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입법조사처 '미국의 스쿨버스 안전 관련 입법동향' 보고서 발간
뉴저지주, 새로 제작되는 모든 스쿨버스에 3점식 좌석벨트 설치하도록 규정
스쿨버스 추월금지위반 처벌 강화, 스쿨버스 외부 단속카메라 설치 등 추진

스쿨버스 운전자 안전교육 실시뿐 아니라 별도 자격관리 도입 검토 필요

 

스쿨버스(통학버스)에 보다 안전성을 강화한 어린이 전용 좌석안전띠 설치를 의무화하고, 스쿨버스 추월·통과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책제언이 나왔다. 최근 미국에서 진행되는 스쿨버스 안전강화 조치를 참고해 우리도 적극적인 입법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입법조사처(처장 김하중)는 1일(수) 발간한 '외국입법 동향과 분석: 미국의 스쿨버스 안전 관련 입법동향' 보고서에서 "미국은 스쿨버스 승·하차 시 안전을 위해 스쿨버스 추월·통과행위에 대한 처벌강화, 스쿨버스에 단속 카메라 설치 허용, 일반 운전자 교육 강화 등의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은 학생들의 거주지가 넓은 지역에 분산돼 있는 경우가 많아 등·하교 수단으로 스쿨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활발하다. 연방정부는 스쿨버스 차량의 안전기준을 정하고 운영에 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주정부는 연방정부의 기준이나 지침을 참고해 주법령으로 스쿨버스의 이용 및 운행에 관한 사항을 규율하고 있다.

 

연방정부는 스쿨버스를 포함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차에 적용되는 '연방자동차안전기준(FMVSS·Federal Motor Vehicle Safety Standard)'을 제정·운용하고 있다. 연방자동차안전기준은 좀 더 엄격한 스쿨버스 안전기준을 규정해 일반차량보다 견고하게 제작하고, 사고충돌이나 화재 등의 경우 탑승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대형 스쿨버스는 사고충격 완화를 위해 이른바 '구획화(compartmentalization)'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좌석간 공간을 좁게 하고 좌석등받이를 높고 푹신한 충격흡수용 재료로 제작, 충돌 시 학생들의 몸이 앞뒤로 부딪혀도 좌석등받이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방식이다.

 

연방법전에서는 스쿨버스 운영에 관한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스쿨버스가 학생 승·하차를 위해 정차하는 경우, 주변차량의 통행방법을 주법률로 입법화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주는 학생 승·하차를 위해 스쿨버스가 스탑사인(정차사인)을 펴고 도로에 정차하는 경우, 주변 차량이 일정거리 밖에 정지하도록 하는 스쿨버스 보호의무(스쿨버스 추월 또는 통과 금지) 규정을 주법률에 두고 있다. 스쿨버스 인력운영에 관한 사항도 규정해 스쿨버스 운전자가 갖춰야 하는 최소한의 자격요건을 제시하고 있다. 해당 차량의 운전에 적합한 사업용 운전면허를 보유해야 하고, 약물이나 알코올 오·남용을 포함해 신체적, 정신적, 도덕적 요구사항을 충족하도록 했다. 연방 사업용자동차안전규칙에서 요구되는 운전자 신체적 기준도 충족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 같은 기준을 강화하는 입법적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연방의회에는 모든 스쿨버스에 좌석벨트를 설치하도록 하는 '안전법안'이 제출됐다. 현재 미국에서는 소형 스쿨버스만 3점식 좌석벨트를 설치해야 하고, 대형 스쿨버스는 의무 규정이 없다. 3점식 안전벨트는 배만 감싸주는 2점식 벨트와 달리 어깨를 가로질러 허리까지 잡아주는 방식이다. 충돌 또는 돌발적인 사고 시 몸이 이탈하지 않도록 잡아준다. 스쿨버스 운전자의 운전면허 정지나 취소 등이 발생하는 경우, 이를 고용주에게 즉시 통보하도록 하는 '미란다법안'도 제출돼있다.

 

 

주정부 차원에서도 여러 입법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8년 스쿨버스가 덤프트럭과 충돌해 40여명 이상이 사상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던 뉴저지주는 새로 제작되는 모든 스쿨버스에 3점식 좌석벨트를 설치하도록 했다. 스쿨버스 운전자격의 신규취득 및 갱신 시 신체적합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공인된 의료검사관이 작성한 건강검진서와 건강진단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특히 70세 이상 스쿨버스 운전자는 1년 마다, 75세 이상 운전자는 6개월마다 자격이 있는 의사에 의해 작성된 건강검진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인디애나주는 스쿨버스 추월·통과금지 위반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2018년 인디애나주에서는 3명의 초등학생이 스쿨버스를 타기 위해 길을 건너다가 스쿨버스 보호의무를 무시하고 주행하던 차량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스탑사인을 펴고 도로에 정차하고 있는 스쿨버스를 무모하게 통과한 차량 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B급 경범죄에서 A급 경범죄로 상향하고, 사람이 사상하는 경우에는 6등급 또는 5등급 중범죄로 처벌하도록 했다.

 

뉴욕주는 정차한 스쿨버스를 추월 또는 통과하는 차량을 단속할 수 있도록 스쿨버스 외부에 단속 카메라를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스쿨버스 운전자의 약물 및 음주 테스트를 무작위로 실시할 수 있다는 법률도 마련했다. 스쿨버스 운전자가 주류나 약물 등을 섭취한 것으로 보이는 경우, 6시간 또는 8시간 경과한 후가 아니면 고용주가 의무적으로 운전업무에 종사하지 못하게 하도록 규정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입법사례를 참고해 스쿨버스에 3점식 등 어린이 전용 좌석안전띠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어린이의 신체구조와 신장을 고려한 길이조절용 3점식 또는 4점식(허리와 가슴 두 곳을 결박하는 구조) 안전띠 설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내 통학버스의 경우 좌석안전띠 설치가 의무화돼 있지만 '어린이의 신체구조에 적합하게 조절될 수 있도록'한다는 내용만 담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통학버스에는 대부분 2점식 좌석안전띠가 설치돼 있다.

 

스쿨버스 추월·통과를 막기 위해서는 ▲일반운전자들에 대한 교육 강화 ▲정부차원의 홍보 및 법규준수 유도 ▲경찰의 단속강화 및 신고 활성화 등도 필요할 것으로 봤다. 일반 운전자들의 스쿨버스 특별보호의무(「도로교통법」 제51조)가 규정돼 있지만, 보호의무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데다 정차한 스쿨버스에 경음기를 울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스쿨버스 운전자에 대한 자격관리도 필요할 것으로 봤다. 국내의 경우 스쿨버스 운전자에 대해 2년 마다 안전교육을 실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지만, 이 외에는 별다른 자격관리를 하고 있지 않다. 김현정 정치행정조사실 행정안전팀 입법조사관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운송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만큼 일정한 수준의 적격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스쿨버스 운전자에 대해 일정기간 안전운전 경력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일반 운전면허의 적성검사보다 좀 더 정밀한 신체적·정신적 적성검사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르고 공정한 국회소식'

국회뉴스ON 이상미 기자 smsan@assembly.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