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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4차 산업혁명 한일전, 그 결과는? ④인공지능과 로봇

    기사 작성일 2019-03-12 17:05:55 최종 수정일 2019-03-12 17: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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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 등 스포츠의 한일전은 언제나 뜨겁다. 4차 산업혁명의 한일전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4차 산업혁명 한일전에서 우리나라는 일본에게 한참 밀리고 있다. 2018년 세계경제포럼(WEF) 1) 4차 산업혁명 경쟁력 순위에서 일본은 혁신역량 6위(전년도 7위)인 반면, 우리나라는 8위(전년도 10위)를 기록하고 있다. 6위와 8위, 큰 차이가 아닌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구체적으로 분야별 기술수준, 정책 등을 비교해보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WEF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기존 3차 산업혁명과는 범위, 속도, 영향력 면에서 근본적인 변화이며, 과학기술의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 2)3)이라고 하였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은 이미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 패러다임 전환기에는 위기와 동시에 기회도 찾아온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한국의 분발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다음에서는 4차 산업혁명 한일전을 분야별로 나누어서 6회에 걸쳐 연재하고자 한다.

     

    ◆인공지능(AI)

     

    4차 산업혁명은 AI를 전기처럼 쓰는 사회로 정의될 수 있다. 이러한 개념 정의에서도 볼 수 있듯이 AI는 4차 산업혁명의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일본 정부는 2016년을 AI 연구개발 지원의 원년으로 삼았다. 일본 문부과학성, 경제산업성, 총무성은 2016년부터 공동으로 AI 연구개발을 지원해 향후 10년간 1000억 엔을 투자해 이화학연구소 등 5개 연구기관과 기업과의 공동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4) 2016년 4월, 범부처 기구인 '인공지능기술전략회의'를 출범시켰고 그 산하에 이화학연구소의 혁신지능통합연구센터(AIP)가 AI 기초 연구를, 일본산업기술종합연구소가 응용 연구를, 정보통신연구기구가 뇌 과학과 언어 처리 연구를 담당하는 체제를 구축하였다. AIP는 100명의 AI 전문 연구인력을 충원하였다. 또한 같은 해에 범정부차원 마스터플랜인 AI산업화 로드맵을 발표하였다. 

     

    AI정책에 있어 2018년 9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AI 종합전략'을 직접 챙기기로 하였다. 일본 정부는 인공지능(AI)을 산업계와 사회 각 분야에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위한 종합전략을 2019년 4월까지 마련하기로 했다. 일본 대학생들에게 AI 교육을 의무화하고, 농업과 의료·간병 분야의 정보기술(IT)화를 촉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AI정책이 성장전략의 일부분으로 다뤄지면서 '추진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점을 고려해 별도의 종합전략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즈미 히로토 총리보좌관이 통합이노베이션전략추진회의 실무를 맡는 등 아베 총리가 AI정책을 직접 챙기는 모양을 갖췄다. 앞으로 총리실 주도로 AI 전략을 정리해 각 부처의 예산안에 효율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조치로 설명되고 있다.5) 

     

    천우정 국회의정연수원 교수
    천우정 국회의정연수원 교수

    아베 총리는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최신기술과 관련한 국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기술혁신을 한층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6)

     

    일본 정부는 자율주행자동차나 로봇 등에 적용되는 AI 개발을 위해 2018년도 예산에 1006억 5000만엔(9752억원)을 반영하였다.7) 일본의 2005 ~ 2015년 AI 특허 건수는 4208건이었고, 2016년 기준 미국의 AI 기술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일본은 81.9였다.

     

    우리나라는 2016년, 과학기술전략회의에서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로 AI를 선정하였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범부처 추진을 위한 지능정보사회추진단을 결성하였다. 그러나 2016년 당시, 주요 선진국과 달리 범정부적인 마스터플랜은 없었다.8) 문재인 정부는 2018년 8월, 데이터 경제와 AI를 혁신성장 전략투자 분야로 선정하였고, 2019년 1월, '데이터·AI 경제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여9)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2018)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까지 주요 20개국 AI 학술연구 건수는 연평균 9.1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6387건으로 20개국 중 9위, 연평균 성장률(CAGR)은 1.28%로 19위다. 성장률 20위는 대만으로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해 플러스 성장을 한 국가로만 보면 우리나라가 꼴찌다.10)

     

    2017년 한국 정부의 AI 투자액은 1600억원(중국은 8조원)이었다가 2019년 인공지능 핵심 기술 개발 및 실증 등 데이터·AI 경제 구현을 위해 2018년 대비 58.9% 증액된 총 7200억원을 편성하였다.11) 그러나 이것도 일본 2018년 예산의 74%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2005~2015년 AI 특허 건수는 2638건(1위 미국 2만 4054건)12)이었고, 2016년 기준 미국의 AI 기술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한국은 일본 대비 8p 낮은 73.9 13)였다.

     

    ◆로봇

     

    로봇분야는 30년 후에도 가장 각광받을 분야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은 이 분야의 세계 최강이다. 일본 정부는 2015년 '로봇 신전략'을 통해 2020년까지 1000억엔(약 9600억원)을 관련 프로젝트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하였다14). 기존 로봇 기술 등의 산업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신성장 동력으로 만든다는 것이 일본 정부 및 기업의 미래 구상이다.15) 2016년 일본 업체의 로봇 생산량은 15만  3000대이고,16) 산업용 로봇 수출액은 16억 2600만달러로 세계 1위이다.17) 반면, 일본의 로봇 밀도(노동자 1만명 당 로봇 수)는 2016년 303대로 세계 4위(전년도 309대보다 감소)를 기록하고 있다.18)

     

    우리나라는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을 2018년 6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한일간 로봇기술을 비교하면, 2018년 기준, 한국을 100으로 봤을 때 일본의 로봇기술은 118 19)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2016년 산업용 로봇 수출액은 일본의 1/10 수준인 1억 7900만 달러였다.20)

     

    반면, 한국의 로봇 밀도(노동자 1만명당 로봇 수)는 7년째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6년의 경우 전년도 531대 대비 19% 증가된 631대였다.21) 이는 일본의 두 배에 해당된다. 이에 대해 김창경 한양대학교 대학원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는 "한국의 제조업 강국이라는 타이틀은 '조립, 제조 공정 기술'에 국한돼 있는데, 앞으로 이 분야까지 일본의 산업용 로봇이 장악할 경우 한국의 제조 경쟁력은 급속도로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22)

     

    [이하 각주]

     

    1) World Economic Forum.
    2) Klaus Schwab (2015).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what it means, how to respond, Foreign Affairs, 2015.12.12. 
    3) 철학사전(임석진 등 21인, 2009)에 따르면, ‘패러다임'이란 용어는 쿤(T.S. Kuhn, 1922~1996)의 『과학혁명의 구조』(1962)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패러다임은 (1) 기호의 일반화 (2) 모형 (3) 가치 (4) 형이상학적 원리 (5) 본보기 혹은 구체적인 문제 상황 등 여러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데, 요약하자면 '특정 과학자 사회의 구성원에 의해 공유되는 신념, 가치, 기술 등을 망라한 총체적 집합'이다. 패러다임은 과학자 집단에게 탐구해야 할 문제뿐만 아니라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까지 제공한다. 그러나 기존의 패러다임으로 당면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대안적 패러다임을 모색하게 된다. 이른바 '패러다임 전환'이다. 쿤에 따르면 낡은 패러다임은 과학혁명을 통해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체된다. 
    4) 이세경 코트라 일본 도쿄무역관 (2016). 알파고에 놀란 일본, 인공지능(AI) 기술의 현주소.
    5) 한국경제 2018.9.28., 아베 'AI 종합전략' 직접 챙긴다… 대학생 의무교육.
    6) 연합뉴스 2018.10.7., 日아베 "AI·로봇 기술경쟁서 이기기 위해 혁신 지원".
    7) 경향신문 2018.1.11., [다시 뛰는 일본 경제](3)로봇·AI 기술 혁신 박차…“기업 넘어 사회가 연결돼야”.
    8) 심혜정, 김건우 (2018). 우리 기업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9)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19.1.15., 데이터, AI 경제 활성화 계획.
    10) 이승환 (2018). 인공지능 연구역량 국제비교 및 시사점,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2018-003호, 2018.11.7. ; 이뉴스투데이 2018.11.9., 한, AI 연구역량 성장률 ‘꼴찌’…글로벌 AI 경쟁 도태 우려.
    11)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2) 특허청.
    13) 심혜정, 김건우 (2018). 우리 기업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14) 경향신문 2018.1.11., [다시 뛰는 일본 경제](3)로봇·AI 기술 혁신 박차…“기업 넘어 사회가 연결돼야”.
    15) 이세경 코트라 일본 도쿄무역관 (2016). 알파고에 놀란 일본, 인공지능(AI) 기술의 현주소.
    16) 국제로봇연맹(IFR) (2017). 2017 세계 로봇 통계.
    17) UN Comtrade database (2017).
    18) 국제로봇연맹(IFR) (2017). 2017 세계 로봇 통계.
    19) 박건원 등 (2018). 4차 산업혁명 관련 신산업 해외 경쟁력 설문조사 분석, KOTRA, 2018.3.13.
    20) UN Comtrade database (2017).
    21) 국제로봇연맹(IFR) (2017). 2017 세계 로봇 통계.
    22) 조선일보 2019.3.4., 산업용 로봇 사용률 1위인 한국, 로봇 만드는 기술은 '걸음마'.

     

    천우정 국회의정연수원 교수/행정학(과학기술정책)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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