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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휴먼네트워크 전문가 서평]마음을 훔치는 공간의 비밀: 왜 그곳에만 가면 돈을 쓸까?

    기사 작성일 2019-10-14 18:12:47 최종 수정일 2019-10-14 18: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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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훔치는 공간의 비밀.JPG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광지나 관광자원 개발을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지만 실패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이러한 실패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성공 사례를 발굴하고 공부하는데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이것이 효과적인 결과를 가져 왔는지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이다. 관광은 기본적으로 공간 소비를 통해 인간의 행복감을 어떻게 증진시키는가를 두고 경쟁하는 분야다. 그러므로 어떤 성공 사례가 있는지에 대한 이해보다 그 사례들이 '어떤 공간 구성 전략을 통해 관광객을 끌어 모으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가'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 그것이 성공의 길로 나아가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앞선 질문에 대한 체계적인 해답을 이 책이 제시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크리스티안 미쿤다는 '체험경제' 이론가인 동시에 개발자로서 쇼핑몰, 박물관, 도심설계, 호텔 개발 등에 대한 컨설팅을 하고 있는 전문가다. 그는 20세기 인지심리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Antonio Damisio)의 "나는 느낀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를 빌어 인간의 사고는 감정 없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정의한다. 즉 미학적 존재인 호모 에스테티쿠스는 미학적인 자극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더욱 강화시키는 존재다. 우리가 자연을 보고 기뻐하고 환희를 느끼고 행복해 하는 모든 감정과 행동은 인간이 사물을 이성적으로 사고한 결과가 아니라, 무의식적인 감정으로 사물과 교류하고 그 감정을 강화시킨 행동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이런 저자의 주장은 인간의 행복감이 일정한 감정의 촉진과 수용 그리고 이러한 촉진과 수용을 강화시키는 공간 구성 전략을 통해 증진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류광민 이사장
    류광민 관광연구협동조합 이사장

    크리스티안 미쿤다는 '마음을 훔치는 공간의 비밀'에서 인지심리학의 기본 개념을 활용해 소비 공간에서 느끼는 인간의 행복감이 어떻게 형성되고 촉진되는지를 7가지의 감정과 프로세스, 행복감 증진 전략으로 유형화 해 설명하고 있다. 행복감의 감정에는 7가지(영예로움, 환희, 파워, 탁월함, 열망, 황홀감, 여유)가 있는데 그 행복감은 4세기 가톨릭 수사 에바그리우스 폰투스가 중죄로 정의한 7가지 삿된 마음(오만, 탐식, 분노, 시기심, 탐욕, 음욕, 나태)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정의한다. 빛나는 메달의 앞면이 있으면 늘 어두운 뒷면이 있듯이 말이다. 이 7가지 삿된 마음은 저열한 마음가짐으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자신의 육체와 영혼마저 병들게 한다. 하지만 인간은 이 저열한 마음을 고상한 마음가짐으로 대체하는데 성공했다. 영예로움의 근원은 오만, 환희의 근원은 탐식, 파워의 근원은 분노, 탁월함의 근원은 시기심, 열망의 근원은 탐욕, 황홀감의 근원은 음욕, 여유의 근원은 나태다. 여기서 행복감의 감정 7가지 모든 마음이 어떻게 각각의 부정적 감정에 기인하고 있는지를 자세히 설명하기에는 지면이 부족하니 한 가지 쉬운 예를 들어보자. 우리가 무엇인가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고 쉬고 있는 상황은 나태와 여유의 감정으로 동시에 설명할 수 있다. 나태와 여유는 모두 주변으로부터의 자극을 줄이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그 감정은 서로 상반된다. 여유는 메달의 빛나는 앞면이고 나태는 어두운 뒷면인 것이다. 따라서 여유는 나태의 해로운 효능이 제거된 행복한 긍정적 감정이다.

     

    이런 행복감은 유발-감정이입-효능발휘라는 과정을 통해서 작용한다. 두바이 6성 호텔 부르즈 알 아랍의 중앙 홀 천장의 금으로 도금 된 높은 기둥은 감각적 즐거움과 동시에 충만감을 향한 동경을 유발시킨다. 관광객들은 이런 자극을 유발하는 사물에 감정을 이입시킨다. 바로 인간이 사물과 감정적으로 교류하는 순간이다. 이 교류는 무의식적으로 일어난다. 이 교류의 순간에 대상물이 어떠한 감정을 유발시키는가에 따라 행복감이 생길수도 있고 죄악감이 생길수도 있는 것이다. 오늘날 모든 도시와 여가 공간에서 죄악의 감정이 들게 하는 요소를 통제하고 행복감을 들게 하는 요소로 사물을 재구성해 소비자에게 손 보이는 전략을 통해 소비자가 기꺼이 돈을 쓰게 만들도록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의 행복한 감정만으로는 소비자가 기꺼이 지갑을 열게 하기는 어렵다. 저자는 행복감은 몇 가지가 한데 어우러질 때 그 효과가 매우 크게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마치 여러 가지 색의 술을 섞어 만든 칵테일이 매우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나타내듯이 말이다. 이를 ‘감정의 칵테일’이라고 부른다. 지금 모든 관광지와 도시는 이 감정의 칵테일 경연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7가지 행복감의 특성과 근원, 행복감이 발휘되는 '유발-감정이입-효능발휘'의 과정과 감정의 칵테일에 대한 설명이 끝나면 책은 감정 하나 하나별로 사례와 사진을 곁들여서 각각의 감정이 연출되는 공간의 사례와 심리작용, 공간 연출법과 전략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사례들은 우리가 흔히들 봤던 혹은 충분히 생각해 볼만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봤던 사례를 보는 순간 '아, 그래서 이런 곳에서 나도 즐거워하고 그런 행동을 하고 물건을 사게 되었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지금까지 어떤 지역이나 장소에 가면 사람들이 탄성과 함께 행복감을 느끼고 저절로 지갑을 열어 물건을 사게 되는지에 대한 메카니즘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이를 관광지개발이나 도시개발에 적용하려는 노력은 거의 없었다. 그러므로 관광지나 관광자원 개발의 성공은 우연히 획득한 행운의 선물이 된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례에서 실패를 경험하고 있다. 얼마나 많은 예산이 지금도 낭비되고 있는가. 관광자원 개발의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획단계와 실행단계에서 관광객에게 행복감을 어떻게 전달하고 어떤 방법으로 증진시킬 것인지에 대한 공간구성 전략에 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고 이 전략을 개발 구성과 실행에 반영해야 한다. 크리스티안 미쿤다의 「마음을 훔치는 공간의 비밀」은 관광지나 공원, 공공시설 등의 공간구성 전략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지침서 또는 평가 초안으로서의 잠재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 지침서 초안을 조금 더 발전시킨다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관광자원 개발이나 다양한 재생사업(관광요소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 크리스티안 미쿤다
    역자 : 김해생
    서평자 : 류광민 관광연구협동조합 이사장
    서평자 추천도서 : 
    가브리엘 타르드 저, 이상률 역. '모방의 법칙: 사회학적 연구', 문예출판사. 2012
    Gareth Shaw, Allan M. Williams 저, 김남조 외 역. '관광과 관광공간', 백산출판사, 2013
    류광민, 최영희, 김현정 공저. '지속가능한 관광과 ODA', 백산출판사. 2016
    쓰지 신이치 저. 허문경 역, '슬로라이프의 달인들', 한울,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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