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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한·러관계 국회 간담회…"지금이 천연가스라인 등 경제협력 나설 적기"

    기사 작성일 2020-02-14 17:46:41 최종 수정일 2020-03-09 1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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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입조처 '2020년 러시아의 대외정책 전망과 한국의 대응방향' 전문가 간담회 열어
    러시아, 국내정치 어려워 외교 온건할 수밖에 없어…한·러수교 30주년 모멘텀 살려야
    러시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북한 통해 우리나라로 연결, 일본까지 확장하는 안 제시
    법 규제 간소화, 기업활동 세금인하 등을 러시아에 요청해야 한다는 주문 이어져

     

    국회입법조사처(처장 김하중)가 14일(금) 개최한 '2020년 러시아의 대외정책 전망과 한국의 대응방향' 전문가 간담회에서는 한·러수교 30주년을 맞아 올해가 러시아와 경제협력에 나설 적기라는 제언이 이어졌다. 중국으로 연결하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북한을 통해 우리나라로 연결하는 등 한·러 경제협력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면 우리가 동북아 패권전쟁의 키를 쥘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제기됐다.

     

    발제에 나선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는 "중·러는 지난 2014년 5월 천연가스 공급 협상을 타결하면서 4천억 달러 상당의 러시아 천연가스를 30년간 중국에 공급하기로 했다"면서 "이를 통해 중국은 유럽 대비 40조원의 절감 효과를 누리는 등 기회를 붙잡고 있지만 우리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14일(금) 개최한 ‘2020년 러시아의 대외정책 전망과 한국의 대응방향’ 전문가 간담회에서
    국회입법조사처가 14일(금) 개최한 '2020년 러시아의 대외정책 전망과 한국의 대응방향' 전문가 간담회에서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가 발제를 하고 있다.(사진=이상미 기자)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2일 양국을 잇는 가스라인 개통식을 개최했다. 러시아 극동지역인 시베리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중국에 공급하는 가스관을 심는 것으로, 가스관 총길이가 3천㎞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러시아와 천연가스 도입을 논의하던 지난 2012년 미국의 값싼 LNG(액화천연가스) 수입을 결정하면서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한·러 양국의 무역액은 2001년 대비 2018년 약 10배 정도 증가해 지난해에는 최고점에 달했다. 이 기간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해 한국의 대러시아 무역적자는 2001년 9억 9천만 달러에서 2018년 101억 8천만 달러로 악화됐다.

     

    (표=간담회 발제문)
    (표=간담회 발제문)

     

    김 교수는 "만약 러시아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중국과 일본 쪽으로 들어가면 한반도는 동북아의 가장 쓸모없는 땅이 될 수도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논의를 시작해 북한을 경유해서 한반도를 관통하게 할 경우 향후 한반도는 동북아시대의 거점항구를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한반도를 거쳐 일본까지 보낼 수 있게 되면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 한반도는 가장 안전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 교수는 당장은 미국의 러시아 경제 제재로 인해 본격적인 추진을 하기가 어렵더라도 우선 충분한 논의와 협상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국 등 서방은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후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가해왔다. 그는 "언젠가 미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고 중국을 포위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때 우리가 뭔가를 시작하면 아무것도 못한다"면서 "우리가 빨리 러시아와 협력할 준비를 하고 미국이 제재를 푸는 순간 서둘러 들어가 도장을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방안이 향후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주장도 제기했다. 앞으로 북핵문제가 해결돼 북한 경제가 발전하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공장을 돌리고 연탄 난방을 하게 돼 한반도가 1년 365일 미세먼지에 파묻힐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한반도는 인도 뭄바이를 넘어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 지역으로 떠오를 수 있다"면서 "미국 셰일가스 보다 (러시아 천연가스)가격이 조금 비쌀 수는 있지만 미세먼지와 통일비용을 감안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는
    김태유 서울대 산업공학과 명예교수가 제시하는 러시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연결안. 김 교수는 북한을 경유해서 한반도를 관통한 뒤 일본까지 연결하게 할 경우 한반도가 안전한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그림=김태유 교수 발제문)

     

    김성진 덕성여대 교수는 러시아가 국내정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당분간 대외정책에서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면서 지금이 러시아와 경제교류를 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러시아에서 2019년 상반기 동안 전국적으로 약 860여건의 시위가 발생했고, 그해 7월부터 모스크바 두마(하원)선거와 관련해 발생한 시위가 전국 주요 도시로 확산했다"면서 "국내 정책환경의 악화로 인해 러시아 외교정책은 향후 1~2년간 온건하게 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성원용 인천대학교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는 올해가 한·러수교 30주년인 만큼 러시아를 재평가하고, 교역을 위한 새로운 판을 짜는 데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성 교수는 "한·러수교 30주년이 되는 올해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중차대한 문제가 있다"면서 "올해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도 있고 9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 정상이 두 번에 걸쳐 만나게 되는 이 해에 획기적인 (경제협력)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러시아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인식문제가 가장 크다. 과거의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우리의 눈으로, 우리의 독자적 시각으로 러시아를 다시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를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성 교수는 "한·일간 마찰 솔루션(해결책)을 러시아가 충분히 줄 수 있다. 금융문제 등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풀어줘야 한다"면서 "과거 한·러 교역 패턴을 보면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 신산업 협력과 혁신기술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성은 국회입법조사처 외교안보팀 입법조사관은 구체적인 한·러 경제협력 방안으로 규제개선과 세금인하 등을 꼽았다. 우리 기업의 러시아 진출을 독려하기 위한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심 입법조사관은 "러시아 극동에 진출하는 기업들을 위해 행정절차와 법 규제 간소화 및 기업활동 관련 면세 혹은 세금인하 등을 정부 차원에서 러시아에 요청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러간 무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시작된 한·러 서비스·투자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해 우리나라의 대러시아 무역적자를 보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바르고 공정한 국회소식'

    국회뉴스ON 이상미 기자 smsan@assembl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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