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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뉴스를 보는 눈: 가짜뉴스를 선별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기사 작성일 2020-01-15 17:57:06 최종 수정일 2020-01-15 17: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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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뉴스 문맹에서 벗어나 골라보는 눈을 키워야

     

    "언론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며 어디까지 인가, 뉴스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비뚤어진 언론이 공적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 가짜뉴스가 확산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짜뉴스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 화두를 이해함으로써 <뉴스를 보는 눈>을 높일 수 있다. 더불어 올바른 언론과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시민이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갖추는 것은 민주사회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315페이지)

     

    딱딱한 저널리즘 개론을 '친절한' 뉴스 이야기로 풀어낸 책이다. 요즘처럼 저널리즘과 기자가 '너절리즘'과 '기레기'로 홀대될 때, 강단에서 어떤 이야기로 전공학생들에게 학습의 열망을 심어줄지 고민스럽다. 기자보다는 '1인 크리에이터'를 선호하는 학생들에게 저널리즘은 막막하고 추상적인 개념일 뿐이다.

     

    이 책은 일상적인 언어로 저널리즘과 뉴스의 사회적 기능, 역할과 효과에 대한 원론적 이야기를 비롯해 종이신문이 발행되자마자 계란판 재료로 넘어가는데도 언론사 수가 늘어나는 이유, 제도화된 지속가능한 구조인 언론이 새로운 권력으로 변질되지만 통제하기 힘든 이유, 확성기가 된 '따옴표 저널리즘', '이중잣대 보도', '아무말 대잔치 칼럼' 등 불합리한 언론 현상을 보여주고, 이를 통해 '뉴스를 보는 눈'을 뜨게 한다. 가짜뉴스의 발생 원인과 종류, 가짜뉴스에 현혹되는 이유 등을 제시함으로써 '뉴스를 선별하는 매서운 눈'을 갖도록 돕는다.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언론이 어떻게 세상의 모습을 구성하고, 어떻게 권력을 움직이는지에 대해 시민들의 호기심은 증가하고 있다. 황색저널리즘과 진영논리, 편파적인 보도 논평뿐만 아니라 1인 미디어 생산 정보의 확산 및 카더라식 보도 등은 뉴스의 신뢰성을 급격히 저하시켰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격렬한 진통은 그동안 굳어버린 언론 체질을 드러냄으로써 '뉴스를 보는 눈'을 키우려는 시민들의 욕구를 증가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무엇이 언론인가'라는 화두를 던진다. 그람시(Antonio Gramsci)의 '기동전'과 '진지전', '강제'와 '동의'의 조합처럼 칼과 펜은 권력을 위한 조합이다. 펜이 칼보다 강한 이유도 권력을 유지할 '동의 형성' 도구이기 때문이다. "총칼은 권력을 쟁취하는 직접적인 수단이지만 권력을 장악한 뒤에는 말과 글에 의존하게 됩니다. 즉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언론을 통제하고 활용해야 합니다."

     

    20세기 초 저널리스트인 월터 리프만(W. Lippman)은 미디어가 바깥 세계에 대한 우리 머릿속의 그림을 구성한다고 했다. 미디어의 다양한 힘 중에서도 우리의 생각을 조종하는 힘은 현대 사회의 다른 무엇보다도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왜 언론에 보도되면 문제점이 개선되고 약자의 권리를 되찾을 수 있다고 여길까요? (중략) 언론에 보도되어 많은 사람이 알게 될 때 여론이 모아져 문제를 해결할 힘이 생기지요. (중략) '많은 사람의 말은 쇠도 녹인다'(衆口鑠金)는 말은 여론의 힘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의미입니다."

     

    인류학적으로 호모 사피엔스는 개인으로는 약한 존재이지만 집단으로는 어떤 생명체보다 강력하다. 대중민주주의의 집단의 힘은 여론이다. 언론의 힘은 여론을 만들고 세상을 움직이는 것이다. 그러나 '여론 구성을 위한 뉴스거리를 어떻게 틀로 보여줄까'(틀짓기)와 '어떤 게 중요하다고 알려줄까'(의제설정)의 뉴스가치 결정 과정을 들여다보면, 언론은 전체가 아닌 부분만을 비춰 진실을 왜곡할 수 있고, 언론이 빛나게 한 의제만을 기억하게 해 우리의 생각을 잘못된 방향으로 조정할 수도 있는 것이다.

     

    뉴스거리를 구성하는 기자가 사회적 소명과 책임을 방기한다면, 뉴스가 사회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왜 언론에 특권이 주어졌는지를 망각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사회적 책임이 부재한 언론에 대해 시민은 감시의 눈을 떠야한다. 이런 눈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낸다.

     

    모바일 뉴스 유통 환경에서 이용자들은 중요한 뉴스보다는 알고리즘에 의해 공급된 취향 뉴스를 편식한다. 뉴스 출처에는 관심 없고 플랫폼만 기억한다. 추천 뉴스를 소비하면서 필터버블에 갇히고 메아리만 가득한 방 안에서 끼리끼리 의견을 나눈다. 더욱이 인공지능 딥페이크(Deepfake) 기술은 정교함을 더해가고 있다.  

     

    일방적인 정보 흐름만 가능했던 과거 언론보다 인터넷은 민주주의를 위해 잠재적으로 더 나은 매체다. 그러나 누구라도 언론을 소유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지만, 최소한 신문의 1면은 읽던 시대보다는 민주주의에 위기가 오는 것을 평균적인 시민이 알아차리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가짜뉴스는 처음부터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용자의 신념과 인지 체계에 부합하고 부분적인 사실과 오류를 뒤섞은 사기성 정보이기 때문에 정체를 식별하기 어렵습니다. (중략) 디지털 세상을 사는 새로운 시민성이라는 장기적 관점에서 모든 시민이 비판적 정보 이용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디지털 미디어 활용 교육이 필요함을 거듭 일깨웁니다.” 필자가 강조한 것처럼 민주주의 시민성을 불러내기 위해서 '뉴스를 골라 보는 매서운 눈'을 키우도록 미디어 리터러시가 필요하다.

     

    저자 : 구본권
    출판사 : 풀빛
    출판일 : 2019. 10.
    쪽수 : 327
    서평자 김미경
    청운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언론학 박사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알랭 드 보통 지음/최민우 옮김 / 문학동네, 2014 / 304p.
    알랭 드 보통 지음/최민우 옮김 / 문학동네, 2014 / 304p.

     

    엘리 프레이저 지음/이현숙, 이정태 옮김 / 알키, 2011 / 354p.
    엘리 프레이저 지음/이현숙, 이정태 옮김 / 알키, 2011 / 35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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