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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휴먼네트워크 전문가 서평]열린 공간이 세상을 바꾼다: 포용 공간 혁명

    기사 작성일 2020-05-14 09:00:26 최종 수정일 2020-05-19 13: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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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는 변한다. 그것도 끊임없이 변한다. 앞으로 우리 도시는 어떻게 변해야 할까? 천의영 경기대 건축학과 교수의 저서 『열린 공간이 세상을 바꾼다』는 바로 이 질문과 씨름한 책이다. 책은 다음 질문으로 시작한다.

     

    "공간의 혁신은 이미 시작되었다…. 공간의 진화와 혁신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더 넓은 의미에서 현대 공간의 진화를 만들어내는 결정적인 힘과 계기는 무엇일까?"

     

    책은 네 개의 꼭지로 나뉜다. 첫째는 '공간의 경계가 무너졌다', 둘째는 '열린공간 혁명이 시작되다', 셋째는 '포용의 뮤지엄이 만들어지다', 넷째는 '열린 포용 공간이 해답이다'이다. 네 개의 꼭지를 통해 저자는 지난 수백 년간 진화한 우리의 사고와 사물, 그리고 이들에 의해 형성된 공간의 개방성과 포용성이 증대하면서 만들어지는 사물과 공간의 진화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가며 우리 도시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첫 번째 꼭지에서 저자는 현대 공간의 진화를 이끌어낸 결정적인 힘과 계기에 대해 추적한다. 저자는 19세기 산업혁명에 의한 기계 중심 시대, 20세기 개인화한 자동차와 컴퓨터 바탕의 정보 중심 시대, 21세기 스마트기기 기반의 디지털 시대로 구분한다. 특히, 21세기 4차 산업시대에 접어 들면서 물리적인 근접성 보다 접속과 연결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과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도시 재편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의문을 던진다.

     

    이 꼭지에서 흥미로운 점은 14세기 베네치아 공국의 코멘다 제도와 건축가 안드레아 팔라디오의 소개다. 코멘다 제도는 일종의 엄격한 신분 위계가 존재하는 중세 사회에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는 사다리였다. 해상 무역을 함에 있어 무역업자와 투자자 간의 손해는 분담하고 이익은 분배하는 일종의 인센티브 제도였다.

     

    베네치아의 사례를 통해 저자는 하나의 원칙을 천명하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건축 도시 공간의 성장은 '사물의 보편적 평등성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21세기에 사물과 공간이 진화할 수 있는 핵심 인자는 무엇일까? 저자는 '상업성'과 '디지털'이라고 답한다. 이를 통해 열린 공간 체계가 가속화됐고, 그 체계의 네 가지 속성으로 개방성·포용성·편리성·소통성을 든다.

     

    이중원 교수
    이중원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

    두 번째 꼭지에서는 공간의 진화를 시대별로 나누어 설명한다. 첫째는, 동인도회사가 해상 무역으로 가져온 홍차와 커피가 만든 커피하우스 문화다. 파리의 살롱과도 다르고, 기존의 맥줏집과도 다른 이곳에서 계몽주의의 싹이 움텄음을 보여준다. 무역혁신이 공간혁신으로, 공간혁신이 사회혁신으로 이동해 간 사례다. 둘째는, 제레미 리프킨의 『3차 산업혁명』, 『클라우스 슈밥』의 4차 산업혁명, 필립 코틀러의 『마켓 4.0』을 언급하며 이에 대응하여야 할 스마트 도시 전략은 무엇이고 혁신 마케팅 전략은 무엇인지를 묻는다. 셋째는, 증기기관의 발명에 따른 대중문화시설의 발전과 내연기관의 발명에 따른 교외 쇼핑몰의 발전을 소개한다. 특히 대중문화시설의 도래는 도시 공장으로 인구가 집중되는 시기로 공원과 더불어 스트레스 완화시설이 요구되는 시기였는데, 저자는 특히 카네기의 도서관 시스템과 록펠러의 뮤지엄 시스템의 혁신을 소개한다. 넷째는, 21세기의 정보혁명과 탈국가적 공간, 스마트혁명과 블록체인 그리고 범지구국을 언급한다. 디지털 플랫폼의 도래를 통해 나타난 크리에이티브 커먼즈라든지 e-커머스를 설명하고, FAA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구글)이 가져온 도시 공간 디지털화와 이들 본사 건물을 디자인한 스타 아키텍트들의 사무공간 혁신도 주목한다. 더 나아가 블록체인을 통해 완성될 초국적 도시는 무엇이 될까를 질문하기도 한다.
     

    세 번째 꼭지에서는 건축의 여러 시설 중에서 전시시설에 주목하여 최근 박물관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점을 훑는다. 저자가 책에서 지적했듯이 박물관은 자본 관점에서 보면, 새로운 문화상품과 투자, 세제혜택, 상속 등이 결합하여 탄생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백화점이 박물관과 결합한다던가, 탈산업시설이 변모하여 박물관이 됨을 사례를 통하여 보여준다.

     

    네 번째 꼭지에서 저자는 국내에 저자가 직접 총괄하고 디자인한 사례 2가지를 소개한다. 광주폴리III와 서울 성수동프로젝트이다. 전자가 지방 도시 도심 쇠퇴를 극복하기 위한 디자인 전략이라면, 후자는 서울의 쇠퇴하는 수제 제조업의 부활 전략이다. 대형마트 보다는 골목상권에 집중하자는 의미의 '가게 어바니즘', 대형 개발보다는 작지만 임팩트 있는 전략을 쓰자는 '스몰 어바니즘' 등도 이 꼭지에서 주장한다. 이는 크고 웅장한 것을 새로 짓자는 것이 아니라 지금껏 버려지고 무시했던 것들을 작고 세밀하게 집중하자는 주장이다. 차별화된 경쟁력은 작고 세밀한 것에서 비롯함을 상기시킨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 도시도 공간 혁명으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함을 주장한다. 새 시대는 새로운 사회적 요구가 있다. 이를 담는 것이 도시이고 건축이고 공간이다. 공간혁명을 수립하고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장보다 도시건축 전문가 집단인 마스터 플래너와 마스터 아키텍트에게 권한 부여가 중요하다. 책의 콘텐츠는 방대하고 종횡무진 거침이 없으며 읽고 나면 깊은 울림이 남는다. 책을 완독하면 새로운 질문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우리의 도시혁명 2040은 무엇이며, 우리의 공간혁명 2040은 무엇인가?
     

    저자: 천의영 
    서평자: 이중원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서평자 추천도서: 
    이상헌 저, 『한국 건축의 정체성: 서양 건축과의 차이를 통해 보다』, 미메시스, 2017
    배형민, 최문규 공저, 『의심이 힘이다: 배형민과 최문규의 건축 대화』, 집, 2019
    유현준 저, 『어디서 살 것인가: 우리가 살고 싶은 곳의 기준을 바꾸다』, 을유문화사, 2018
    문훈 저, 『기쁨의 건축』, 스윙밴드,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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