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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노동자 직무스트레스 개선 국회 세미나…"건강검진·상담·실태조사 의무화 등 제도마련 시급"

    기사 작성일 2019-11-08 17:40:47 최종 수정일 2019-11-08 17:4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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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년 의원 주최 'IT노동자 노동환경 실태 및 직무스트레스 개선방안 세미나' 열려
    주52시간제로 야근 줄었지만 업무는 그대로…IT노동자 절반은 하루 1시간도 못 쉬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59.6% '이직' 고민, 13.6% '자살과 같은 극단적 선택' 고려

    IT강국으로 남으려면 인재들이 떠나지 않을 근무환경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

     

    8일(금)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IT노동자 노동환경 실태 및 직무스트레스 개선방안 세미나'에서는 정보기술(IT)노동자에게 빈번하게 나타나는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과로사와 과로자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주문이 이어졌다. 주52시간 근무제와 직장 내 괴롭힘을 방지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되는 등 여러 변화가 있었지만 IT노동자 노동환경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8일(금)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IT노동자 노동환경 실태 및 직무스트레스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8일(금)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IT노동자 노동환경 실태 및 직무스트레스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이상미 기자)

     

    발제에 나선 갈원모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는 "IT업계의 경우 52시간제 시행 이후에도 불법적인 장시간 노동이 행해지고 있으며, 하도급 계약 과정에서의 변화가 없어 장시간 근로는 여전히 일상적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면서 "IT업종 근로자들은 성과 위주의 직장문화와 클라이언트(고객사)와의 갑을관계 등을 가장 스트레스 받는다고 꼽았다"고 지적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가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1360여명의 IT노동자를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IT노동자의 1일 평균 근무시간은 8~10시간인 경우가 70.16%로 가장 많았다. '10~12시간 근무한다'고 답한 비율은 15.32%였고, '8시간 근무한다'고 답한 비율은 10.19%에 그쳤다. 주당 야간 근무는 '5시간 미만으로 한다'는 응답이 52.93%였고 '5~10시간'은 28.52%, '10~15시간'은 11.51%, '15~20시간'은 3.89%로 집계됐다. '점심시간을 포함한 휴게시간이 1시간 미만'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절반(46.4%) 정도였다.
       
    '여러 업무를 동시에 수행한다'고 답한 비율은 61.8%였고 '시간에 쫓기며 일한다'고 답한 비율은 74.2%에 달했다. '피로감으로 인해 업무수행에 차질이 있다'고 답한 비율과 '퇴근 시 완전히 내가 소진됐다고 느낀다'고 응답한 사람도 각각 40.1%와 47.8%에 달했다. '내가 느끼는 피로감이 과거보다 높아졌다'고 답한 사람도 39.7%로 조사됐다.

     

    갈 교수는 "대체적으로 5시간 미만의 주당 야간 근무를 하는 사업장이 많았지만 5시간 이상의 야간 근무를 하는 사업장도 많아 추가 근무가 많은 근무환경을 짐작할 수 있다"면서 "(IT노동자)대부분은 중간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실제 스트레스로 인해 대부분이 만성피로나 우울증 등의 건강문제를 겪고 워라밸(일과 삶의 조화)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연주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 차장은 "비업무공간에서 5분 머물 때 노동시간에서 제외한다거나, PC 미사용이 15분을 넘으면 자리비움으로 표시된다는 등의 게임업계 노동환경을 보면 주52시간제 시행으로 근무시간은 줄었지만 사측의 업무효율 극대화에 따른 업무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다"면서 "근무시간은 줄었으나 데드라인(마감)은 달라지지 않았고 결국 업무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표=토론회 자료집)
    (표=토론회 자료집)

     

    이른바 '위디스크 사건' 이후 문제가 됐던 직장 내 괴롭힘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위디스크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은 부하 직원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바 있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거나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19.4%였고, 이 가운데 59.6%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나 이직을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13.6%는 '자살과 같은 극단적 선택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했고, '회사가 이 같은 사건에 대해 조치를 취한 경우'는 18.9%에 불과했다. 

     

    박 차장은 "2018년 언론에 보도된 위디스크의 일은 충격적인 일이었다"면서 "(IT업계에서)인신공격이나 모욕적인 표현이 오가기도 하지만 능력평가로 여겨 당연히 되는 경우가 있고, 그런 일이 두세 차례 있으면 자연스럽게 직장 내에서 능력 없는 개발자로 낙인찍혀 결국 이직이나 퇴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박 차장은 우리 사회가 IT노동자의 직무스트레스에 둔감해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해 실시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IT노동자의 직무스트레스 평균점수는 56.70점으로 이는 병원 여성근무자 56.2와 소방공무원 47.45점보다 높았다"면서 "과로사와 과로자살, 직장 내 괴롭힘 등 사회적 문제가 부각됐지만 전혀 달라진 바가 없다. 정부의 반성과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갈 교수도 "근무환경을 실질적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제도화가 확실히 필요하다"면서 "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강검진의 의무화와 그 결과에 대한 상담이 개별 근로자 모두에게 지속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3~4년 정도 일정한 주기로 국내 전반적인 산업안전보건 실태조사를 해 근로환경에 대한 전체적인 분석과 전문화된 안전보건대책 연구를 함으로써 개선 대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각 분야별 데이터를 축적한 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직종별 산업안전보건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태년 의원은 "대한민국은 IT강국이지만 우리나라 IT노동자,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일하는 환경은 IT강국이라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시대에도 IT강국으로 남기 위해서는 인재를 키우고 인재들이 떠나지 않을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르고 공정한 국회소식'

    국회뉴스ON 이상미 기자 smsan@assembl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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