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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자본주의의 미래: 새로운 불안에 맞서다

    기사 작성일 2021-05-12 09:37:43 최종 수정일 2021-05-12 09:3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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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미제스와 하이에크를 알았다면

     

    "자본주의가 모든 사람을 위해서 잘 작동하려면, 생산성을 달성할 뿐만 아니라 의미를 부여하도록 자본주의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자본주의는 무찔러야 할 적이 아니라 관리해야할 대상이다."(36페이지)

     

    저자는 현대 자본주의가 우리를 번영으로 이끌었지만 윤리적으로 파산했다고 진단한다. 윤리적 파산은 사회 각 부분에서 격차와 균열을 야기했으며, 이러한 균열로 인해 자본주의가 비극의 길로 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비극을 피하기 위해서는 윤리적 자본주의를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가 말하는 윤리적 자본주의란 공동체 윤리를 회복하는 것이다. 인간은 존중과 소속을 갈망하는데, 그것은 6가지 윤리적 가치, 즉 배려, 자유, 의리, 존엄, 공정, 위계를 준수함으로써 얻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이러한 공동체 윤리가 가장 번성해 자본주의가 원활하게 작동했던 시기를 제2차 세계대전 후부터 1970년까지로 본다. 각국의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이 마르크스와 결별하고 시장을 받아들였던 것을 그 이유로 든다. 그러나 1970년대 말부터 좌파 이데올로기의 옹호자들과 우파 대중영합주의자들이 득세하면서 가부장적 정치 문화가 팽배해짐에 따라 공동체가 해체되었고, 그것이 자본주의 위기로 이어졌다고 한다. 

     

    공동체 윤리의 회복을 위해 저자는 '사회적 모성주의'를 제안한다. 사회적 모성주의는 도덕적 실용주의로서 국가는 경제와 사회 영역에서 능동적으로 행동하지만, 노골적으로 자신의 권한을 휘두르지 않는 온건한 역할을 하고, 시장은 데이비드 흄과 아담 스미스의 윤리와 철학의 전통인 호혜와 응분(공정한 상벌)에 따라 작동하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거기에서 저자인 콜리어는 이기적이고, 탐욕적이며, 게으른 경제적 인간(economic man) 대신 호혜적이고 협력적인 사회적 인간(social man)으로의 대체를 제시한다.

     

    그런 다음 저자는 네 가지 분야(국가, 기업, 가족, 세계)에서의 윤리 회복 방안을 제안한다. 윤리적 국가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치 지도자가 자기 나라를 최우선이라고 하는 '국민주의'가 아닌 상호이익을 위한 협력을 강조하는 '애국주의'를 사용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의 목적을 '주주가치의 극대화'가 아닌 '고객과 노동력에 대한 의무를 이해하는 것'으로 바꿀 것을 주장한다. 윤리적 가족을 복원하기 위해서 직계가족의 최고 어른인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윤리적 가족의 의무를 감시하며 존중의 힘을 되살리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윤리적인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G6(중국, 인도, 미국, 유럽연합, 러시아, 일본)를 구성해 기후변화, 전염병, 쇠퇴하고 있는 국가 등의 문제들을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자본주의가 분열된 사회를 만든다고 비난하고 서구의 주류 정당들이 도덕적 실용주의를 회복시킬 것을 주문한다. 그것이 우리 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는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고 자본주의 체제를 재생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콜리어가 아담 스미스처럼 자본주의의 윤리적 토대를 강조한 점은 옳다. 그러나 그가 제시한 해결 방안들이 실현 가능할지 의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그는 자본주의와 자본주의의 도덕적 토대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가 비판하는 것은 자본주의 그 자체라기보다는 현재 경제학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신고전학파의 이론과 그에 따른 정책이다. 저자가 비판하고 있는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경제적 인간은 신고전학파 경제학이 상정하는 인간이다. 자본주의는 저자가 상정한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경제적 인간에 의해서 움직이는 사회가 아니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꾸려나가는 사회다. 그러한 철학에 기초한 경제학이 오스트리안 경제학이다. 오스트리안 경제학은 저자가 기초로 삼고 있는 데이비드 흄과 아담 스미스의 윤리와 철학을 이어 받아 칼 멩거, 미제스, 하이에크 등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오스트리안 경제학에서는 인간을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것으로 상정하지 않는다. 오스트리안 경제학이 탐구하는 것은 주관적 가치 판단을 내리며 행동하는 개인들이다. 그 주관적 가치에는 저자가 이야기하는 6가지 윤리적 가치(배려, 자유, 의리, 존엄, 공정, 위계)들이 모두 포함된다. 폭력, 사기, 횡령 등 개인의 자유와 재산을 침해하는 행동을 막는 데 초점을 둔 '정의의 규칙'이 엄격하게 확립되어 있으며 저자가 말하는 윤리적 가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속에서 내적으로 형성되고 유지된다. 그리고 저자가 주장하는 윤리적 파산의 원인은 실제로는 대부분 반시장적인 정부개입에 있다. 정부개입은 지대추구를 낳고, 그것이 사회적 갈등을 야기한다. 그 같은 갈등이 윤리적 가치를 파괴한다. 만일 저자가 미제스와 하이에크의 문헌들을 연구 검토했다면, 그는 다른 주장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저자: 폴 콜리어(옥스퍼드대학교 교수)
    역자: 김홍식
    출판사: 까치글방
    출판일: 2020. 11.
    쪽수: 383
    서평자: 안재욱 경희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Ohio State University 경제학 박사)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루드비히 폰 미제스 저
이지순 역
자유기업원, 2020 
298 p.
    루드비히 폰 미제스 지음 / 이지순 옮김 / 자유기업원, 2020 / 298p

     

    김영용 지음
자유기업원, 2021
320 p.
    김영용 지음 / 자유기업원, 2021 / 3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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