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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바벨탑 공화국: 욕망이 들끓는 한국 사회의 민낯

    기사 작성일 2019-06-26 16:33:33 최종 수정일 2019-06-26 16: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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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4. 바벨탑 공화국.jpg

     

    [국회도서관 금주의 서평]바벨탑 공화국의 해부

     

    "문제는 경제, 사회, 문화, 대학, 미디어 등 전 분야에 걸쳐 모든 유형의 권력을 서울에 집중시켜야 할 이유가 뭐냐는 것이다. 초기의 서울 초집중화는 군사독재 정권의 군사주의적 광기였다고 치자. 군사독재 정권 타도를 외쳤던 민주화 세력까지 그 광기를 물려받아 더욱 증폭된 형태로 서울 초집중화를 해야 할 이유가 도대체 뭐냐는 것이다."(55페이지)

     

    한국사회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이루고 있다. 한쪽에서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인 나라이고, 한류 열풍으로 외국인들이 부러워하고, 한국 기업의 제품이 세계시장에서 인기가 있는 자랑스러운 나라라고 주장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한국은 절반 가까이가 집 없고 비정규직 차별이 심하고, 자식 낳고 키우기 힘들고 노인이 되면 살기 힘들어 노인 자살률 세계 1위인 '헬조선'이라고 비판한다. 

     

    「바벨탑 공화국」은 이러한 극단적인 형태로 '명과 암'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현대 한국사회를 신랄하게 해부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사회의 명암을 보면서 주로 어두운 면이 생겨난 원인을 진단한다. 그리고 "선진국과 비교하면서 자학하는 것에 반대하는 동시에 후진국과 비교하면서 자만하는 것에도 반대"하는 입장에서 한국사회를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은 서울을 하나의 극으로 하는 초집중화된 1극 체제 사회로서의 한국사회를 해부한다. 단순한 해부가 아니라 본질적인 문제를 덮어둔 채 불균형만 심화시키는 정책으로 점점 더 늪에 빠져드는 한국 현실에 대한 고발이자 비판이다. 구체적으로 군사정권 하에서도 민주정부 하에서도 균형발전은 사라지고 서울로의 초집중화가 강화되면서 중앙 집중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경제, 사회, 문화, 대학, 미디어 등 전분야에서 모든 유형의 권력"이 서울로 집중됐다. 서울이 아닌 지역은 대한민국이 아닌 곳이 될 정도로 집중화가 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진단한다.

     

    서울로 교육, 문화, 고용, 소비, 주거가 집중돼 고시원이나 원룸에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집값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이 우후죽순 지어진 고시원이나 원룸에서 살고 있다. 고시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도시형 쪽방이 고시원으로 불린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면서 정부는 서울근교에 신도시를 지어 미친 아파트 가격을 안정시키고자 한다. 그래서 신도시가 만들어지면 출퇴근 인구가 서울 근교로 집중되고 교통대란이 생겨난다. 정부가 교통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지하철을 건설하면서 교통이 편리해져 인구가 더 집중된다. 그러면 또 신도시를 짓고 이제는 광역교통망이라고 하는 GTX까지 새로 건설해 교통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도한다. 결국 강남으로 공공 인프라 건설이 집중되면서 강남에는 하늘을 가리는 고층 건물이 속속 들어서고 땅 속 깊은 곳으로는 지하철이 만들어져서 인구집중은 더 극으로 치닫게 된다. 당연히 아파트 가격과 토지 가격이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러한 악순환 속에서 균형발전을 포기하다시피 한 역대 정부의 정책으로 수도권 집주인들은 불로소득을 누리는 반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서울로 진입을 더 어렵게 만드는 거대한 장벽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열심히 살았는데 더 빈곤해지는 불가사의한 일을 지방 사람들이 경험하게 된다. 강남 집값이 오르면 서울 부자들의 자금뿐만 아니라 지방의 자금이 투기를 목적으로 강남으로 몰려들어 강남 집값이 폭등한다. 이러한 현상은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정부가 투기를 막기 위해 신도시를 건설하면 신도시 집값이 오르고 그것보다 더 가파르게 강남 집값이 올랐다.

     

    저자는 민주화 세력도 초집중 사회가 가속되고 있는 현실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서울의 불로소득 부자가 판치는 사회가 되도록 만든 근시안적인 정부 정책들이 서울 중심 초집중 사회를 오히려 공고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한다.

     

    저자의 대안은 기발한 정책이 아니라 정책 의지와 추진력 부족으로 방치된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다. 저자는 서울과 지방의 공생을 통해서 서울도 지속가능한 도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방이 황폐화돼 더 이상 지방에서 서울로 인구유입이 되지 않을 경우 저출산 시대에 서울도 공동화되고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은 유령도시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저자는 현실의 여러 정책들이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수도권 신도시 주택정책과 지방대에 불리한 대학 평가제도 등은 지방의 소멸을 촉진시키는 정책이라고 본다. 이들 정책들이 초집중화를 막기보다는 오히려 강화시키는 정책들이기 때문이다. 이들 정책들이 실시되면서, 대한민국이 파멸로 가고 있다고 본다.

     

    저자는 한국에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초집중 사회로 나아가는데 진보와 보수가 모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지방분권이 이뤄지지 못해 서울 중심의 승자독식 체제가 강화되면서 진보도 장기적인 정책 비전을 갖지 못했다고 봤다. 그리고 정부 부처가 당장의 부정적인 여론이나 저항을 피하기 위해 단기적인 정책들을 추진하면서 장기적인 관점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경고등이 켜진 1극 체제의 소멸위기는 모두가 인지해야 할 위기다. 지역균형발전만이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저자의 주장은 정치권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외침이다. 정치인들의 필독을 권한다.

     

    저자 : 강준만(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출판사 : 인물과사상사
    출판일 : 2019. 2.
    쪽수 : 283
    서평자 : 신광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위스컨신대학 사회학 박사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이정우 지음 / 개마고원, 2014 / 30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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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강래 지음 / 개마고원, 2018 / 2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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