가가 미국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하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된 빈곤프로그램은 정부에 대해 정치적 압력을 가하는 운동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벨은 이러한 운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그 요인들을 고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벨은 경제활동과 관련해 가정가계와 시장경제 외에 제3의 영역인 '공공가계'를 언급하면서, 이는 사적 욕구와 대립되는 것으로서의 공적 필요와 공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매개수단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결국, 벨은 경제에서는 자기가 사회주의자라는 점을 부각하고자 하였던 것으로 이해된다. 공공가계를 언급했던 것은 사회의 안정성을 찾기 위해 새로운 이데올로기의 등장이 필요하다고 보고, 그 기반은 새로운 종교문화에서 찾으려 했던 것으로 이해된다.

     

    독자들은 이 점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정작 벨은 새로운 종교의 모습을 그리지는 못했다. 더욱이 '공공가계'라는 개념은 '좋은 재산상태'가 아니라 '좋은 인간 상태'를 사회적 목적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자칫하면 대안 없는 사회주의 예찬론이라는 비판을 벗어나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미 현대사회는 4차 산업혁명과 탈중앙화라는 시대적 요구 속에서 자유주의에 대한 기대감들이 점차 커져가고 있다. 동시에 사람들 간의 소득격차가 커져갈 수밖에 없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벨이 제시한 '공공가계'의 개념이 현대사회의 정치적·경제적·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목마름이 있다. 4차 산업혁명과 탈중앙화의 갈망이 커져가는 시대에, '공공가계'의 개념을 어떻게 재설계하고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후속 저서들이 많이 나와야 하는 이유이다. 

     

    저자: 다니엘 벨(사회학자)
    역자: 박형신
    출판사: 한길사
    출판일: 2021.4.
    쪽수: 618
    서평자: 전삼현 숭실대학교 법학과 교수(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교 법학 박사)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리처드 파이프스 지음
서은경 옮김자유기업원, 2020
415 p.
    리처드 파이프스 지음 / 서은경 옮김 / 자유기업원, 2020 / 415쪽

     

    복거일 저
나남, 2007
385 p.
    복거일 지음 / 나남, 2007 / 3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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