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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국토위, 변창흠 후보자 인사청문회…구의역 사고 발언 집중 질타

    기사 작성일 2020-12-23 18:29:35 최종 수정일 2020-12-23 18:3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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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교통위,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
    '구의역 사고' 부적절 발언 집중포화…여당도 "잘못 사과하라"
    변창흠 후보자 "어려움 헤아리지 못하고 상처 드려 죄송" 거듭 사과
    역세권 반경 500m 확대 언급…"서울에도 개발할 땅 아주 많다"
    "부동산 투기 국민 피해 너무 치명적"…감독기구 설치 필요성 공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위원장 진선미)가 23일(수) 제383회 국회(임시회) 제2차 회의를 열고 실시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업체 직원(김군) 사망사고'와 관련해 변 후보자가 서울도시주택공사(SH) 사장 시절 부적절한 언급을 한 일이 집중 거론됐다. 해당 사고는 지난 2016년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 내 스크린도어를 홀로 수리한 19살 김군이 열차에 치여 사망한 사고다. 이를 계기로 열악한 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된 청년 노동자의 현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반향이 일었다. 당시 변 후보자가 "걔(구의역 김군)만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최근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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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구의역 사고 관련 발언을 사과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청문회는 변 후보자의 사과로 시작했다. 그는 "청문회를 준비하며 지난 삶과 인생 전반을 무겁고 진지하게 되돌아봤다. 그 성찰의 시간 속에서 국민들의 마음과 아픔을 사려깊게 헤어리지 못했다는 반성을 하고 있다"며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김군과 가족분들, 그리고 오늘 이 시간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고 계신 모든 분께 이 자리를 빌려 거듭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질의순서가 시작되자 구의역 발언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해명 요구가 이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국무위원으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품격도 갖추지 못했다", "영혼이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의심을 갖게 한다"는 비판을 쏟아내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당장 구의역에서 사망한 희생자 김군의 유가족에게 찾아가서 진심어린 사과부터하고 청문회에 오는 게 맞다"고 질책했다.

     

    여당 의원들 역시 쓴소리를 한마디씩 보탰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성경 구절을 인용, "우리 헌법이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는 인간 존엄"이라며 "구의역 김군 사망과 관련해 후보자가 한 말씀 내용은 경위 여하를 불문하고 지극히 잘못된 것"이라고 나무랐다. 같은 당의 김윤덕 의원도 "과거의 잘못을 충분히 사과하고 해명이 필요한 부분은 분명한 해명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다만 여당은 변 후보자의 장관 수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박영순 의원은 "논란이 된 발언 외에는 장관직을 수행할 수 없을 만큼 도덕적 문제가 될만한 문제가 전혀 없다"며 "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자 배제 '7대 원칙'(병역기피, 세금탈루, 불법재산증식, 위장전입, 연구부정, 음주운전, 성범죄)에 해당사항이 없다. 역대정부 많은 후보자 중에 7대 원칙에 하나도 저촉되지 않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고 옹호했다.

     

    변 후보자는 거듭된 사과와 함께 반성의 뜻을 밝히며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취임하게 된다면 무엇보다 안전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변 후보자는 "4년 전에 건설현장과 다른 노동현장의 구조를 잘 모른 채 발언해 피해자와 유족, 그와 비슷한 위험 노동에 종사하는 분들의 어려움을 헤아리지 못하고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면서 "국토부 장관이 된다면 과거 저의 발언을 반면교사로 삼아 다시는 억울한 생명의 희생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질의에서는 구의역 김군 어머니가 오열하는 음성이 청문회장에 울려퍼졌다. 심 의원은 "후보자의 정책과 능력을 인정하지만 절대 그게 먼저가 아니다"며 "생명과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박약하고 차별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절대 중요한 정책결정 자리를 내줘서는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변 후보자는 고개를 숙이고 한동안 침묵한 뒤 "여러 가지로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마음의 죄와 빚을 진 만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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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23일(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인사청문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정책질의에서는 서울 역세권 저밀지역 개발 방안이 주목을 끌었다. 변 후보자는 '서울 도심의 주택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묻는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많은 분들이 서울에 더이상 개발할 곳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역세권이나 저층주거지, 준공업지역 등 서울에는 개발할 수 있는 땅이 아주 많다"며 "이런 곳을 체계적으로 개발한다면 수많은 주택이 공급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변 후보자는 역세권 반경을 500m로 확대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현재 도시계획상 역세권은 지하철역 반경 350m로 한시 확대 적용돼 있는데, 이것을 재차 늘릴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서울에 지하철역만 307개가 되는데, 역세권 면적을 500m로 설정하면 서울 면적의 거의 반 정도가 된다"며 "역세권 밀도가 160%밖에 되지 않는다. 용적률을 300% 이상 올려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세권 용적률 상향에 따른 개발이익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며 "반드시 공공이 주도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민간이 개발하더라도 개발이익을 사회적으로 공유하고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변 후보자는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 의지를 묻는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상당히 필요하다"며 강한 공감을 나타냈다. 변 후보자는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이 특별하다. 아파트가 최고급 주택의 유형이고, 비슷한 평형이 수백에서 수천 세대가 있으니 거래가 용이하다"며 "부동산 거래에 종사하는 사람도 많다 보니 달리 말하면 투자의 수단으로 될 너무 좋은 여건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변 후보자는 "이런 나라에서는 부동산 가격이라는 것이 (거주자의)삶의 질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 투자적 속성에 따라 언제든 투기 대상이 될 수 있는데, 그에 따른 국민들의 피해는 너무 치명적"이라며 "정보를 명확히 파악하고 빅데이터를 통해 이상거래가 나타났을 때, 그 거래 하나로 다른 집의 값을 다 올리거나 내리는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체계적인 거래분석 기구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바르고 공정한 국회소식'
    국회뉴스ON 유충현 기자 babybug@assembl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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